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강(柏岡) 김성운(金成云) 선생

정월대보름이 지났다. 마을마다 대보름 행사준비에 여념이 없던 주말이었다. 올해엔 원하는 소원이 이루어져 행복한 가정을 이루면 좋겠고 나라경제도 풀려 근심 없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보름달처럼 이지러지지 않고 보름달처럼 두루뭉술한 한 해였음 좋겠다.

우수도 지나가고 경칩이 다가오니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리고 조그만 새싹 하나 힘차게 움트면 시냇물 소리 더욱 커지겠지.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백강 김성운 선생을 만나러 간다.

녹사리 고갯길 너머에 위치한 선생이 운영하고 있는 중앙산업은 유리제품을 비롯해 각종 섀시 문으로 가득 차 있다. 이층계단을 올라 사무실에 들어서니 각종 글씨며 사진이며 그림이 가득 걸려 있다. 한편에는 각종 상장과 트로피가 또 한편에는 고만고만한 수석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흡사 작은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그의 인생여정이 첫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미처 보지 못한 것이 또 하나 소파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예쁘고 귀엽게 생긴 엘토 색소폰이다.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사람이 하나의 취미도 갖기 어려운데 이렇게 여러 가지 취미를 소화시킬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선생은 특히 탁구를 좋아하고 서예를 즐긴다고 한다. 매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산을 탄다. 취미생활을 넘어 전문가가 다 되었다.

게다가 사회활동은 또 얼마나 많은지 선생이 맡고 있는 직책만도 에닐 곱은 될 것이다. “이런 활동이 사람으로서 가능합니까?” “사람은 태어날 때는 주먹을 쥐고 태어나고 죽을 때는 주먹을 펴고 죽는답니다.” “태어날 때는 꿈과 이상을 잡아보려고 쥐고 있고 죽을 때는 아무 것도 가져갈 수 없으니 손을 펴고 죽는 거지요” “제가 생각하는 인생은 살아 있을 때 열심히 일하고 아낌없이 베풀며 하고 싶은 거 다하고 후회 없이 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말문이 탁 막힌다. 얼마나 열심히 살면 저렇게 자신만만하게 말 할 수 있을까. “지금 목표하고 계신 것이 있습니까?” “이 나이에 목표는 무슨 목표가 있겠습니까만 한국의 명산을 모두 올라보고 싶습니다.” “지난해에 에베레스트를 다녀왔는데 그 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역시 산은 위대합니다. 운래운거산부쟁(雲來雲去山不爭)이란 옛 시도 있듯이 구름이 오거나 가거나 산은 서로 다투지 않습니다.” “온갖 풍상을 맞으면서도 항상 그 자리에 있지요.”

정말 멋진 말이다. 아니 선생은 멋을 부리지 않는 진정 멋을 아는 분이다. 진열장에 가득 쌓인 트로피를 보니 탁구대회에 입상한 흔적들이다. 선생은 영광군 탁구협회 회장을 역임했단다. “섹소폰도 불 줄 압니까?” 그는 잠시 수줍게 웃더니 대뜸 악기를 목에 걸치고 트로트 한 곡을 멋지게 불러 젖힌다. “지금 배우는 중이라 잘은 못 부릅니다. 내년에 오시면 제가 제대로 불러 드리지요”. 그에게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어릴 적 한없이 좋았던 옆집 아저씨처럼 부담이 가지 않아 좋다.

선생은 봉사단체에서 중책을 맡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신다. 국제라이온스협회 355-B2지구 제5지역(나주,함평,영광,장성 등) 부총재를 역임하기도 했다. 말이 쉬워봉사 활동이지 마음에만 담아두고 웬만해선 실천할 엄두도 못내는 게 현실인데 선생은 무슨생각으로 이렇게 많은 짐들을 스스로 지고 나갈까? 기자는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진다. “돈도 많이 들 텐데 어렵지는 않습니까?”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아닙니다.” “물론 제가 열심히 일 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섭니다. 그렇기에 그 피 같은 돈을 함부로 쓰지는 않습니다.” “지지리 궁상을 떨어도 그 돈을 가지고 갈 수는 없습니다. 살아 있을 때 나를 위해 재투자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돈은 정말 생산적인 것입니다.” “돈을 쓸때 생산적으로 써야지 소비적으로 써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선생의 한마디 한마디가 자수성가한 사업가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고개를 들어 벽면을 보니 서예작품들이 즐비하게 걸려있다. 아마 입문시절부터 현재까지 써 놓은 작품들인가 보다. 백강선생의 서예변천사를 보는 것 같다. 해서에서 행서로 이행하는 서체가 한눈에 쏙 들어 온다. 최근에 그는 한글서예의 맛을 느낀다고 한다. 그림도 잘 그려서 그림 위에 한글을 써 놓은 서화작품들은 앙증맞기 그지없다. 그는 “서예야 말로 사람 갈길 가르쳐 주는 참 스승인 것 같다”며 기자에게도 서예하기를 권한다. 선생은 입상도 많이 했다. 무등미술대전을 비롯해 모악서예대전, 남도문인화대전 등에 출품해 입상해서 그 실력도 인정받고 있다.

“저는 항상 모든 일에 긍정적으로 생각을 합니다. 더욱이 대안 없는 비판은 더더욱 경계합니다.” “긍정적 사고는 저에게 항상 도전하고 배우고 익히는 습관을 들이게 합니다.”

정말 좋은 사고방식이다. 해불양수(海不讓水)라 했던가! 바다는 맑은 물이든 더러운 물이든 거부하지 않고 다 받아들인다. 이렇게 넓은 가슴을 지닌 백강선생은 진정 상선약수(上善若水)의 도를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 /김혜경 시민기자

백강 김성운 경력

국제 라이온스 355-B2 지구 5지역 부총재(2007~8)

*영광 정주라이온스클럽 회장 역임(1999~2000)

*생할체육 영광군 등산 연합회회장(현)

*생활체육 영광탁구클럽회장(2005~2009)

*영광초등학교 총동문회(208-2009)

*영광군 서예협회 부회장(현)

*영광경찰서 보안협력위원회 고문 (현)

*영광군 발전 협의회 위원(현)

 

 <수상 경력>

*제 14회 정읍사 전국서예대전 입선 (2007)

*제 6회 대한 민국 모악 서예대전 입선(2007).

*제 12회 남도 서예 문인화 대전 입선(2007) .

*제 23회 무등 미술대전 입선(2007)*생활체육 영광 탁구대회 50대부 개인전 준우승

 *2004~2005 라이온스 무궁화 사자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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