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런던 올림픽 오심 시리즈는 서양인들의 오만과 일본의 한국 견제 심리가 빚은 사건이다. 올림픽 성적은 국력과 비례 한다. 우리 선수단의 성적이 자랑스럽다. 강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올림픽에서 태권도를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을 막겠다는 공약을 하는 대선 후보가 없어 안타깝다”

덥다, 더워. 요즘 더위는 가히 살인적이다. 못 살겠다.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듯 더위가 식을 때까지 ‘여름잠’을 잘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럴 수도 없다. 런던 올림픽에서 선전하는 우리 선수들의 활약상을 듣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위는 제법 잘 이겨내는 체질인 내가 ‘죽을 맛’이 된 것은 박태환에게 실격 판정을 한 그 시각부터다. 캐나다 사람 심판이 애먼 박태환에게 실격 판정을 한 것이 나를 ‘열 받게’ 했다.

올 여름은 아무리 더워도 올림픽 재미에 빠져 보내겠다는 ‘야무진’ 계획이었다. 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흥분은 그 엉터리 심판 때문에 실망과 분노로 바뀌었다. 판정이 번복되기까지의 4시간. 당연히 몸 상태는 ‘비정상’이 됐을 터다. 그래도 미소를 잊지 않고 은메달을 따낸 박태환이 대견 하다. 동양 사람에게 금메달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서양인의 비뚤어진 우월감이 빚은 야만적 사건임에 틀림없다.

박태환에 이어 유도의 조준호, 펜싱의 신아람 까지 오심은 대한민국을 괴롭혔다. 도대체 납득이 안되는 오심 ‘시리즈’다. 오심 시리즈의 성격은 비슷하다. 신아람의 경우는 박태환과 마찬가지로 오만한 서양인이 빚은 추악한 사건이고, 조준호는 유도 종주국이라는 일본인 심판의 잘못된 애국심과 한국 견제 심리가 빚은 코미디다. 박태환은 판정 번복, 신아람에게는 특별 메달이 제안 됐다. 조준호의 오심은 일본의 언론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당사자로서 우리의 일방적 주장이 아닌 ‘국제공인’ 오심이다.

올림픽에 관심을 끄고 여름잠이나 자려고 했더니 우리 선수들의 대단한 활약이 흥분을 유발한다. 서양에서 시작된 총(사격)·활(양궁)·칼(펜싱) 종목에서 잇달아 메달을 따내고 있으니 어찌 흥분하지 않겠는가. 동양인들은 변방으로 취급 받아온 종목들이다. 하지만 양궁은 이미 세계를 제패한지 오래다. 이태리 등 양궁에서 성적을 내는 나라의 코치들은 모두 한국인들이다. 런던 올림픽을 계기로 사격과 펜싱도 ‘변방’이 아닌 중심국으로 부상 했다.

올림픽에서의 성적은 국력과 비례한다. 미국, 소련, 영국 등의 순서이던 성적이 중국이 부강해지면서부터 변화하기 시작하더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중국이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중국이 소위 G2 시대의 시작을 올림픽을 통해 선언한 것이다. 프랑스와 이태리 등 전통의 강국들, 특히 러시아의 성적은 갈수록 볼품이 없어지고 있다. 유럽의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일본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유도 종주국을 자부하면서도 금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한 런던에서의 성적이 일본의 실정을 대변하고 있다.

축구도 4강에 올랐다. 축구 종가 영국을 이기고 10년 만에 다시 쓴 ‘신화’다. 올림픽 성적과 국력이 비례한다는 공식대로 라면 대한민국이 세계 4대 강국이 될 수 있다. 레슬링과 복싱, 역도 등의 종목에서 선수 개개인의 헝그리 정신으로 메달을 따던 대한민국의 눈부신 변화와 발전이다. 헝그리 정신이 아니라 즐기면서 메달을 따내는 시대, 국력이 올림픽 성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강대국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는 희망의 빛이 보인다.

우려되는 것은 태권도를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이다. 내년 9월에 퇴출 여부가 결정된다. 올림픽을 지구촌 최대 평화 축제라고 하지만 아직은 강대국들의 영향력이 만만찮다. 그들에게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태권도를 올림픽에서 퇴출 시키려는 움직임이 그 증거다. 태권도는 이미 지구촌 거의 모든 나라에 보급된 인기 종목이다. 한국인만의 것이 아니다.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걸고 막아야 한다. 대선 후보로 나선 분들 가운데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퇴출되는 것을 막아내겠다는 공약을 하는 분들이 없어 아직도 이렇게 더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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