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적인 지식만 해도 그렇다. 요즘의 TV를 보면 한의학이 코미디화 되어서 방영이 되고 있고, 체계적인 지식이 아닌 '무슨 병에는 무슨 약, 무슨 침, 무슨 음식'이라는 식의 말초적인 지식으로 전락이 되어 전달이 되고 있다는 것이 한의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다. 매스컴을 운영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상업적 의도에 이끌려 다니는 일부 한의사들의 반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일부에서는 지금도 한의학이 비과학적(非科學的)인 학문으로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그 동안 누누이 말씀드린것처럼 한의학이란 음양론(陰陽論)을 바탕이론으로 엄연히 체계를 갖춘 과학이다. 다만 눈에 보이는 현상에서 출발하는 서양의학에 비해서 눈에 보이지 않
는 현상까지도 아우르는 추상적이고 사변적(思辨的)인 한의학이 서양의학에 비해서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인정해야하고 그러한 '객관성의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한의학을 코미디프로로 전락을 시킨 매스
컴이나 거기에 역시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끌려 다니는 사람들의 행태에 다시 한 번 깊은 반성이 요구된다. 데이터(情報資料)가 모여서 '체계를 이룬 것'이 정보(情報)라고 한다. 아무런 체계도 없는 단편적인 데이터는 정보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정보가 없어서 문제가 아니
라 쓰레기 같은 정보가 넘쳐 나서 문제라는 말이 새삼 깊이 와 닿는다. 더불어 필자도 그 동안 본 '한방상식' 칼럼에서 '무슨 병에는 무슨 약'식의 쓰레기 같은 정보를 독자 여러분들에게 전달하지 않았나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된다.
장덕철(원광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