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시대적 대세이나 어떻게 변화하느냐가 문제이다!!

김상훈/ 전 한농연 영광군연합회장
대추귀말자연학교 교장

 이번 6.2지방선거의 결과를 해석하는 주체에 따라 여러 차이가 있겠지만, 옛날 1930년대 젊은 청년대학생 지식인들이 펼쳤던 보르나르도 운동을 온고(溫故) 이(以)지신(知新) 삼고, 우루과이 라운드에 지쳐 방향을 잡지 못하는 농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보자는 의지로 14여 년 전에 귀향한 원조 귀농인 으로, 격동의 시대에 농민단체의 활동을 통해 지역의 농정상황에 대한 고민을 나눠왔던 농민운동가로, 지역 내 뜻있는 분들이나 청소년과 함께 영광의 환경 생태적 가치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왔던 환경운동가로 살아왔던 본인에게는 이번 지방선거는 참으로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그 해석을 지면을 통해 나눔으로써 현재와 과거를 돌아보고 새로운 시대를 설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첫째, 6.2지방 선거의 민심은 변화에 대한 영광군민의 의지표현이었다고 해석한다. 이는 무소속을 표방한 후보들이 대거 군의원에 입성한 것으로 대변될 수 있겠다. 이는 새로운 인물에 대한 호응이었고, 지금까지 특정 지역정당의 공천만 있으면 미우나 고우나 호남지역의 한을 풀기위해 당 공천자에게 투표해 왔던 관습이 깨진 단초를 제공했다고 보는 것이다.

 두 번째,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민들의 의지는 변화를 이루되 지속성을 담보한 변화를 원했다는 점이다. 중량감 있는 다선의원으로부터 초선의원들까지 그 배합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그 증거라 하겠다. 자랑스러운 일인가에 대한 평가는 뒤로 미루기로 하고 일단 전국 유일의 6선의원 부터 4명(비례대표 포함)의 초선의원 배합은 안정 속에 세대교체를 이루라는 의사표현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변화에 더 방점을 두었다는 것은 이번 선량들의 대다수가 지역 경제인들이라는 점을 볼 때 군민들의 관심은 여전히 ‘경제’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로 해석할 수 있는 점은 영광군민들은 더 이상 지역을 어지럽히는 이기주의적이며 지역 분열적 행태는 영광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자는 의지 표현을 선거를 통해 드러냈다고 판단한다. 지역선거가 정책과 인물에 대한 평가와 함께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헐뜯고 온갖 모략과 비방만 난무해 군민들을 이간질시켜왔던 지난날의 선거에 대해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이런 군민의 의지를 전남 최다득표율이란 선물로 정기호 군수 당선자에게 안겨주는 각본 없는 연극을 이루어 냈다.

 이제 선거는 끝이 났다. 이제 군민들의 의지에 반응할 때이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 것인가? 지금까지 분석해봤던 군민들의 의지를 잘 해석하면 반응에 대한 방법도 함께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반응해야할 몇 가지 것들을 큰 얼개그림을 통해 제시해보면서 당선자들에게 축하의 말씀과 당부의 말씀을 함께 드려야 할 것 같다.

 가장 시급하게 느끼는 지역민들의 관심사는 ‘경제 문제’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들에게 각인되어왔던 경제=개발논리라는 등식이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시대적 흐름을 함께 읽어야할 때이다. 4대강사업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개발논리만 앞세운 집권여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참패를 했다. 콘크리트를 통해 이루려는 개발논리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이제 온 국민이 다 알게 된 것이다. 인간위주의 자본과 힘의 논리로 이룩하려는 유토피아는 더 이상 없다. 그럼 그 대안은 무엇인가?

 이제 그 대안을 찾기 위한 군 정치지도자들의 반응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를 위해 많은 시간적 투자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미래를 대비할 시대적 바른 가치와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 시군과 경쟁을 통해 일등을 하자는 캐치프레이즈는 머지않아 식상한 구호가 될 것이 뻔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일등은 “나”와의 싸움에서 이겨낼 힘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잊지 말자. 나만이 가진 장점을 찾아내서 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우리가 가장 관심 갖고 있는 미래의 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다시 한 번 주지하고자 한다.

 변화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고질적인 빈부격차를 어떻게 해소시키느냐에 그 마지막 목표가 있다할 것이다. ‘거지는 나라님도 못 없앤다! 라는 속담이 있는 만큼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 어떤 경제적 가치를 지향하던 빈부의 격차는 존재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자신이 부하게 되는지 가난하게 되는지 그 과정에 대해 수긍할 수 있으며 자신의 선택에 대해 불만이 없다면 이는 문제가 안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의 노력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이 증대되어 도저히 사회구조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게 될 때 사회에 대한 불평이 생기게 되며 분노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는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중앙정부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치부해 온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젠 지방정부에서 일정정도 이런 부분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런 시도들이 시작되고 있다.

 영광에서는 어떠해야하는가? 부유한 자들은 자신들이 내는 세금이 사회적 평등을 이루는데 잘 쓰일 때 세금낸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 반면, 세금을 통해 지원을 받는 상대적 약자들에게는 이런 도움이 ‘고기를 낚는 대안’으로 세금이 사용될 수 있도록 지원될 때 도덕적 해이현상을 줄일 수 있으면서, 지속성을 담보하는 인적 투자가 되는 것이다. 단순히 공적자금을 인력고용의 수치를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희망근로사업이라든지 농어촌 근로사업등은 심각히 제고되어야할 정책적 실수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군민들이여~ 이제 변화의 주체가 되자!!

 이번 선거가 지방자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여러 징조들이 시작된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나, 아직도 깊이 들여다보면 문제점들이 상존해 있음을 또한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새 시대에 걸맞은 변화를 주도할 깨어있으며 행동하는 양심들이 필요한 때이다. 과연 그러한 대열에 나도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자기반성과 함께 만약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이번으로 그 치욕스러운 욕심과 더러운 행태는 끝을 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 것으로 생각하기에 이 정도로 언급하려한다.

 마지막으로 초선의원들에게 부탁하고자 한다. 처음이라는 것은 일단 신선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깨끗함을 상징하리라! 그렇다면 이런 신선함을 충분히 보여 줄 수 있는 첫 번째 행동을 주문한다. 군의 정치 지도자들이 모범을 보여 자신이 제시한 정책들에 대해 충분히 검증하고 평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는 지방의회나 지방행정 수반이 수립하고 시행하는 정책에 대한 메니페스토 검증절차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어야만 군민에게 자신이 제시한 정책이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객관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를 초선의원들이 해결해 주길 간곡히 강청하며 행여 이 글을 읽지 못한 의원들이 계시다면 주위에서 이 글을 읽으신 독자들께서 함께 독려해 주시길 바란다. 이제 변화의 주체는 분명 군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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