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日鹽! 영광의 신동력 산업으로”(6)

 



◇ 소금 산업 붕괴에 적극대처한 결과


프랑스는 매년 300만 톤 정도의 소금을 생산하는 소금강국이다. 주로 지중해 쪽에서 산업적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지중해쪽 염전과 암염, 기계염 등이 주종을 이루며, 수작업 의한 천일염 생산은 대서양쪽 염전의 게랑드에서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의 서부 브르타뉴 지방에 위치한 게랑드 소금의 역사를 볼 때, 해염생산은 기원전 800년에서 50년 사이에 농축한 염수를 불로 증발시켜 소금을 채집하였다. 현재의 천일염 생산방식은 이미 9세기 이전에 존재하였다.


특히 이곳의 서해안 일대는 대서양의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곳이지만, 지층이 점토질로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개펄이 크게 발달한 덕분에 힘입어 예로부터 염전산업이 일찍 꽃피워진 지역이다. 지난 16세기에서 18세기만 하더라도 이곳의 채염지는 무려 3백50곳에 이르렀으며, 염전에 종사하는 사람의 숫자는 무려 7천여 명을 상회하였으며, 연간 3만5천 톤에서 4만 톤의 소금을 생산했을 정도로 유럽에서 으뜸가는 천일염의 주산지였다.


특히 18세기 들어 고기를 소금에 절이는 제품이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유럽 각지에서 수요 급증에 따라 프랑스에서 소금은 철과 함께 주요 전략산업으로 세입의 태반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급속한 공업화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전통적 생산방식을 고수해온 게랑드 염전은 급속히 침체되었다. 프랑스 동부와 남프랑스 지역의 염전들이 가파르게 공업화되면서 서부지역의 소금 생산량은 크게 위축됐고, 지난 1970년대 초에 이르러서는 염전 종사자 수가 불과 2백30명에 불과할 정도로 수직 추락하였다.


더욱이 프랑스의 ‘마라나계획’이 입안되어 연안을 따라 많은 레저 항구가 건설되면서 게랑드 지역 역시 휴양지 개발에 휩싸였으나 게랑드 염생산자들은 대위기를 크게 인식하고 휴양지 개발계획을 저지시킨 후 소금산업의 붕괴에 적극 대응하여왔다. 1972년 게랑드 염생산자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조합을 통해 소금가격의 상향조정 등 권익을 향상시키는데 줄기차게 총력을 기울이면서, 전통적 소금생산방식을 선진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1979년부터 소금장인 양성센터를 만들어 후계자 양성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 세계 유일무이 친환경 ‘대보고’


게랑드의 소금이 세계적 명품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한 프로정신의 발로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게랑드 지역의 소금생산이 무엇보다 안전성에서 대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이곳 염전지역이 생태 보호지역이어서 공업지역에서 충분히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주 도로(고속도로, 국도 등)로부터 500m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할뿐더러 농약이나 화학비료, 양계장, 양식장, 집중 생산시설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체 엄격하게 운용되고 있다.


생산 이후 세정은 허용하지 않고 화학처리를 하지 않는 목재도구만 사용하며, 태양이 아닌 열에 의한 직접건조는 엄금하며, 일체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치열한 노력에 대가로 게랑드는 프랑스농림수산청이 최우수 식품에 주어지는 빨강 라벨(Label Rouge)을 1991년에 획득하였다. 소금의 과학 성분검사, 박테리아 검사, 그리고 맛과 모양 및 색에 대해서는 1년에 4번, 기업의 일반검사(설비 위생검사)는 1년에 1번, 예고 없이 하는 검사 4번 등의 엄격한 검사과정을 필수 통과해야 한다.


게랑드는 고도의 친환경 소금생산에 주력할 뿐 아니라 유통에도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었다. 게랑드는 소금의 가치증진 및 명품화를 위해 지역단위 공동조직을 구성해 철저한 품질관리 및 공동브랜드 개발과 공동판매에도 박차를 가해왔다.


게랑드 소금생산자 협동조합을 살펴보면 야적장, 공동보관창고, 공동브랜드를 개발하여 사용하며, 소금판매 방식은 조합, 개별, 도매상 활용을 병행하여 판매하며, 회원 간의 과다경쟁을 막기 위해 조합차원에서 수급  조절하면서 소비자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


그러나 게랑드 성원들은 무엇보다 최상의 세계적 명품 소금생산에는 치열한 장인정신이 깃들여야 함을 절감한다. 이에 게랑드 염생산자 협동조합은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1979년 소금장인 양성센터를 설립하기 이른다. 경제학, 생물학, 지층학, 지리학, 농업경영학, 환경학, 생태학, 정보공학, 기상학 등을 포함하여 10개 과목의 이론과 실기해설을 8개월간 집중 조련하면서 최종시험에 합격하면 제4수준의 국가자격, 농업개발책임자 증명서를 부여하여 이들의 위상 제고에도 지대한 공을 들여왔다.




◇ 천혜조건과 장인정신 ‘환상의 콤비’


100g에 5400원. 이쯤 되면 금값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한 백화점에서 유통되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 가격이다. 프랑스의 식음료 백화점에는 소금 제품만 수십 가지가 진열돼 있다. ‘게랑드의 최상의 천일염 명품 ‘플뢰르 드 셀’(Fleur de sel)은 여기에서 최고급 유기농 소금으로 대접받는다.


게랑드 소금은 타 천일염에 비해 물에 쉽게 용해되고 체내에 흡수가 빨라 다이어트에도 괄목하다. 이러한 자연 해염은 천식이나 피부 알레르기 등에도 놀라운 효과를 신속하게 입증하고 있기에 대체 의료요법에서 호평받고 있다.


게랑드의 천일염 생산은 신이 내린 천혜의 자연조건에 연신 감사해야 한다. 게랑드의 천일염 생성은 태양의 광선이 강하지 않아서 조금씩 결정(結晶)이 진행되는 단점에도 양질의 소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상의 요건이다.


게랑드의 소금은 염화나트륨(NaCl) 외에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고 특히 마그네슘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것은 남프랑스와 달리 대서양의 온난한 기후로 풍부한 일조량과 건조한 날씨, 적당한 바람 등이 어우러져 천일염 생산에 천혜의 기후조건을 구비하고 있어서이다. 이러한 경이적 기후에다 혼이 깃들인 장인정신의 생산기법이 어우러져 게랑드 소금으로서의 고유한 색채와 특색을 갖게 하는 것이다.


게랑드 소금의 맛은 짠맛, 쓴맛, 단맛 등이 알맞게 섞여 있고, 간수가 강하지 않다. 특히 게랑드 지방의 염전에는 미세한 식물 플랑크톤인 ‘두날리엘라 살리나’(Dunaliella salina)라는 해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이 해조류는 살아 있는 동안뿐 아니라 죽을 때에도 미네랄을 배출한다. 은은한 제비꽃 향과 같은 독특한 풍미가 ‘두날리엘라 살리나’의 영향 때문이다.


바로 앞서 약술한 ‘플뢰르 드 셀’은  일명 '소금의 캐비아'라고 불리우고 있는데, 일반 가정에서 쓰는 식탁용 소금은 대개 염도가 90% 이상이지만, 이소금은 83% 정도이다. 작은 결정으로 매우 가벼운 ‘플뢰르 드 셀’은 하얗고 맛이 순해 유명 프랑스 요리 주방장 들이 앞 다투어 추천하고 있다. 미각을 섬세하게 돋우며, 부드러운 단 맛과 깊은 바다 향(바이올렛 향)을 품고 있는 이 회색 소금은 ‘소금 중의 소금'이라고 불리는데, 소금을 얻는 과정에서 흙도 같이 묻어 채취가 되기에 엷은 보라색이 감도는 밝은 회색빛이 특징이다.


주로 완성된 요리와 함께하는 최고의 테이블 소금으로 ‘루이 14세’가 즐겨했다 해서 황제의 소금이라고도 하며, 워낙 고가에 미식가들이 선호하는 소금이어서 ‘소금의 캐비어’라고도 불린다. 




◇ 고부가가치 ‘생태 테마파크’ 마케팅


게랑드 소금이 지구촌의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은 고품질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문화적으로 접근하는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게랑드는 전통적 소금생산 방식을 고수하는 한편   염전의 자율적 환경관리 못지않게 염전을 보호지구로 지정하여 친환경 생태 마케팅에 총력을 펼치면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운영 및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해외 유명 인사를 총동원한 홍보를 통해 '프랑스=천일염'을 각국에 인식시키고, 염전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매면 국내외 관광객이 이곳을 찾도록 온갖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염전에서 생산하는 소금의 종류를 세분화해서 상품화하는데 기민하다. 소금을 포함해 관련된 비누, 캐러멜,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한 것도 주효했다. 소금을 담는 다양한 포장재(자기, 목재, 종이팩, 유리, 수공예)를 개발하는 등 마케팅 전략 역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다.


게랑드 천일염의 만점 홍보 전략은 관광객이 찾아와 직접보고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다. 게랑드 마을 중심에 위치한 중세의 성(城)을 활용한 중세인형박물관 등을 활용해 ‘페스티벌 셀티크’(Festival Celtique, 8월 8일~12일까지 매년 게랑드에서 개최되는 중세축제)를 개최하여 소금홍보와 판매를 축제로 물들게 하고 있다. 또한 '염전박물관'이나 '소금의 집‘(La Maison des Sel)등 소금 홍보시설을 조성하여 관광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참조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www.seldeguerande.com, www.ot-guerande.fr, www.eco-natural.com/greysalt.


우리 또한 생명의 보고인 천혜의 염전을 꿈나무들에게 학습체험장과 일반국민들의 관광코스로 개발하여 한국의 염전과 천일염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모두에게 각인시키고 염전박물관을 곳곳에 지어 우리 후손에게 길이 물려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창선 ․ 소정 기자


※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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