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는 새로운 도로명 주소를 사용한다. 도로명주소는 100년간 지속되어 온 지번 주소체계의 문제점을 없애고 21세기 물류·정보화시대에 맞는 위치정보체계 도입을 위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사용했던 지번주소는 1910년대 일제 강점기 시절 세금을 거두기 위해 토지를 나누면서 번호를 붙인 '번지수'를 사용한 것이다. 처음에는 하나의 토지 위에 건물이 하나씩 있었지만, 그 뒤 건물이 많이 들어서면서 번지수를 계속 추가해야 했다. 결국, 번지수의 순서가 복잡해지면서 번지수만 보고는 위치를 찾기 힘든 상태가 돼 버렸다.

'도로명주소'는 기존 지번을 대신해 도로에 이름을 붙이고, 건물에 번호를 붙여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알기 쉽게 표기하는 새 주소이다.

정부는 2014년부터 '도로 이름''건물 번호'로 구성된 도로명주소만을 법적으로 유일한 주소로 인정한다. 공공기관의 민원신청이나 서류를 제출할 때 도로명주소를 사용해야 하며 부동산 매매, 임대차 계약, 우편, 택배 등 일상생활에서도 도로명주소를 생활화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지역주소체계를 도로명주소로 바꾸기 위한 작업을 추진해 200745일부터 지번 주소와 새로운 도로명 주소를 함께 사용하였으며, 2012년 시행계획을 2년 늦춰 내년부터 전면 시행한다.

영광군도 200612월 관내 도로명 823개 노선과 건물 2178동에 번호를 부여하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완료하고 2008년 도로 명판 및 건물 번호부착 등 시설사업을 완료했다. 이와 함께 지역별로 세부 주소 확인이 가능한 새주소책자도 발간 배포한 상태이다.

이들 823개 도로명에 영광출신 인물의 호를 딴 길이 두 군데 있다. 바로 불갑면의 강항길과 영광읍 현암길이다.

이중 현암길 표지석이 지난 10일 세워졌다. 현암 이을호 선생은 1910년 영광읍에서 태어나 서울 중앙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강점기 시절 청년활동과 체육활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광복 후 영광에 민립중학교를 세우고 초대 교장으로 근무하다, 광주의대 약국장으로 일했다. 이후 동양철학 연구에 전념해 강항의 간양록의 번역과, 다산 정약용의 실학사상을 체계화 시켰으며, 국립광주박물관장으로 재임하면서 호남의 유물과 유적을 발굴하고 다산학연구원을 설립 운영하며 현대인들에게 실학 정신을 심어주었다.

이제는 현암길을 지나면서 이을호 선생의 깊고 깊은 고향사랑 정신을 가슴에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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