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법성 진내지구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과정이야 어찌됐건 법성은 물론 영광군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개발 지역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 하지만 막상 그 드러난 모습에서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진내 1지구는 전선 지중화가 이루어져 깔끔한 모습을 볼 수 있으나 2지구는 전주와 가로등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새로 조성한 지역인가 눈을 의심할 정도다.

 


지상의 전봇대를 뽑고 땅 속으로 전선을 연결하는 것은 기존의 도시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대불 공단의 전주가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고 ‘전봇대’는 각 분야에서 사라져야 할 것들의 대명사처럼 됐다. 전주는 지상에서 사라져야 하는 것이 당연시된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도시로 태어날 진내 2지구는 전주가 빽빽이 들어서 있으니 그 모습이 가히 ‘흉물’이라 할 수 밖에 없다.


 


 이 ‘흉물’들이 들어선 사연은 어처구니가 없다 못해 한심하기까지 하다. 영광군이 지중화 공사비 견적을 한전 측에 요구해 받은 견적보다 많은 예산을 확보, 공사를 요청하자 당초 견적 12억7천여만원보다 무려 83%나 증액 23억여원의 공사비를 청구했다는 것이다. 한전의 이같은 한심한 작태 때문에 예산 범위 내에서 공사를 해야 하는 영광군은 1지구만 지중화하고 2지구는 전주 방식으로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공공 기관간에 이처럼 제 갈길만 고집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전기에 관한 전문 기관인 한전은 견적을 요구받을 때 저압 시설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영광군에 알리고 그에따른 공사비 견적을 냈어야 옳다. 영광군도 신개발 지역인만큼 예산을 추가 확보해서라도 지중화 했어야 한다. 아무렇게나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안이한 행정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두 기관 모두 일처리하는 행태가 엉성하기 짝이 없다. 멀리 보고 세심하게 업무를 처리하지 않고 마치 ‘귀찮은 일 빨리 해치워 버리자’는 듯 처리한 것이다. 두 기관의 이같은 업무 처리로 진내지구의 새로운 모습에 기대를 갖고 있는 군민의 실망을 자아냈다. 기존 도시도 지중화 하는 판에 이 무슨 시대착오적 행태인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영광군은 물론 한전의 방만하고 무책임한 행태를 보는 것 같다.


 


 진내 2지구의 ‘흉물’인 전봇대는 뽑아내야 한다. 전봇대를 뽑아 내고 지중화 할 경우 공사비의 50%를 한전이 부담하게 돼 있다. 영광군으로서는 한전이 요구한 6억1천여만원보다 1억4천여만원 싸게 지중화를 하는 셈이니 손해 볼 것이 없다. 어이없는 업무 처리로 한전만 3억여원의 손해를 보는 결과다. 하지만, 이는 어느 기관의 이익과 손해가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으로 손해다. 이는 결국 국민의 손해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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