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사)한농연 영광군연합회 직전회장

영광농민들은 아직도 배고프다!!

 민선5기를 바라보는 영광농민들의 기대는 자못 설레임이 지나쳐 맹목적인 것 같다. 지난 민선4기 도중에 전직군수의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실망에 빠져있던 영광농민들에게 정군수 님은 희망을 주는 샘물과도 같았다. 보궐선거에 당선되자마자 영광 농업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 ‘보리산업특구’를 지정받아 군민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굴비산업’에 대한 ‘지리적표시제’나 ‘산업특구’ 지정, ‘영광군유통회사’ 설립 등의 정책들이 착착 진행되어 그 시작의 결실을 맺었다. 영광의 농어민들에게 ‘아! 이렇게 하면 영광에 사는 것이 자랑스럽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시의적절하고 멋진 정책들이었음에 틀림이 없어보였다. 이는 군수의 리더쉽이 뛰어난 결과이겠지만 이와 못지않게 영광군의 농업에 대한 꾸준한 고민과 이에 대한 준비를 해온 실무과장의 뒷받침이 없었으면 할 수 없었다고 본다.

 이 때문일까? 영광의 각계각층은 정군수님께 전국 최다득표율을 통한 재선에 힘을 모아드렸고 군수님께 큰 명예를 선물로 영광군민들은 화답했다. 이런 과정 중에서 이제 영광군의 농민들은 영광의 미래가 또 한번 도약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으며 그 기대에 대한 답이 언제 나오려나 학수고대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런데 다음단계의 도약을 기다리고 있는 농민들과 군민들에게 자꾸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첫 단추는 잘 꿴 것 같은데 그 다음 단추들이 자꾸 잘못 되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 이유가 무엇일까?

비전의 알맹이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그 답은 영광농업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비전부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전국의 250개 지자체장들은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자신을 뽑아 당선시킨 그 지역에 어떻게라도 희망과 행복을 가져다 주기위해서 일 것이다. 그런데 그 행복과 희망을 무엇을 가지고 이룰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다들 방법들은 다른 것 같은데 그 끝은 대동소이하다고 본다.

 바로 ‘돈’으로 상징되는 자본의 창출에 모든 지자체들의 행복비전이 고정되어 있다. 이 안에는 약육강식의 경제논리가 도사리고 있고, 돈이면 그 어떤 것도 다 해결할 수 있다는 물질만능의 ‘맘몬신’이 자리를 잡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지자체장들이나 국민들이 쫓아가는 그 물질에 대한 꼭지점이 정말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일까? 대답은 분명 ‘NO'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럼 돈 벌어서 떵떵거리게 쓰고 사는 것 말고 우리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것이 뭐냐?‘라고 되물을 수도 있겠다.

 이런 분들에게 묻고 싶다. 그 욕심의 끝에 자리잡은 죄악된 본성을 보느냐고 말이다. 그렇다! 물질을 무한히 좇고자하는 마음의 뿌리에는 철저한 개인주의적 이기심과 약탈자의 죄성이 잠재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물질을 쫒은 불나방과 같은 인간들의 대표적인 상징물이 <도시>라고 인정한다면 작크엘룰이 <도시의 의미>란 책에서 도시의 두 가지 속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을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상업과 전쟁이 그 두 속성이다. 상업이 발달하면 사람들이 경제활동의 편의성을 추구하기위해 모여드는 곳이 생기게 되고 그 중심이 도시가 된다. 그 와중에 자본을 집적한 ‘부자’가 생겨나게 되고 다른 도시는 그 부를 뺏기 위해 그 도시를 공격하고 전쟁을 일으켜왔던 인류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이런 도시의 또 다른 그림자로 ‘사치와 정욕’을 지적했는데 이는 도시로 모여든 인간들에게 보편화된 일상은 정욕을 자극하고 죄를 짓게 하며, 돈과 사치의 힘에 휘둘려 결국 그것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음을 일갈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렇게 열심히 쫒는 물질과 대형화와 허영과 사치의 끝이다!

 그렇다면 우리 영광은 어떤 행복을 추구해야하는 것인가?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이지만 본인은 경전인 성경에서 제시하는 경제적 가치와 많은 미래학자들의 주장과 지금껏 땅에 뿌리를 박고 살아온 세월을 반추해 보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출했다. 우리의 행복은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를 통해 [자원하여 나눔]을 실천할 때 가장 참된 행복을 찾는 것이라고.

 이 경제적 가치는 개인이나 지자체, 국가 심지어 전 세계가 가져야할 미래사회의 도덕적 경제가치이자 실천적 행동양식으로 발전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지금부터라도 영광은 이런 가치와 목표에 대해 좀더 신중하고 장기적인 플랜을 짜 나가야한다고 본다. 말 많은 사람은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다. “남들 하는대로 따라가다 보면 중이라도 갈텐데 뭐하러 설치느냐”고. 그러나 다시 되묻겠다. 남들이 하는대로 따라갔더니 남은 것이 무엇이냐고?

영광농업 비전은 이렇게 준비되어야 한다.

 영광 안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지역순환형 경제체제는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어야 할까? 그 경제부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업에 국한해서 일단 접근해 보고자 한다. 영광의 땅은 간척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경작지와 산이 70%이상인 중소규모의 경작지로 대별할 수 있겠다. 대규모 경작지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을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때, 이 곳에서는 소품종 대량생산체제로 가되 자원순환형 농업을 통한 생산품질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확실한 변별력을 가진 소품종의 대량생산물을 생산해서 이를 영광유통회사를 통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중소규모의 경작지를 가진 읍면에서는 계획화된 다품종소량생산체제를 유도하고 이 생산물을 지역에서 APC를 통해 먼저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의 첨병이 학교급식지원센타가 될 것이다. 이 양축을 중심으로 영광농업은 재편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충분한 고찰과 토론이 지금 필요한 때이다. 영광군수님께 농민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이 화두에 불을 붙이고 도화선을 당길 사람이 군수밖에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목을 빼고 군수님의 일성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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