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우렁이 무상공급… 영농기 이전에 읍면동사무소에 신청
한 그릇의 밥은 한국인에게 음식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쌀은 조상 대대로 이어온 주식으로, 한국 식문화의 근간을 이뤄왔다. 쌀은 볍씨 고르기에서 탈곡까지 사람 손이 88번 간다는 귀중한 곡식이다.
특히 깨끗한 물, 맑은 공기, 풍부한 햇볕 등 오염되지 않은 전남은 오랫동안 국내 최대 곡창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쌀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전남 쌀은 경기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쌀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품질 균일화, 브랜드 차별화, 안정적인 물량공급, 전략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 신뢰를 쌓아 가면서 대한민국 최고 명품 쌀로 우뚝 섰다. 전남도는 전남 쌀 선호 현상이 ‘새끼 우렁이 농법’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지난해까지 친환경단지에만 무상으로 제공되던 우렁이가 올해부터 일반 농가에도 우렁이 구입비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제초효과는 물론 노동력 절감, 일반제초제 대비 비용절감 등 1석3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농업의 선두주자 우렁이를 양식, 공급하고 있는 ‘학산뜰 우렁이&신우농산’을 찾았다. 이곳은 유병호(58) 대표가 운영하는 곳으로 영광읍 구. 거농마트 옆에 위치해 있으며, 백수읍 학산리에 29,752㎡(구 9천평)규모의 우렁이 농장을 운영, 공급하고 있다.
지난 4일, 백수읍 학산리 우렁이 부화장에 연분홍색 알 꽃이 활짝 피었다. 친환경 농업을 위해 사용되는 우렁이가 동면을 끝내고 일제히 알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우렁이 알은 온도와 습도를 맞춘 부화장에서 12∼15일 정도면 부화돼 양식장에서 두 달여를 보내면 10∼12mm정도의 새끼우렁이로 자라게 된다. 이 새끼우렁이는 논의 제초효과를 99%까지 높이고 있는 ‘친환경 효자’다.
벼농사 새끼우렁이농법은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잡초 방제 효과 등의 시험검증을 통해 피, 물달개비 등 일반 제초제에 내성을 갖고 있는 슈퍼잡초까지 99% 이상 제초 방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은 모내기 전 마지막 써레질 직후 10a당 1.2kg(1200마리)를 논에 넣어 주면 99% 이상 제초효과가 있어 우렁이가 친환경농업 머슴 중 상머슴으로 통한다.
유 대표는 “새끼우렁이농법은 그동안 친환경농업단지에서 실천해 벼농사 제초효과와 생산비 절감에 큰 성과가 있었다”며 “앞으로 무제초제 농업을 실천함으로써 생태환경 보전과 생산비를 절감해 영광 농민 모두가 최고의 친환경 쌀을 생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유 대표는 백수 지산리 출신으로 타지에서 LPG충전소 운영 등 사업을 해오다 2005년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고향으로 귀농했다. 농사를 짓기 위해 귀농 교육에 참여하는 과정에 친환경자재 전문 업체 고려바이오를 오픈하게 됐다. 자연스레 친환경농업에 관심을 갖으며 우렁이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 유 대표가 우렁이 농장을 운영하게 된 계기다.
그는 “최근 들어 쌀에 대한 가치가 하락하면서 벼농사는 경쟁력이 없다는 탄식이 들녘에서 나오고 있다. 비료 값, 인건비 등 생산비는 치솟고 있지만 쌀값은 10년 전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친환경농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끼우렁이농법 실천을 원하는 농업인들은 농지가 소재한 읍면동사무소에 영농기 이전에 신청 하면 영농기에 맞춰 마을 및 들녘별로 전액 무상으로 일괄 공급해준다. 농가에서는 적기에 살포만 하면 된다.
■학산뜰 우렁이&신우농산
영광읍 천년로 12길 30 / 352-0153 / 351-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