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예방 주민이 나서야



해마다 봄철이면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산불 때문에 일선 공무원들이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면 먼저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특히 영광군은 작년에 1건의 산불도 발생하지 않은 모범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 산불에 대처하는 자세는 타군에 비해 매우 우수하다. 산불방지 도내 인센티브 수시평가에서 우수군으로 선정된 사례가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아무리 우수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철통같은 감시초소를 운영한다 하더라도 입산자들의 사소한 실수로 인한 화마는 삽시간에 온산을 덮치고 만다.

영광군은 현재 9개소의 산불감시초소와 30여명의 공무원으로 구성된 '산불초동진화대'를 운영,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 최우선적으로 투입, 초동진화를 맡기고 있으나 일단 불이 나면 큰 실효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또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비상근무는 대다수의 공무원들이 휴일도 잊은채 야간 근무까지 예사로 이뤄지고 있어 반갑지 않은 산불은 일선 공무원들을 녹초로 만들고 있다.

더구나 행자부와 산림청에서 산불예방에 대한 수시점검을 하고 있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가 없는 형편이다. 애당초 한정된 인원으로 넓은 산림 전체를 감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데도 산불이 나면 문책이 뒤따른다는 압박감 때문에 심지어 군 홈페이지에는 '공무원이 슈퍼맨인가' 라는 하소연성 글도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시대에도 산불에 대한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선조는 33년 3월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군대 파견을 병조에 지시했으며 현종은 2년 4월 산불 발생 사실을 숨긴 관리들을 국문해 죄를 내리도록 명한 기록도 있다. 또 성종은 23년 3월에 열린 주강(晝講.임금과 신하들이 국가의 중대사를 토론하던 자리)에서 봄철에 생장하는 초목(草木)을 불태워 죽이는 것은 천심(天心)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산림에 불을 지르고 사냥을 하거나 화전(火田)을 일궈 경작하는 것을 금하는 법을 만들도록 지시, 산불로 인한 산림 훼손을 경계하기도 했다. 산림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소중한 자원이다.

이제는 산불방지에 모든 주민이 나서야 한다. 수 십년, 수 백년 공들여 가꾼 숲을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만드는 경우를 우리는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모든 주민이 산불방지를 위해 발벗고 나서 귀중한 산림을 보호하여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후세에 물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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