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기/ 사회복지법인 난원 영광노인복지센터장

  2009년 12월 31일 현재 영광군 인구는 57,037명이다. 이중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13,078명으로 22.9%를 차지하고 있다. 영광군민 다섯 명 중의 한명이 노인인 셈이다. 이미 영광군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어디 우리 지역뿐이랴, 모두가 알고 있듯이 지금 우리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를 겪고 있다.

  늙어가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동시에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모든 사람들은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다가 밤에 잠자듯 죽기를 바라지만 그런 큰 복을 타고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심신이 약해지기 마련이고, 별 수 없이 질병과 장애와 싸워야 한다.

  사람이 늙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큰 병이 들거나 약해지면 서러워지는 것은 당사자뿐만이 아니다. 수발과 관심을 주어야할 가족들도 고생길에 접어드는 것은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을 우리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든지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이하 ‘장기요양제도’)의 탄생이 여간 반갑고 다행스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기요양제도는 노인성질환 등으로 혼자서는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곤란한 노인에게 다양한 복지 ․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이다. 노인성 질병을 가진 자로써 거동이 현저히 불편하여 장기요양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등급판정과 종합적인 관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이루어진다.

  2008년 7월부터 시행된 장기요양제도로 인해 대상이 되는 많은 어르신들이 다양한 혜택과 지원을 받게 되었다. 어르신들은 이제 자신의 욕구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전문교육을 이수한자들로부터 편안하게 받을 수 있게 됐다. 방문요양 ․ 방문목욕 ․ 방문간호를 비롯하여 주야간보호와 시설입소 등 서비스도 무척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을 친부모처럼 섬겨줄 수발전문가를 둘 수 있게 됐으니, 세상이 좋아졌다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하다.

  현재 우리 지역 어르신들 500여명이 24개 장기요양기관으로부터 서비스를 받고 있다. 제도가 시작된 지 2년 6개월에 불과함에도 빠른 정착과 상당한 호응이 놀라울 정도다. 장기요양제도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사회보험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렇게 좋은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홍보와 올바른 사회적 인식이 뒷받침 되어야한다.

  무엇보다 장기요양기관에서 적극적인 홍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서비스를 받아야 하실 분들이 최소한 몰라서 또는 이해부족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광군민들의 따뜻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 가족뿐 아니라 주변의 어르신들 중, 서비스가 필요하신 분은 없는 지 살펴보는 작은 관심이 절실하다.

  장기요양제도는 모든 국민들이 납부하는 사회보험료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상이 되는 국민들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건강보험료를 납부한 우리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처럼, 몸과 마음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장기요양기관을 자연스럽게 이용하면 된다. 노인센터를 운영하는 필자도 늙고, 병이 들면 당연하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생각이다.

  일부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시설을 들어가면 못나오는 곳, 자유가 없는 곳 등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영광군에서 그렇게 운영하는 시설은 단 한 곳도 없다. 군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철저하게 감독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직접 서비스를 이용해 본 어르신들의 대부분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알고, 직접 이용해보면 이 제도가 얼마나 좋은지를 대번에 알게 된다. 장기요양기관(시설) 역시 주민들로부터 더 큰 신뢰와 사랑을 받도록 끊임없는 자기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영광군의 24개 장기요양기관의 직원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지역의 어르신들을 부모처럼 섬기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들은 가장 큰 행복을 더 많은 어르신들을 정성껏 모시는 데에서 찾고 있다. 자신의 일이 더 늘어나는 것을 오히려 즐거움으로 아는 이들이 있기에 영광이 좀 더 따뜻한 지도 모른다.

  어차피 우리도 늙기 마련이기에 우리 지역이 노인들에게는 천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양제도를 바르게 알고,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요양제도가 어르신들에게는 또 하나의 가족일 뿐 아니라 젊은이들에게는 노후를 책임져줄 든든한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이 좋은 제도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요양기관 어느 곳이든 편안하게 전화를 걸면 된다. 당신의 질문에 대해 그 곳의 직원은 최고의 친절과 정성으로 답변을 해 줄 것이다. 장기요양제도는 알아두어서 손해 볼 게 하나도 없다. 국민을 위해 만들어진 좋은 제도. 결국은 아는 게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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