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칠산문학회원

 누가 봐도 대학은 젊은 세대들의 학문 수련장이요, 지식함양의 요람이다.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학진학에 모든 노력과 희생을 다하고, 학생은 또 학생대로 꿈과 이상을 가지고 자기가 원하는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피땀 어린 고생을 아끼지 않는다.

대학 진학의 영광과 성취감, 그리고 설레임을 안고 입학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학생활의 미숙함과 적응력 부족으로 어쩌면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혼란스런 상황에서 신입생을 맞는 우리 주변의 대학가 풍토는 상식을 초월한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이를 짚어 보려고한다.

 이제 입학철을 앞두고 신입생을 맞는 선배 재학생들의 환영식을 핑계 삼아 사리에 맞지 않는 풍습과 전통을 물려받고 이를 무조건 답습한 뒤 또다시 대물림하는 악습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큰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선배 재학생들의 신입생들의 입학 환영식을 한다면서 밤새껏 이곳저곳 술집에 들려 술을 마시게 하고 또 술에 취하면 심지어 이들을 연못이나 하천에 빠뜨리는 등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행위를 듣고 보면서 신입생을 둔 학부모들의 마음은 불안하고 황당하기만 하다.

 그런데 입학철에 즈음하여 신입생 환영식 때마다 무절제하게 마신 술 때문에 사망(실족사, 심장 마비사, 거리에서의 동사, 구타에 의한 폭행 치사 등)하는 불상사가 어의없게도 계속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을 너무나 경악케 했다.

 또한 신입생으로 하여금 술을 많이 마시게 한 뒤, 단체 기합이나 무자비한 구타까지 일삼고 있어 대학가의 앞날에 정말 실망과 장악을 드리우고 있다. 신입생을 맡은 선배로서 대학 실정과 자신들의 경험, 그리고 지성 함양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배 대학생이 되어야 함에도, 본인도 입학 환영식 때 재학생들로부터 이 같은 과정을 불만 없이 거쳐 당했으므로 이제 후배들에게도 이런 악습을 대물림 하듯 강요하는 행위는 철저히 배제되어야 할 악순환 일 뿐이다.

 특히 자신이 다니고 있는 대학교의 발전과 영광을 위하고 또 후배학생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이들을 위하는 마음이라면 입학 환영식 때의 잘못된 음주 풍토를 보다 유익하고 건전한 문화로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이곳저곳 여러 술집을 드나들며 폭주를 강요한 나머지 길거리에 쓰러지게 하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까지 하는 대학 입학 환영식을 이대로 방치하면 모두가 불행하고 공멸하는 결과가 올수도 있기 때문에(경찰이 국경일에 폭주족을 단속하는 수준으로) 당국은 하루속히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비책을 강구해야 하고 대학은 또 대학대로 이미지 손상을 막는 차원에서라도 지도교수의 파트별 배치를 추진할 것을 건의하면서 한편 학부모님들은 입학철 자녀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철저한 지도(수시 당부의 전화 및 상면의 기회 확대 등)가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