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원/ 영광유통회사(주) 이사, 전 영광군한우협회장

지난 927일 불갑사 광장에서 한우협회주관으로 영광군한우인한마음대회를 열었다. 모든 인간사가 그렇듯이 어렵고 힘들어지면 그 조직의 조직력과 단합심이 더 강해진다고 해서일가! 행사는 한마디로 대성황이었다. 부부간에 이웃 간에 서로 손잡고 나와 지난여름의 무더위와 폭락하는 한우값, 폭등하는 사료 값에 동병상련의 현실을 토로하고 서로를 위안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듯이 분위기는 무거웠고 서로의 이야기 속에서는 한우산업에 대한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이명박정부시절 무분별한 소고기 수입확대에 이어 축산인들이 그렇게도 반대했던 한, FTA로 얼마나 힘들었고 어렵게 살아왔던가. 그러나 박근혜정부에서도 농업(축산)에 거는 기대는 일찌감치 접어야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내년도 예산편성안에 따르면 농업예산은 늘려도 부족할 판에 복지예산에 밀려 3% 감액된다고 한다.

박근혜대통령은 후보시절인 작년 127일 일산킨텍스 전국 축산인 한마음대회에 참석하여 축산인들이 요구한 축산물 자급률 확대를 위한 특단 대책마련 경제 민주화를 위한 FTA무역 이득 공유제실시 FTA 축산피해농가 피해대책 현실화 사료가격 안정기금 설치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하였으나 지난 6FTA 피해보전 시행 계획에 의하면 정부 관계자들에 의해 경제 논리에도 맞지 않은 수입기여도란 용어를 적용하여 작년도에 출하한 한우에 대하여 큰 소는 13,500, 송아지는 57,000원을 지급한다고 하니, 과연 이것이 정부의 역할이고 경제민주화냐고 비아냥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한우산업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FTA로 피해를 입은 한우농가를 지원하기 위하여 지난 921일까지 폐업신청접수를 받았는데 전국 132,000 농가중 10.3%13,700여 농가가 신청하였다고 잠정 발표하였다.

영광군에서도 축산업(한우)등록을 한 865농가중 151농가가 폐업신청을 하였다한다. 신청농가들의 변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손해 보는 한우 더 이상 키울 수 없다고들 한다.

폐업지원금의 경우 암소는 마리당 901,000, 수소는 801,000원으로 내년도까지 지급하며 지원금을 받은 농가는 향후 5년간 재사육 할 수 없다.

이번에 폐업신청을 못한 한우농가들의 앞날도 험난하겠지만 몇푼안되는 폐업지원금을 받고 평생을 한우와 같이 동거 동락했던 한우인들은 어쩌란 말인가.

한심한 정부다. 국민의 생업을 권장하고 지원해야 할 정부가 몇 푼 안 되는 지원금으로 평생직장을 없애니 말이다. 플라톤의 국가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국가의 역할은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어야한다.

그러나 우리 한우인들은 정부에 대한 기대가 없어 실망도 하지 않는다고 하니 과연 우리에게 국가(정부)는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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