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는 암수가 따로 있는 자웅 이주이며, 5월에 꽃이 피고 10월에 암그루에 달린 열매가 황색으로 익는다. 은행은 은빛 나는 살구라는 뜻이다. 은행 열매가 살구와 비슷하고, 표면에 은빛 나는 흰 가루에 덮여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은행은 싹이 튼 지 20년 이상이 지나야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은행의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공손수’(公孫樹)라고 한다. 열매가 맺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심으면 손자가 그 열매를 먹게 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부채꼴 모양의 은행잎이 마치 오리발 같기도 하여 ‘압각수’(鴨脚樹) 라고도 한다.


 


 은행나무는 수명이 너무 길기에 은행은 장수를 돕는 식품으로 예우 받고 있다. 오래된 절간에서 수백 년 묵은 덩치가 큰 은행나무를 흔히들 접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는 용문사 은행나무로 천연기념물 제30호이다. 나무의 나이는 약 1100년으로 높이 41m에 둘레는 11m에 이른다.


 


 은행의 '플라보노이드'(flavonoid)는 살충과 살균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잎이 병들거나 해충의 침범을 받지 않지 않게 한다. 은행의 노란색 외피에는 ‘비오볼’(biobol)이라는 물질이 있어 피부에 닿으면 염증을 일으킨다. 또 미숙한 은행 종자는 ‘청산배당체’(靑酸配糖體)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이들 은행을 많이 먹으면 두통, 구토, 설사, 복통, 호흡곤란, 전신의 긴장성 경련을 일으킨다.


 


 은행은 굽거나 가열해서 익히면 독성이 줄고 독특한 풍미를 발산하기에 날 것으로는 먹지 않는다. 또한 은행에는 인체 신경조직의 구성 성분이 되는 ‘레시틴’(lecithin)과 비타민 D의 모체가 되는 ‘엘고스테롤’(ergosterol)이 함유되어 있다. 은행은 기관지 점액분비 기능 개선 효과가 괄목하다. 기관지 평활근 이완작용, 혈관확장 작용 역시 인상적이다.


 


 은행잎에서 추출되는 ‘징코플라본글리코사이드’(Ginkgo flavon glycosides)는 혈액순환 개선제로 쓰인다. 아울러 뇌혈관의 혈류량을 개선시켜 고혈압에 효과적이다. 또한 항균작용으로 결핵균,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디프테리아균, 탄저균, 대장균 등의 발육을 극력 저지한다.


 


 옛날에는 임질에 걸려 소변보기 어려울 때에 은행 열매를 먹으면 통증이 멎고 치료도 빠르다고 했다. 한방에서는 은행 열매를 기름에 조린 것을 결핵 치료약으로 처방했다. /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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