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택/ 영광문화원 부원장

한 책 읽기 추진위원장

 지난 겨울의 엄청난 눈보라사태 속에서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 왔습니다. 눈속에 묻어 둔 신비의 봄소식들이 봄비타고 재잘재잘 활기를 불어넣고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어디,이 봄 설레게 하는 것들이 봄소식뿐이겠습니까. 늘 맞이하는 봄이지만 새 봄이라 떠들어대니 괜스레 온몸이 근질근질해집니다. 봄 앞에 붙는 ‘새’자라는 글자 한 자의 힘이 갖는 위대함인가 봅니다.

 새 봄뿐이 아닙니다. 새봄과 함께 찾아오는 것이 새학년이며 새학기입니다. 새학년 새학기를 맞이하는 학생들의 마음속에는 새교실,새친구,새선생님등이 함께 떠올라 가슴 설레게 하는 3월초입니다.

 그 힘이 마음까지 들썩이게 하는 까닦은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원론적으로만 말한다면 접두사이거나 관형사 또는 관형어로 처리되는 문법적 대답이겠지만 무척이나 신경쓰이게 하는 새학기 새학년은 학교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님들께는 더욱 그렇습니다.

 챙겨야 할 것도 많고 선택해야할 것도 많은데다가 요새는 더욱이나 경제까지 풀리지 않아 부담스런 명절과도 같아진 현실아닌 현실이 되있다고들 말합니다. 가계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엄청나게 큰데다가 학생들의 눈높이가 너무도 높아져서 학부모님들은 염려에 쌓여 있다고 합니다. 모두가 다 염려 속에서 사는 것은 아니지만 이 염려는 아직도 우리들에게는 공감의 현실이 아닐까요.

 이런 어려운 현실을 십분 이해하고 배려하여 교육의 현장에서 다독거려 간다면 조금이나마 서민들의 마음이 편해질 수 있을 것같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필요한 일들을 결정하거나 실행할 적에 아직도 어려운 형편의 가정이 많이 있음을 알고 최소한의 이해와 배려로 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이 쯤의 경비야, 이 정도의 부담이야 아무것도 아니지,하는 마음 버리고 가장 어려운 학생들의 심정을 헤아 려주는 마음에서 추진해 나간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넉넉해서 넘치는 가정도 있지만 지금도 몇푼안되는 급식비며 학습자료 구입등으로 아침 등교길이 눈물흘리며 출발하는 하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새 학년 새 교실 새 담임교사의 새로운 마음이 가장 중요한 때입니다. 새 학년 첫날 새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말이 어떤 것일까.밤세워 고민하고 고민해서 넉넉지 못해서 움츠려 있는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께 힘이 되어 주는 학교와 선생님의 많아지면 어려운 경제속에서도 아이들은 힘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먼훗난 제자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새학기 새선생님께서 처음 만난 날 용기와 힘을 주셨던 말 한마디가 힘이 되어 오래오래 가슴속에 남아서 잊지 못할 스승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자의 어린 시절 ‘가난은 죄가 아니고 부자가 될 수 있게 하는 힘이다’ 라고 말씀해주셨던 중학교 2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의 첫말씀이 학기초가 되면 꼭 떠올라 나도 새학기의 좌우명처럼 이야기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말을 기억해 두고 살아왔던 제자가 퇴임송별의 자리에 찾아와서 가난 때문에 부자가 되었다고 많은 사람들앞에서 외치고 떠나갔던 제자의 뒷모습에서 어쩌다가 내가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가슴 숙연해지던 지난 날이 오늘 봄비속에서 추적추적 그리움으로 다가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새 봄,새학기,새교실에서 새 선생님의 말씀한마디가 가난 속에서 마음 펴지 못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께 새로움으로 힘이 넘쳐나는 활력소가 되도록 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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