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대/영광읍 녹사리
초록 향기 그윽한
녹사리 오솔길,
겨우내 꽁꽁 언 몸으로
뿌리에 온 힘 쏟아
파란 싹 밀어 올린 쑥
향기를 내 품고,
잔뜩 멋을 부린
소나무
잎새마다 파랗게 덧칠한
가지를 쭉 펴고
비둘기 한 쌍 초대해
구구구 사랑 노래에 취해 있고,
다람쥐는
꼬리를 멋지게 새우고
날렵한 걸음으로 앞서 가고,
삽쌀개는
코를 씰룩이며
봄 향기 마시느라 정신없고,
모두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바뿐 마음으로 새순 돋우며
봄을 가꾸는
녹사리 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