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70부터 재미나게 살아야”

올해 74세 나이지만 아직 몸과 마음은 청춘인 홍용덕씨는 일명 MBC쌀상회 아저씨로 통한다. 홍씨는 젊어지기 위해 매주 노인복지회관을 찾아 우리춤과 스포츠 댄스를 추고 있다.

 

"분위 살리는 재주에 별명도 MBC"

추억의 고고춤, 즐겁고 젊어지고 ‘인기만발’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집에 살면서 명승지를 돌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기는 것도 재미지만 진정한 재미는 주변사람들과 재미나게 어울리는 것이 최고다.

영광에서 'MBC'란 별명을 가진 영광읍 홍용덕(74)씨가 바로 그런 재미난 사람이다. 성인들 중 영광에서 홍씨를 모르면 간첩으로 의심될 정도란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원래 법성에서 태어난 홍씨는 영광읍에서 50여년을 살면서 몇 년 전까지 사거리 매일시장에서 ‘MBC 쌀상회’를 운영했었다. ‘MBC 쌀상회’는 방송사인 MBC가 운영하는 쌀상회가 아니라 홍씨의 별명인 MBC를 가져다 붙인 것이다. 홍씨에게 MBC란 별명이 붙은 것은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노는 자리에 분위기를 기가 막히게 잘 살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리에 홍씨를 부르는 것은 당연했으며 그만큼 인기 만발이었다.

이러한 재미난 사연이 실제로 방송에도 몇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32년간 시장에서 쌀상회를 운영하면서도 장사만 끝나면 곧바로 춤을 추러 다녔다.

주변에선 춤바람 난 것이 아니냔 소리가 나올 법도 한데 워낙 그 계통(?)으로 유명한 사람이라 다들 이해하는 분위기였다는 게 홍씨의 설명이다. 특히, 군서 출신인 부인 황옥순(74)씨의 반대가 있었을 법도 한데 홍씨는 부인도 인정한다고 전했다.

홍씨의 이런 기행(?)은 남다른 철학에서 비롯됐다. 춤전문가가 아니라 전문적인 춤꾼은 아니지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면 즐거운 것은 당연하고 젊어진다고 믿는다. 홍씨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도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즐거운 춤 때문인지 모른다. 인생은 70부터란 말을 요즘엔 세삼 깨닫고 있는 분위기다.

한때 영광의 연예인으로 통했던 홍씨는 몇 년 전부터 노인복지회관에서 둥지를 틀었다. 전문 강사에게 매주 수·금요일 오전에는 우리춤을 배운다. 22일 만난 홍씨는 다른 동료들과 우리춤 삼매경에 푹 빠져있었다. 월·수·금 오후에는 젊음이 팍팍 느껴지는 스포츠댄스를 배우고 있다. 대부분 여성들이지만 그 사이에 끼인 몇몇 남성중 1명인 홍씨는 마냥 즐겁기만 하다. 원래 다분한 끼에 전문 강사로부터 조금조금 전수받은 실력으로 키운 홍씨의 기운은 주변인들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전남도 등 각종 경연대회에 나가가 1등상을 타기도 했다. 이달초 끝난 홍농꽃누리축제 무대에서 그동안 쌓은 실력을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홍씨는 “어려서부터 노래하기를 좋아해 창문 열어놓고 큰소리로 노래를 할 때면 동네 분들이 가수될 거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며 “전문 연예인이 되지는 못했지만 영광에서 연예인 소리를 듣는 것만도 즐거운 일이어 건강하게 사는 동안은 춤을 포기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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