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유일한 성냥간 '광주철물'



쇠를 불에 불리어 재생하거나 연장을 만드는 곳인 성냥간, 우리가 쉽게 아는 대장간이 영광에도 있다.



30년간 성냥간이란 이름으로 사업을 펼쳐오고 있는 광주철물 대표 김경일(64)씨.



'광주철물'이란 상호로 지난 75년부터 현재 영광서부농협 앞에 자리잡고 시작한 성냥간 업이 이제는 영광지역에 유일한 곳이 되어버렸다.



"처음 시작 때에는 영광과 법성 등 7-8군데에나 성냥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나밖에 없다"는 김씨.



호미를 만들고 낫을 만들고 괭이를 만드는 등 농삿일과 맨손으로 하는 수산업에 있어서 꼭 필요한 농어업 기구를 손수 만드는 김씨의 하루는 바쁘다.



새벽부터 6시30분이면 어김없이 문을 열고 풀무를 돌려 불을 일군다.

이어 쇠붙이를 석탄불 위에 놓고 빨갛게 달군 후 집어서 해머망치로 쿵딱 꿍딱 몇 차례. 벌써 호미가 만들어지고, 낫이 만들어진다. 하나의 기구를 만드는데 길게 잡아 10분이니….

전문인임에는 틀림없다.



장인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김씨의 작품(?)들은 전라남도 전지역과 전북 고창, 정읍 등의 지역에 도매상들을 통해 유통된다.



같은 업종의 많은 사람들이 중국산과 힘든 일 때문에 문을 하나둘 닫고 있어 거의 동업계가 전남지역에 없다고 한다.



"손님이 원하는 대로 쇠붙이를 만들어 준다"는 김씨. 비록 하나 만들어서 겨우 3,000원, 5,000원 정도이지만 김씨는 하나 하나 만들어낸 기구들에 사랑을 담고 있다.



"시작한 후 10여년 동안은 너무 잘돼서 새벽 4시부터 일하기 시작해서 밤 늦께 까지 해도 부족할 정도였는데…"하며 아쉬움을 회고하는 김씨, "이제는 3명이나 되는 자식들 다 키웠으니 성공한 셈이다"며 겨우 유지하는 수준을 이야기 하지만 여전히 농기구 제조공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으니 보이지 않는 자부심이 대단하리라 느껴진다.



"돈버는 재미 때문에 힘겨운 줄 몰랐지만 되돌아보니 20살 때부터 시작한 빨갛게 달궈진 쇠붙이를 지금까지 잡고 있다"면서 회고하는 그. 벌써 40여년이 지났으니 그저 돈을 벌기 위해 해왔다는 것은 겸손인 듯 하다. 그의 두드림과 손놀림, 그리고 표정은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장인, 기능인 하는 국가급 보존 인물들보다 더욱 멋있어 보이는 김씨.

서민과 함께 하는 성냥간만 40년간 이어온 그. 고작 3평정도의 작업공간이지만 그곳에서 영광을 알리고 장인 정신을 창조해 내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변함 없이 풀무를 작동하고 벌겋게 달군 쇠를 두드리는 그의 모습이 영광의 자랑꺼리가 되어보기를 바래본다.



영광의 유일한 성냥간. 광주철물. 그리고 그곳에서 쇠를 다스리는 대장 김경일씨.



"필요한 것 다 말하세요. 다 만들어 드릴 테니까요" 주먹 쥐며 외치는 듯한 김씨 아저씨의 말이 귀를 때린다. 당금질을 통해 더욱 단단해진 시들처럼….





광주철물 351-3503·010-3114-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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