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안에서 재정립하고 새 출발할 때가 아닌가 ?

대추귀말자연학교장 / 푸른영광21추진협의회 이사 김상훈

 

지난 ‘09년 12월1일 영광에서는 푸른영광21추진협의회 주관으로 ‘지속가능한 영광군 발전을 위한 세미나’가 있었다. 이는 지난 2006년 지역에서 처음으로 이 화두를 내걸고 대추귀말자연학교에서 세미나를 통해 문제를 제기한지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 때 언급하고 논의했던 논점들은 이제는 상식이 되어 버렸기에 그동안 영광 안에서 지속가능발전에 대해서 어떤 인식의 변화가 있었는지 자문해 봐야할 필요가 절실한 때이기도 하였다. 국제적이나 국내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관심은 현재와 미래사회의 최대이슈가 되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내세우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역시 녹색혁명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근간으로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의 시작점으로 삼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환경적 측면에서 머무르지 않고 경제와 산업과 문화 등 모든 분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음에 대한 증거라 하겠다. 결국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인식의 재조정과 이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이 우리 지역에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제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런 면에서 영광군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생각들을 얼마나 시급하고 중점적인 과제로 생각하고 있는지 처음부터 다시한번 점검해 봐야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영광군을 돌아보면 이런 화두에 대해선 여전히 관심 밖인 것 같다. 산업화와 경제 활성화라는 미명아래 지속가능한 발전과는 전혀 상관없는 개발들이 얼마나 많이 자행되고 있는지 그 끝을 도무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진내리 법성항의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적인 해안선을 영원히 지도에서 지워버리려는 홍농 앞 바다의 매립공사, 그것도 모자라 생태계의 중요지표인 ‘대추귀고둥’의 발견으로 그 가치가 전국적으로 입증된 백수 대신리 수계와 그 앞바다의 항구개발 계획, 대마산업단지의 미래 지속가능한 발전과는 거리가 먼 무분별한 업체 수용, 농업 용수관의 무분별한 U자관 사용으로 야생 동물들의 씨를 말려버리는 농수로 포장공사, 모든 하천의 직강화와 호안의 시멘트 블록화 사업 등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사업들이 시도되고 있거나 이미 공사가 끝나버려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과연 이런 개발들만이 우리의 미래를 윤택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일까? 전 세계의 미래학자들은 다 같은 목소리로 인위적이고 환경파괴적인 개발은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 내 자생 환경단체인 대추귀말자연학교에서도 이런 가치관과 이론이 향후 미래의 중심과제라는 인식아래 3년 전 세미나와 지역 언론을 통해 그 이념과 가치를 제시했던 것이다. 또 다시 만시지탄의 안타까움은 있지만 푸른영광21추진협의회가 주관 주최한 2009년 세미나를 통해 우리의 생각을 환기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이런 미래적 가치를 얼마나 심도있게 접근해 왔는지 우리 스스로의 반성과 함께 민관이 함께 정말 머리를 맞대고 우리의 앞날을 고민하는 자리를 가졌으면 한다.  

 먼저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용어에 대한 뜻이 무엇인지 알아야 그 구체적인 적용이 가능할 것이기에 용어에 대한 설명과 정의를 간단히 하고자 한다. 이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란 용어는 1972년 ‘로마클럽’의 보고서인 「성장의 한계(The Limits of Growth)」에서 자연 환경의 개발에 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국제적으로 처음 사용되었다. 그 후 ‘세계환경개발위원회’가 UN에 제출한 Brundtland 보고서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은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으로 정의하였다. 이를 좀더 쉽게 정리한다면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환경과 삶에 대한 우리의 책임과 의무이며 동시에 미래 세대의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현 세대가 환경적으로 건전한 삶을 살아야 할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이러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의미한다 하겠다.

 이 개념을 지속가능발전기본법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는데 이를 간추려 본다.

 ◦ ‘지속가능성’은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미래 세대가 사용할 제ㆍ사회ㆍ환경 등의 자원을 낭비하거나 여건을 저하시키지 않고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상태라 정의하고

 ◦ ‘지속가능발전’은 지속가능성에 기초하여 경제의 성장, 사회의 안정과 통합, 환경보전 
이 균형을 이루는 발전이라고 정의했다.

 이를 근거로 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원칙은

  ◦ 인간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생(symbiosis)의 원칙

  ◦ 개발과 보전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조화(harmony)의 원칙

  ◦ 보전과 개발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어야 하는 번영(prosperity)의 원칙

  ◦ 현세대와 미래 세대간의 권리를 보장하는 형평(equity)의 원칙을 제시했다.

또한 이 개념은 논의를 계속하는 과정 중에 외연이 더욱더 넓어져서 이제는 환경 분야를

뛰어넘어 환경적ㆍ사회적ㆍ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의미로 확대되었다. 이에 근래에
들어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은 경제성장 중심의 발전전략 추진과정에서 환경훼손과 사회 갈등이 야기되었기 때문에 경제성장, 환경보전, 사회통합의 공통 분모를 찾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발전되었다. 결국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에는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신개념이 된 것이다. 이 개념 안에 포함된 자세한 의미를 정리한다.

 ◦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자연환경과 생명체계의 지속성을 의미하며 생태용량에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생태적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개발과 생물다양성의 보호, 환경용량의 제약, 천연자원의 보전 등의 제약을 중시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 사회적 지속가능성은 인간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질서와 도덕, 윤리, 복지, 제도 및 법 등의 역사문화와 풍속의 지속성을 의미하며, 사회적 지속가능성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재화와 서비스의 공급에 있어서의 사회적 정의, 기회균등, 사회적 불이익으로부터의 보호, 미래세대의 발전가능성, 계층간의 형평성 강조하는 이론이고,

 ◦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자연환경과 사회를 바탕으로 생산과 소비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발전 또는 성장의 지속성을 의미하며, 충분하고 다양한 고용기회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경제구조를 이루어 생활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것을 강조한다.

 ◦ 지속가능한 발전은 경제성장, 환경보전, 사회통합의 목표실현을 위한 정책을 통합적으로 추진하여 상호간의 조화와 균형을 유지함으로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쾌적한 환경 속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갈 수 있도록 체계를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영광군이 가지고 있는 비전의 방점은 어디이어야 할까? 만약 시대가 부르는 역사관에 대한 고민없이 지금껏 추진해온 일상만 따라 간다면 그 끝은 미래에 부끄러운 유산만 물려주게 될 뿐만 아니라, 시대를 역행한 과오 때문에 씻을 수 없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특히 영광의 미래를 책임져야할 정치리더와 행정리더들의 책임은 막중하다. 아무런 역사의식이나 가치관 정립없이 헛된 명예만을 쫒거나, 편협한 자기주장만을 일삼아 대의를 그르치는 리더들에게 영광을 맡기기엔 ‘영광’이란 땅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법이다. 이제까지 이런 역사적 흐름에 적극 나서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배우고 익혀서 군민들에게 책임과 도리를 다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우리 영광을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들의 각성을 다시 한번 촉구하면서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제시된 과제들에 대해 적극적인 마음으로 우리의 생각을 열 때라는 것을 강조한다.

  이번 제안 중 가장 먼저 시급하게 정리되어야 할 것이 푸른영광21 추진협의회의 확대 재개편이다. 본디 지방의제는 행정, 기업체, 사회단체, 농협, 학교 등의 대표자들이 모여 지역의 지속가능발전을 도모하는 법으로 정한 협의체다. 그런데 영광의제는 시스템의 빈약과 지자체 책임자의 무관심으로 그 기능을 상실해 화석화된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지방의 모든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의제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하겠다. 이제 시급을 요하는 변화의 시대를 통찰하고 그 변화에 우리의 자랑거리와 아름다운 것을 계승해서 미래에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구로 지방의제의 발전적 확대 개편은 시대적 요청임과 함께 영광의 필연적 선택임을 재차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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