-
모처럼 영광에 새로운 문학의 바람이 일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모두 회복하려면 갈 길이 멀지만, 태동의 조짐이 보인다는 자체가 기쁜 일이다. 칠산문학이라는 동아리 이름으로 30년을 가뿐히 넘긴 문인협회 영광지부가 작년부터 영광문학이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달고 출발했다. 그리고 올해는 서른여섯 번째 문인집을 발간했다. 지역의 문학 동아리로서는 경이로운 역사이다. 여기에 한국문인협회에서 주최한 문학동인지 콘테스트에서 무려 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 또한 달성했다. 영광문학 임원진의 노력이 새삼 느껴진다. 내년에는 5권의 각종 출판 계획이 세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11.20 09:38
-
나라 안팎이 심상치 않다. 격류에 휘말린 양 떼를 보는 듯하다. 신인과 구인이 뒤엉켜 국민의 심기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초선과 재선, 다선으로 표현하는 국회의원 나리들의 행보가 국민에게 희망 대신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다선으로 표현되는 의원님들의 행보는 보기에도 딱하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앉을 자리는커녕 설 자리도 없어지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인요한이라는 푸른 눈의 이중국적 절반 한국인을 내세워 혁신하겠다고 나섰다. 삐딱선을 타는 젊은 정치인을 쳐내고 노회한 정치인 아닌 의사를 혁신의 아이콘으로 내세운 셈이다. 여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11.13 09:39
-
이태원 참사가 1주년을 맞았다. 레거시 방송과 신문에서 다루고는 있지만 정작 알맹이를 찾기 힘든 낱말만 나열이 되고 있다. 그나마 바른 시각으로 초점을 잡은 뉴스도 있었지만, 지하실로 유령처럼 사라져 떠오르지 못했다. 언론이 약자를 위한 알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기득권의 권력을 견제하는 기능이라면 무엇인가 크게 잘못되었다. 불과 얼마 전의 보수 정권 때 벌어졌던 참사인 세월호 사태와 많이 닮아있다. 10년이란 세월이 무색하다.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세월호에서 다시 10년을 거슬러 올라가면 대구 지하철 참사와 맞닥뜨린다. 세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11.06 09:26
-
현대 사회를 명료하게 표현한다면 ‘전문 시대’이다. 점점 세분되어 가는 전공과 직업은 먹고 사는 방법을 헤아릴 수 없이 늘려 놓았다. 불과 얼마 전까지 한 과정으로 묶여있던 작업이 세부적으로 분열되고 있다. 사회의 또 다른 형태로의 변환이다. 이러한 변화는 행정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실과별로 수행하는 일의 머리를 찾아서 실과 이름을 정하고 공무를 행한다. 공무원은 대부분 행정이지만 전공을 한 사람도 많다. 보건과 건축, 토목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각 실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물론 전공대로 배치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소위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10.30 09:29
-
해마다 9월 말에서 10월 초순 무렵이면 법성면 소재 대덕산은 전국에서 모여드는 사진가들의 발길로 분주해진다. 갯벌을 막아 논을 만들어 놓은 한시랑이 풍경과 법성포구의 모습을 담으러 모여드는 것이다. 화순 세량지와 더불어 사진가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이다. 높지 않은 대덕산을 끝까지 오르면 정자가 있고 정자 앞 너럭바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한 컷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고 시원하게 펼쳐진다. 사계절 관계없이 좋은 풍광이지만 특히 나락이 익어가는 가을 풍경은 가장 보기에 좋다. 그래서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사진가들의 발길이 이어지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10.23 09:35
-
최근 제64회 한국민속예술제가 영광에서 열렸다. 취지는, 전통 민속예술의 보존과 발굴이다. 특징은 매년 열리는 민속행사이며 한국을 대표한다는 데에 있다. 다시 말해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민속예술의 종합 경연의 장이다. 이번 우리 지역에서 3일에 걸쳐 열린 대회는 전국 17개 시·도 및 이북 5도를 비롯한 22개 지역에서 청소년부 7팀, 일반부 18팀이 참가했다. 참가 인원은 1300명으로 추산된다. 군비 4억 등 16억이 투입된 행사였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민속예술이란 개념은 그야말로 흥겨움이다. 우리 전통 예술은 관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10.16 09:52
-
추석 명절을 앞두고 군청 대회의실에서 문화예술인과 군수와의 토크 시간을 가졌다.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 성격을 젖혀두고 참석을 했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활동하는 동아리 회장단과 함께 자리했다. 군민을 대표하는 행정의 수반과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일차적 의미도 있지만,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이 한 장소에 모여서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마련되었다는 게 중요했다. 영광에서 문화를 즐기고 예술을 지향하는 단체와 개인들이 이렇게 많다는 데에 솔직히 놀랐다. 40년을 영광에 살면서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웬만한 분들과 교류를 하고 있었다는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10.10 09:37
-
우리 사회에서 가장 기본으로 작용하던 게 예의였다. 인성의 바탕을 이루고 인간관계의 축을 이루고 있는 중요 요소이다. 예가 생활 속에서 급격히 사라지기 시작한 게 21세기 들어서면서인 것 같다. 중요 원인으로 급변한 사회 구조를 꼽기도 한다. 여기에 태어난 환경과 자라면서 받았던 교육 등의 영향은 인성의 구축 베이스를 통째로 바꿔놓았다. 21세기 이전을 그나마 유교적 밈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던 세대라면 이후의 세대는 갑자기 끈이 떨어진 연처럼 전혀 다른 구조와 생각과 판단으로 이루어진 세상으로 순간적 시간 이동을 해버린 형국이다.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9.25 11:55
-
요즘 우리 영광의 정치를 보면서 도덕이라는 개념을 다시 정리해 봤다. 현 군수가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군민은 없다. 지역인으로서 안타까운 일이지만 선출직에서 전혀 없는 일도 아니기에 재판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말 이내에 결과가 나오기 쉽다는 말도 나오지만, 문제는 결과가 아니다. 온전히 사법 판단에 따라야 하는 게 군민이고, 개인의 감정이나 이에 따르는 딴지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게 있다면 작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이다. 한 단계만 거치면 인연이 닿을 수밖에 없는 좁은 동네에서 염치와 체면을 버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9.18 09:41
-
평소에 역사를 좋아해 제법 많은 사서와 논문 등을 읽었다. 그리고 한국사의 허와 실을 보았다. 뒤틀려도 많이 뒤틀린 한국사에서 느낀 게 민족의 애환이다. 역사가 슬픔으로 다가왔다는 뜻이다. 고대사부터 틀어진 민족사를 바로잡을 기회는 많았지만 쉽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고대사의 왜곡이 현대사에서 다시 재현되고 있다. 학문의 영역은 학설의 대립이고 이를 증명해가는 과정에서 정설이 성립되어야 한다. 정치가 개입되면 정설은 왜곡이라는 굴레를 쓰고 거짓과 선동의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2023년의 대한민국 정치를 보면서 역사를 먹어치우는 정치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9.11 09:24
-
대통령이 만찬회 장소에서 새로운 이념 전쟁을 선포했다. 나이 지긋한 사람에겐 전쟁 이후 지긋지긋하게 이어지는 사상 대립이지만 신세대에겐 다른 느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공산과 민주의 개념 출발은 어디일까. 단독 가구의 생활에서 만들어지는 구성은 아니기에 농경사회와 출발점은 같았을 것이다.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저서 ‘총균쇠’에서도 인류 비극의 출발점을 농경사회 출발과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다. 인류의 단체 구성은 대부분 ‘공산(共産)’으로 출발한다. 공산이라는 말이 북한을 떠오르게 만든다면 자극적이지만 다른 말로 쓰면 공동생산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9.04 10:05
-
과거 우리 역사에서 사대주의는 내려놓을 수 없는 과제였다. 선택이었지만 선택이 될 수 없는, 국가적 사명으로 자리를 잡았던 아픔의 기억이다. 거대하고 극강했던 고조선과 고구려, 고려를 거치며 누렸던 황제의 나라라는 위용은 몽골의 원에 의해 깨지고 부마국으로 전락하면서 민족 자존감은 무참히 무너졌다. 세계사에 기록으로 남은 원의 국경 확장은 고려에서 막혔고, 고려는 무려 30년을 대몽 항쟁이라는 긴 악몽을 견디며 싸웠다. 대몽 항쟁의 주역 무신정권 삼별초는 진도를 거쳐 탐라에서 행적을 감췄지만, 무적 몽골에게 가장 긴 전쟁의 추억을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8.28 09:36
-
광복절 윤 대통령의 연설은 인상적이었다. 역대 대통령의 광복절 연설과는 많이 다른 내용 때문이었다. 일각에선 해방을 맞은 날 할 말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른바 일본과의 이웃을 강조하며 내놓은 ‘파트너 관계’이다. 일견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제는 조건의 회복이다. 아직 동반국으로 가는 길이 치워지지 않은 것이다. 강제징용 문제와 일본군 강제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자발적 화해와 동반은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 특히 대통령의 국가관은 길을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났다. 중심이 국가와 자국민에게 있지 않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8.21 09:34
-
요즘 대한민국에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글을 불과 얼마 전에 썼다. 그런데 이젠 안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혼돈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을 보정하고 디자인하는 프로그램에 포토샵이라는 게 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레이어 작업이다. 사진이나 이미지를 겹으로 쌓아 놓고 작업을 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따로 개별 작업을 하는 곳이다. 특징은 맨 위의 이미지만 보인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가 겹겹이 쌓여 있는 형국과 너무 비슷하다. 이슈가 이슈를 덮고 아래 사건 사고를 덮어가는 과정이 포토샵의 레이어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8.14 09:35
-
연일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 마치 하늘이 뚫린 듯하다. 우리 문제만은 아닌 모양이다. 노르웨이를 비롯해서 인도와 일본, 중국 등 천재지변의 뜨거운 맛을 보고 있다. 방송에서는 온난화로 빚어진 8천 9백억 톤에 달하는 대기의 강을 말하고 있다. 요즘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이 현상은 몇 년째 거듭해서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2020년에는 54일이라는 기록적인 장마 기간을 남기며 사망 46명과 12명의 실종, 1조 2,585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산 피해를 남겼고, 작년에는 사망 26명과 실종 5명을 기록했다. 특히 윤 대통령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7.24 09:40
-
요즘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는 말이 ‘자유’와 ‘카르텔’이라는 단어다. 윤 대통령은 어느 곳, 어느 행사를 불문하고 두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한편으론 본인의 정치적 철학으로 이해가 되지만 일반인의 생활 철학이든 정치인의 정치 철학이든 인정을 받기 위해선 언행의 일치가 우선이다. 특히 정치인의 언행 불일치는 신망을 잃는다. 정치하는 사람이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정치 생명을 절반쯤 잃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여기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심 철학의 단어를 연설의 추임새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민주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7.17 09:22
-
사람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정해지는 게 서열이다. 유치원의 아이들도 입원 후 한 두 달이면 서열이 정해진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포유류의 특성일 것이다. 단체 생활의 기본은 질서이고 질서는 서열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포유류 사회에는 지도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소수의 모둠은 부락으로 커지고 부락은 농경 사회의 기반이 되었다. 총균쇠라는 두껍고 재미없는 책은 농경 사회의 시작을 인간 비극의 출발로 보지만, 부락 개념의 사회를 시작으로 형성된 서열이라는 개념은 비극을 넘어 피를 부르는 다툼의 출발이 된다. 환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7.10 09:21
-
새 정부가 들어서고 일 년이 약간 지났다. 그리고 과거와는 전혀 다른 정치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게 내선일체의 연장선인 ‘일한 일체’이다. 지난 일요일 정부 서울 청사에서 국무조정실 차장이 “오염수 처리수의 해안 방류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라는 발언을 했다. 귀를 의심케 하지만 분명 우리 정부의 공식 발표다. 세계가 반대하는 오염수 해안 방류를 왜 우리나라만 나서서 적극 옹호를 하는 것일까.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방식을 제안하는 것은 신의 성실의 원칙상 맞지 않는 태도다.”라는 발언도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7.03 09:26
-
한국인의 정서에서 건드리면 안 되는 게 있다. 자녀들 문제다. 특히 입시와 병역은 정치인들에게 금역이다. 최근 있었던 조국 장관 일가족 참극이 대표적인 입시 문제이고, 과거 이회창 대선 후보는 아들 병역 문제로 유리하던 판이 뒤집혔다. 두 사건 모두 많은 의구심을 내포하고 있지만, 한국 부모의 정서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남을 것이다. 최근 윤 대통령은 대학 입시 문제를 화두로 던져 놓고 프랑스로 훌쩍 떠나버렸고 뒤집힌 교육계의 혼란은 남아있는 국민의 몫으로 남았다. 평론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 역시 이 발언이 하필 이 시기인지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6.26 10:40
-
최근 조금씩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영광의 문화예술 움직임이 나쁘지만은 않다.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후퇴하지는 않는 게 모든 분야의 모습이겠지만 문제는 과정이다. 공공미술관 한 군데 없는 고향에서 애향심을 에너지 삼아 분야를 지키는 문예인들이 나름 자랑스럽기도 하다. 옛말에 아는 것이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한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문화예술의 궁극 지향점은 즐김에 있을지도 모른다.삶에서 나침반이 되어 저마다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은 바로 문화라는 개념이고, 문화는 인문(人文)과 결을 같이한다. 직역하면
금요소고
영광신문
2023.06.19 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