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기/ 영광문화원회원

  구랍 24일 화이트크리스마스로 시작된 눈이 계속 폭설로 이어져 온누리에 매서운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대망의 신묘년을 맞이했다. 다사다난했던 경인년을 보내고 금년에는 국태민안 속에 우리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지난해에 연이어 많이 내린 적설량과 몰아닥친 한파로 시골 노인들은 이웃에게도 갈 수 없는 발이 묶여진 생활을 몇 일간 지속되었다.

  삼일이 멀지 않게 병원 나들이를 해야 하는 노인들의 답답한 우울증의 한숨만 늘어가는데 마을 젊은이들이 동원되어 농기계 트랙터로 도로 곳곳의 재설작업으로 버스 노선과 개통 할 수 있게 되었다.

   일 년 중 가장 춥다는 1월 6일 소한 날이다. 눈 속에 얼어붙은 빙판 경사길<삼당길>을 1㎞걸어야 학산 승강장에 나선다. 두툼한 옷차림과 방한모자, 신발 그리고 또 낙상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지팡이 까지 챙겨 들고 나섰다.

   버스에 승차하니 평소에는 언제나 좌석이 남아돌아 편히 갈수 있었는데 오늘따라 입석도 빽빽하여 불편스럽고 걸리적거리는 지팡이 때문에 더욱 불편스럽다.

   버스안의 승객들은 대부분이 다 고령자들로 강추위의 교통난으로 며칠간을 병원과 시장을 못나왔던 나와 같은 사람들이었다.

   영광터미널에 당도하여 시내 초입길에 나가보니 차선 양옆에는 많은 눈이 쌓여 있고 눈과 얼음이 녹아 질퍽거리는 비좁은 차선길을 긴장된 기사들의 안전 느린 운행과 인도 옆 여기저기에 모아 놓은 눈 더미를 포크레인과 덤프차의 재설 작업소리 소란한 가운데 녹아내린 눈물로 인도는 좁아 곳곳이 빙판이 되어 한걸음 때기가 어렵고 조심스럽다.

   그래도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버텨주는 지팡이의 힘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영광 덕천당 한약방 앞 사거리를 건너 이비인후과를 찾아가는데 낙상이 두려워 옆도 보지 않고 그저 빙판길만 유심히 내려다보며 한발 한발 지팡이를 짚으면서 가고 있는데 문득 눈앞에 10여명의 젊은이들이 재설작업을 하고 있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쳐다보니 그곳에 정기호 군수님이 눈에 띄며 여기 작업을 마치고 급한 다른 지역으로 가라는 지시를 하고 계신다. 나는 요즘 신년초의 덕담으로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라는 말은 아랑곳없고 힘없는 노인 그리고 등산이나 눈 길속 지팡이와 같은 군수님과 여러 직원님들에게 고생하십니다. 연초에 바쁘실텐데 인도의 빙판 재설작업까지 신경써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라는 격려의 말이 큰 소리로 절로 나왔다.

   군수님도 오랜만입니다. 어디가십니까. 조심하세요. 답하면서 둘이 손을 맞잡으니 맹추위 소한 날에 얼어붙은 눈길 빙판 위지만 훈훈한 마음으로 잠시 얼굴을 마주쳐다보았다.

   먼 곳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예리한 눈초리 부드러운 얼굴의 미소 따뜻한 사랑의 정이통하는 육체속의 순결 무구함이 순간적으로 따뜻하게 내 전신에 와닿는다. 몇 걸음 더 지나오니 거기에도 여직원들 10여명이 재설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으면서 조심하세요하면서 저쪽 안 미끄러운 곳으로 가시라며 내손을 잡아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여러 사람들이 부자연스러운 몸으로 공포 속에 더디게 다녀야 할 빙판길 구간 마다 군수님의 진두지휘 하에 전 공무원들이 솔선수범으로 재설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에 상상할 수도 없는 옛날의 생각이 떠올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기쁨에 우리 주민 모두가 다함께 재설작업에 동참하고 싶음 마음이다.

   듬직하고 힘차며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빙판을 깨부스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아 고마움을 칭찬하며 좋아라고 지나간다.

   바라 건데 신묘년 새해에는 군수님 산하 전 공무원님들 더욱 분발하여 열과 성을 다하여 모든 군정을 세밀하게 두루 살펴 그늘진 곳을 찾아 밝은 웃음 꽃 활짝 피워 살맛나는 6만 군민 또한 혼연일체가 되어 우리 모두가 다 원하고 있는 으뜸 제 일의 영광군으로 부상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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