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모시마을영농조합법인 대표

 터미널 시장 통에서 널찍한 대야를 힘겹게 이고 이리저리 시장 구석을 돌아다니며 팔기 시작했던 모시 떡이 오늘날 영광 모시떡의 시초가 되었다.

 떡이 담긴 그 대야의 묵직함 만큼이나 늙은 떡 장수의 인생 짐 또한 무거웠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상업의 발달은 처음에는 단지 끼니를 때우기 위함 이었다가 점점 삶이 윤택해 지면서는 서로서로가 부족하거나 풍족한 것들을 맞바꾸는 행태로 전환된 것들이다.

 나에게 풍족한 무엇이 타인에게는 부족하고 그 타인이 풍족한 것이 내게 없음으로 거래가 이뤄지던 물물교환이 바로 상거래의 시발점 이라 하겠다.

 오늘날 최첨단의 시기에 물물교환이라 하면 마치 원시시대의 일처럼 여겨지겠지만 물물교환 이야말로 내 물건의 가치를 주고 타인의 가치를 사는 그야말로 정당한 거래인 것이다.

 영광 모시 떡이 지금처럼 급성장 할 수 있었던 것은 만원에 한 상자를 사서 많게는 10여명이 간식으로 먹을 수 있고 모시의 함량이 많아서 더 없이 좋은 식품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만원을 주고 산 물건이 만원의 가치를 더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지불한 돈 보다 더한 가치를 느끼게 하는 모시 떡, 그래서 영광 모시 떡이 이처럼 성장하는 큰 원인이 아닐까.

 이러한 상품적 우수성과 지역적 특성을 잘 이용할 수 있는 모시 떡 사업을 영광군에서는 특화 사업으로 육성 하고자 부단한 노력과 아낌없는 지원으로 성장 시키고 있다.

 이미 초 고령화 시대임에도 젊은 세대들의 유입이 자연스레 이뤄지고 있으며 인구 증가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큰 몫을 하게 되었다.

 또한 떡 산업이 발전 하면서 쌀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대체 작목으로 영광군 어디에서도 모시 잎을 재배 하는 농가가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모두가 떠나갔던 농촌이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농촌으로 거듭나는 어쩜 기적 같은 일이 모시 떡 산업으로 인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 한다.

 향후 이러한 모시떡을 2·3차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연구 용역 등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을 모색 하면서 지역민은 물론 타향에서 거주하는 이 지역민들의 자부심과 향수를 끌어내어 향우님들의 입소문 또한 지대한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영광군은 모시 떡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집약적 공동 생산과 폭 넓은 마케팅 효과를 거두기 위해 ‘영광 모싯잎 송편 영농 조합법인’을 설립, 현재 62개의 회원 업체들과 함께 영광 굴비에 이은 특산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이미 ‘모시루’라는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였고 공동 생산을 위한 첫 번째 과제였던 공장 건립과 경관 조성에 필요한 부지를 계약 하는 등 점점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허나 아직 확실한 자리매김이 되지 않고 있는 걸음마 수준의 떡 산업이 비상하기 위해서는

 62개 회원 업체들의 화합된 모습과 의기를 투합한 한 목소리가 절실히 요구 되는 시기라 하겠다.

 조합 집행부들과 조합원 간의 부조화가 가져오는 불신과 일부 투명하지 못한 조합 경영이 조합원들로 하여금 출자를 기피 하는 등 마찰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것은 비단 한 사람 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화롭게 합일’되기 위해 결성된 ‘조합’이 합일된 뜻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집행부는 물론 일부 조합원들의 생각도 문제가 아닌가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답이 있고 처음부터 다 잘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어려운 시기 일수록 손을 잡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려 하는 마음가짐이 모든 조합원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집행부 또한 무조건적 출자를 요구 하는 등 순리와 절차를 벗어난 집행에는 조합원들과 신규 조합원의 영입에도 오히려 반감이 일어난다는 것을 염려해야 할 것이다.

 조합의 주인은 분명 조합원 이라는 것을 되새기며 모든 조합원의 동의를 얻고 불신이 아닌 응원을 받아가며 떡 산업을 추진 한다면 ‘영광모싯잎송편영농조합법인’은 모든 군민의 자랑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