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정치판이 조용하다. 마치 태평성대인 듯 하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바라는 바다. 민주당은 아직도 선거 후유증을 떨쳐내지 못하고 비틀거린다. 호남은 배제하고 국가적 어젠다를 소홀히 하고 있다. 위기다. 안철수의 새정치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가 보이지 않는다. 국회가 해산 됐다는 뉴스가 없는 것으로 미뤄 분명 정치인들은 있다. 그렇다면 적잖은 나랏돈이 그들에게 지급되고 있을 터. 그들 정치인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돈값을 하기는 하는가. 무언가 하기는 하는 것 같은데 기억나는 것이 없다. 기억해보려고 애쓸수록 그들 스스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는 생각만 든다. 정치는 담임선생님 같은 대통령 혼자 하고 있다.

건곤일척의 큰 전쟁(대통령 선거) 뒤끝이니 전열을 정비하고 가빠진 호흡을 추스르느라 잠시 쉬어가는 것은 당연한 정치적 수순이다. 잠시가 너무 길어지고 있어서 문제다. 그들의 움직임 어디에서도 국민을 바라보는 활발한 정치가 기대되지 않아서다. 정부 여당을 공격하고 다그칠 이슈가 널려있는데도 조용하다. 여당인 새누리당으로서는 바람직한 상황이다. 시끄러워질 조짐도 없다. 내심 집권 5년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요즘만 같아라고 빌면서 표정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정치적 이슈가 없어서 조용한 것이라면 말 그대로 태평성대. 택도 없다. ‘미사일’ ‘’ ‘전쟁’ ‘개성공단 폐쇄등 북한발 이슈만 해도 메가톤 급이다. ‘경제민주화’ ‘엔저’ ‘창조경제’ ‘갑을 관계’ ‘글로벌 경제 불안등 경제 문제만도 한 가득이다. 일본의 망언과 중국의 패권압력으로 대변되는 동북아 정세의 변화도 나라의 기반이 우려되는 요소다. 4대강 감사나 복지 확대 등이 작게 보일 정도로 큰 이슈들이 산재해 있다.

태평성대가 아니라 자칫 국가의 흥망성쇠를 가를 중요 이슈들이 한꺼번에 터진, 위기의 시대이다. 정치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크고 중요한 시기다.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움직임이 부산해야 맞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 심기만 붙들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한 줌도 안되는 당권에 매달려 세월을 보냈다. 끝났나 싶더니 이제는 안철수를 붙들고 안절부절 못한다. 붙들고 매달려야 할 것은 국가적 어젠다인데 말이다.

안철수 현상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역 구도와 계파 정치의 청산이 기대 됐다. ‘3정치가 ‘1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정치인들은 앞다퉈 과거 정치의 청산을 약속했다. 말 뿐이었다. 안철수가 배제된 대선은 어느 때보다 더 과거적이었다. 근거 없는 말들이 난무했다. 국정원과 경찰이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솔직히 말하면 후보들의 스펙도 민주화 이후 가장 약했다. 그리고 ‘3보다 더 못한 정치판이 되어버렸다. 아니 자체의 존재감조차 사라졌다.

다시 안철수가 정치판의 화두로 떠올랐다. 아직 실체도 드러나지 않은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을 넘어 새누리당까지 넘어설 기세다. 전통 야당의 맥을 잇고 있는 민주당은 존폐마저 위태로울 것이라는 시각이 만만찮다. 민주당의 뿌리요 텃밭인 호남에서 밀리는 형국이니 신당의 실체가 드러나면 그 자리를 내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철수 측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민주당이 과민반응 하는 모습에서 전통 야당, 국회의원 127명이 포진한 거대 야당은 찾아볼 수 없다,.

민주당의 위기는 자업자득이다. 지난 총선과 대선 모두 질 수 없는 게임이었다는 것이 당 안팎의 중론이다. 민주당도, 새누리당도 인정하는 바다. 집안싸움으로 힘을 빼버려 실전에서 힘을 못 쓰고 연패했다. 자멸이다. 호남은 민주당에 실망했다. 민주당 또한 호남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 지도부에 호남이 완전히 배제된 것이 증거다. 여성초선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끼워 넣어 구색을 맞췄을 뿐이다. 더 이상 호남에 의존하는 정당이 안 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안철수 신당이 뜬다면 민주당을 향했던 호남의 민심은 어디로 쏠릴까. 신당에 대한 지지가 폭발적일 것이라는 여론이다. “민주당은 망할 것이라는 말을 자주 듣기가 참으로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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