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한농연 전남연합회 감사, 대추귀말자연학교장

주요 국가 하천에 녹조류 발생으로 정부가 4대강 주변 수질관리 계획을 밝혔다. 환경부는 이번 녹조류 발생 원인을 가뭄에 따른 수량감소, 고온과 긴 일조량으로 인한 조류생물 활동이 왕성해진 것으로 발표했으나 환경관련 단체 등은 4대강 사업 시 설치한 보 건설과 그에 따른 유속하락을 이유로 지목하고 있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국가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녹조현상이 영광의 대표 수원지인 불갑저수지를 강타하고 있다. 몇 년전부터 이런 현상이 조금씩 진행되어 왔으나 올해 들어 그 면적과 농도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몇 년 전 녹조현상이 시작될 때는 유속이 약한 곳에 일부 발생하다가 찬바람이 나면 없어지곤 했는데 올해는 저수지 전면에 녹조현상이 확대되었을 뿐 아니라 그 농도도 진해져 이미 찬바람이 나서 아침저녁엔 쌀쌀한 날씨가 된 요즘에도 전혀 녹조현상이 줄어들지 않고 녹조 라떼처럼 되어있는 형편이다.

안타까운 것은 영광군 생활체육회 주관으로 영광군민들에게 수상스키 무료강습이 이루어지고 있는 수상스키장 주변도 녹조현상의 폐해가 심각한 지경임에도 불구하고 강습은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어 군민 건강이 심히 걱정된다. 1급수는 아니어도 2급수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던 불갑저수지가 이렇게 오염수의 원천이 되어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가? 특히 녹조현상은 수원지의 부영양화를 촉진시키며 태양빛의 투과를 막아버려 저수지를 썩게 하는 근본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영광군의 특별한 관심이 요구되는 바이다.

녹조현상의 원인은 식물들의 성장에 필요한 성분인 인. 질소 등의 영양물질 농도가 증가하게 되면 물속은 “부영양화‘ 상태가 되고 연일 지속되는 더위로 수온이 올라가게 되면 남조류가 대량증식하게 되는 것이 그 원인이며 물색을 녹색으로 물들이게 되는 현상을 녹조현상이라 한다. 그렇게 본다면 예전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된 근본원인은 대형화된 축사의 무분별한 확장과 증축과 낚시꾼들의 무차별적 떡밥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불갑저수지 상류에 대형축사들이 십여 동 들어선 것과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어김없이 저수지 주변에 낚시 줄을 늘어뜨리고 강태공 삼매경에 빠진 낚시꾼들의 대열 말고는 특별한 자연적 변화가 없기에 이런 추측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녹조 현상은 인체를 크게 위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람에게도 직접적인 피해를 줄 가능성은 있다. 독소가 있는 남조류가 많은 호수 물을 마실 경우 간에 손상이 가거나 구토,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녹조 현상이 일어나면 일단 물고기와 수중생물이 죽어 악취가 나고 그 주변의 수중 생태계가 파괴된다. 수중생태계를 파괴하는 녹조류로 독성물질을 생산하는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자주 발견되는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와 ‘마이크로시스티스’, ‘지오스민’이 대표적이다. 지오스민은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물에 악취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실제로 이 남조류가 생산하는 독소는 가장 심각한 문제이기도 하다. 1878년 호주에서 처음으로 녹조로 인해 동물이 폐사했다. 이후 세계 각지에서 지오스민 독소 때문에 가축이나 야생동물의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가 없지만,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녹조 현상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예전에는 녹조 현상이 발생하면 황토를 뿌렸다. 그 이유는 황토가 수면에 떠서 햇빛을 차단해 녹조 번식을 막거나, 녹조와 뒤엉켜 바닥으로 가라앉히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편으로, 다른 수중 생물 등에도 영향을 미쳐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 물 순환용 수차(水車)를 사용하기도 했다. 수차의 바퀴가 돌면서 호수 물을 뒤섞어주고, 물이 섞이면서 호수의 밑바닥까지 공기를 넣어줌으로써 수중 용존 산소량을 늘이는 원리다. 이 외에도 선박에 녹조를 흡입, 여과, 회수하는 장치를 설치해 가동시키는 녹조 제거선을 운행하는 방법도 있다. 환경 친화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지 관리 비용이 높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안전한 방법은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충주댐과 이포보, 여주보의 수문을 개방하자 한강 녹조가 눈에 띄게 줄었고, 비가 내린 것도 녹조 감소에 큰 도움이 됐다. 이는 수차를 이용하는 방법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물을 흘려 내보냄으로써 물을 뒤섞이게 만들어 물속에 있는 무(無)산소층을 없앤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 번 물에 유입된 영양염류는 완벽히 제거하지 않으면 수중 생태계에 계속 남아 녹조가 되풀이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녹조를 막기 위해서는 생활하수를 충분히 정화하고 영양염류가 바다나 호수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철저한 조사와 함께 축사나 자연마을에서 흘러나오는 하천 끝에 생활하수 정화 연못을 만드는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또한 하천 주변이나 저수지 주변에 정화식물을 심어 이미 유입된 영양염류를 흡수하고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결국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물을 빠르게 순환시키고 수질관리를 철저히 해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미생물들에게 충분한 산소를 공급한다면 녹조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영광군이 ‘천년의 빛’을 노래하기 위해 준비하고 갖추어야 할 것은 영광군에 지속가능한 삶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발버둥 칠 것이 아니라 미래사회의 화두가 무엇인지? 그 안에서 영광의 나아갈 방향이 무엇이지 고민하는 영광군이 되길 소원한다. 그 중에 하나가 지역의 자산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관리할 것인지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사가 가장 가까운 천혜의 자원을 어떻게 가꾸어야할지 생각의 전환을 부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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