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원전 방류제서 국립미술관 영상전시

 영광원전 방류제에서 국내 굴지의 유명 미술가의 문화행사가 열렸지만 지역민들은 배제하고 외국인과 외지인들만 대거 참여해 지역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영광원전은 국립현대미술관 주관으로 지난 3일 오후 6시께 영광원전 방류제 위에서 설치 미술가 김수자(53)씨의 영상 작품 6점을 세우고 원전 아트 프로젝트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날 행사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종신 한수원 사장․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 지역정치인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중 50여명은 외국인, 나머지 대부분도 미술계 관계자나 외지인들로 구성됐지만 지역민이라곤 이낙연 의원을 비롯해 정기호 군수, 이종윤 군의회의장 및 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이 고작이었다.

 이 행사는 수개월 전부터 예정돼있었으나 지역민들에 참석 홍보는커녕 초청자도 극히 일부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문화단체 관계자는 “문화 행사는 많은 사람이 관람해야 그 의미가 크다. 국가 예산으로 운영하는 국립미술관이 행사를 주도 하면서 가장 가까이 있는 지역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속사정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렇게 유명한 문화행사가 지역에서 열렸는지 9일에야 알았다”며 “영광원전이 그들만의 행사를 치른 것은 영광군민들을 외국인이나 외지인들보다 못하게 생각하고 지역민과 담쌓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영광원전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원전이 주관한 행사가 아닌 현대미술관 측의 행사로 원전은 장소만 제공했었다”며 “지역인사 및 문화단체 등은 오는 14일경 초청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1,136m 방류제 위에 세워진 전시 작품은 가로 5m, 세로 2m 크기의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는 40여 분짜리 영상물로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을 주제로 스페인의 란자로테 사화산과 과테말라의 파카야 활화산, 그린란드 빙하 등을 화면에 담았다.

 김씨의 작품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이들 4가지 물질적 요소를 통해 통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씨는 1990년대부터 세계 주요 미술관 전시 및 상파울루 비엔날레, 베니스 비엔날레 본 전시에 참가하는 등 우리나라 대표적 설치 미술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원자력발전소와 예술작품의 만남을 통해 세계적 관심을 집중하고 한국형 공공미술의 신기원을 개척했다는 일부평가를 받기도 했다. 19일까지 열리는 영상 프로젝트는 홈페이지(www.nppap.or.kr)를 통해 예약해야 관람할 수 있다. /신창선 기자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