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지구상에 둘도 없는 ‘이상한 나라’ 북한을 믿어서는 안된다. 허점을 보이지 않고 철저히 대비 해야 한다”


 전두환 정권은 북한이 수공을 가하기 위해 금강산 댐을 막고 있으며 서울이 물바다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 했다. 정권의 통제하에 있던 언론은 일제히 국민들이 겁을 내고도 남을 만큼 공포 분위를 조성하는 보도를 쏟아 냈다. 전 정권은 북한의 수공에 대비한 ‘평화의 댐’을 건설 계획을 내놓고 전국민 성금 모으기에 들어 갔다. 초등학생들까지 성금을 내느라 줄을 설 정도로 전 국민이 동원 됐다.


 


쿠데타로 집권한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북’을 이용한 술책 이었다. 민주화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평화의 댐’ 작전은 ‘대성공’ 이었다. 북한이 금강산 댐을 열어 흘려 보낼 물을 저장 하고도 남을 엄청난 규모의 평화의 댐은 곧 착공됐으나 북한의 수공 위협보다 정권 안정을 위한 ‘작전’ 시나리오 였음이 드러나고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엄청난 돈을 들여 쓸데 없는 대규모 댐을 건설한 셈이다.


 


‘평화의 댐’ 작전이 시작된지 23년이 흘렀다. 지난 일요일 새벽 북한측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 물을 방류하는 바람에 야영객 6명이 변을 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북측은 “물이 불어 방류 했다. 다음부터는 미리 알리겠다”는 간단한 통지문을 보내왔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일어나서는 안될 사건을 일으키고도 사과 한마디 없다. 황강댐의 수위가 갑자기 올라갈 까닭이 없는 상황이어서 북측의 ‘해명’을 믿을 수가 없다.


상황이 이러니 북측이 수공을 해온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거기에 우리측의 대비가 엉성하기 짝이 없었음이 드러나면서 대한민국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북측의 ‘만행’에 대한 분노, 그러면서도 “사과 한마디 없다”는 말밖에 어떤 보복도 할 수 없는 우리의 처지, ‘휴전중’에 휴전선 부근에서 발생한 상황에 많은 허점이 드러난 점 등은 국민들의 가슴을 부글부글 끓게 하기에 충분하다.


 


북측은 2001년과 2002년 예고 없이 물을 방류해 우리가 물난리를 겪었다. 문제를 제기하자 2005년3월 “사전에 알리겠다”고 하고서 그해 9월 또다시 연천· 파주 지역에 물난리를 일으켜 많은 재산 피해와 피서객이 대피하는 소동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전화 통지문으로 ‘유감’ 이라며 반드시 통보하겠다고 알려왔다. 그러고도 2007년 5월 또다시 어선 55척에 쳐놓은 복어잡이 그물 200여가 떠내려 가는 소동을 일으켰다.


 


이 정도면 북측이 뭐라든 임진강에서는 북측의 갑작스런 방류에 대비한 상시 감시가 절실하다. 그런데도 2002년 설치한 자동 경비 시스템은 공교롭게도 북의 방류 시점을 맞춰 작동에 이상이 생겼다. 수위가 올라간다는 보초병의 보고는 합참 까지 올라갔지만 보고로 끝나고 인근에서 작전중인 부대에 마저도 통보되지 않았다.


 


자동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됐거나 보초병의 보고에 제대로 대처만 했다면 6명의 인명을 앗아가는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 정부는 경보 시스템을 보완 하겠다고 한다.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재발 방지를 협의 하겠다고도 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겠다는 것이다. 정작 필요한 그 시간대에만 작동을 안해버리고 상황이 끝나자 다시 작동한 자동경비 시스템을 어떻게 보완하겠다는 것인가. 북측과 재발 방지 협약을 맺은들 지켜질 것인가. 국제기구를 통한 보상과 제재의 길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다시 김정운에게로 세습되는 지구상에 둘도 없는 ‘이상한 나라’ 북한 정권은 결코 믿어서는 안된다. 개성공단을 곧 폐쇄할 듯 하다가 되돌리고, 억류 했던 현대아산 직원과 연안호도 석방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때는 조문 사절을 파견하고 적십자 회담에서 이산 가족 추석 상봉도 합의 했다. 그러다 갑자기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내용의 서신을 UN 안보리에 보내고 갑작스런 방류로 참사를 빚었다. 허점을 보이지 않고 철저히 대비할 수 밖에 없다. 전두환 정권의 ‘장난’ 이었던 ‘평화의 댐’도 현실화 됐다.


 


우리는 북한 동포를 사랑한다. 통일을 바란다. 하지만 아직 ‘휴전중’임은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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