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련샘/ 해룡고 1학년

지난 8일 오후, 전남영광FC(이하 영광)와 충북청주FC(이하 청주)의 개막전 경기가 있었다. 청주와의 이번 경기는 세 가지 의미가 부여되었던 중요한 경기였다.

첫 번째는 이번 경기가 영광FC의 홈 개막전 이였다는 점과, 두 번째는 2013 시즌이 끝나고부터 겨울 내내 긴 시간 동안 진행되었던 동계 전지훈련의 결과를 볼 수 있는 무대였으며, 세 번째는 2014 시즌 앞으로 있을 강호들과의 경기에 대한 내성을 기르는 것 이였다.

이점을 감안할 때, 청주는 영광에게 좋은 상대가 되었다.

오후 3,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영광과 청주 두 팀 모두 연습경기가 아닌 정규리그 경기는 오랜만이라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다. 영광의 패기와 청주의 노련미. 과연 어느 것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다줄까 생각하며 경기를 지켜보았다.

청주는 이번 경기 베스트 멤버가 아니었다.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청주는 최대한으로 멤버를 구성했으나 완벽한 멤버는 아니었고 개막전에 대한 징크스가 있었기에 이번 경기를 이길 것이라고 장담하지는 못했었다.

전반 10분경 영광의 공격수가 청주 수비수 2명을 돌파하던 중 수비의 파울로 영광이 직접 프리킥을 얻었고, 앞서 2명의 선수의 눈속임을 보였다. 그리고 직접 프리킥을 찾으나 공은 청주의 벽을 맞고 튕겼다. 그 뒤에도 두 팀 모두 여러 번의 슈팅을 날려보았으나 힘이 덜 실리거나 결정력이 좋지 않아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두 팀은 골 점유율도 비슷하고 공격율도 비슷하여 팽팽한 전반전 경기를 펼쳤다. 후반전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가 기대되게 만들었다. 후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은 다시 한 번 더 뜨거워졌다.

후반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청주의 수비수가 깊은 태클로 경고를 받았다. 후반 6분과 7분 영광이 2번의 좋은 기회를 놓쳐 아쉬워하던 도중 영광의 9번 안재성이 경고 누적으로 인해 퇴장 당했다. 영광 선수의 퇴장이 청주에게는 기회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퇴장 이후 청주는 프리킥을 얻었고 왼쪽 패널티박스 앞에서 청주의 9번 김민학이 찬 공이 수비벽만 살짝 통과해 왼쪽 골대를 맞춘 뒤 골 망을 흔들었다.

경기 분위기가 청주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것을 느껴졌다. 그러나 영광선수들의 부모님은 이긴 플레이를 해라’, ‘말을 하면서 경기를 해라등 큰 소리로 자식들의 사기를 충전시켜주었다. 영광은 뒤지고 있는 상황 이였지만 힘을 내어 계속해서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21분 영광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 왔으나 골에 대한 욕심이 과했던 것일까? 더 좋은 슈팅 기회를 만들어보려다가 그 기회를 놓쳐 버리고 말았다.

후반 26분 영광의 골키퍼 최철원은 멋진 선방을 보여주었다. 그 뒤 바로 청주의 주기호가 경고를 받고 영광의 신동일이 태클로 경고를 받았다. 후반 30분이 지나가면서부터는 양 팀 모두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여 선수를 교체하였다.

선수들이 교체되고 경기가 80분을 넘어갈 때 쯤 일이 생겼다. 청주 선수가 볼을 잡고 있을 때 영광 선수가 볼을 빼앗으려다가 선수들끼리 엉키며 싸움이 일어났다. 주심이 빠르게 대응 했어야 했는데, 주심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해서 그라운드 위의 싸움은 더 커졌고 관중석까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청주의 성한웅이 다쳐 교체되어 나가고 영광, 청주 각각 한 명씩 퇴장 당했다. 경기는 7분이나 지체되었고 추가시간 7분이 주어졌다.

추가시간 7분 동안 양 팀은 각각 9명과 10명이 경기를 뛰었지만 양 팀 모두 더 이상의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청주가 10으로 승으로 영광은 홈 개막전에서 패하게 되었다. 영광에게는 가장 큰 상대였던 청주에게 발목이 잡히고만 것이다.

영광 공격수는 위치 선정과 골 결정력을 조금 더 보완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영광은 경기 내내 흐트러지지 않는 수비의 모습과 빠른 공수전환으로 앞으로의 경기를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시즌 첫 경기이자 홈 개막경기에서 패한 것은 아쉽지만 경기를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청주와의 첫 경기를 통하여 영광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방향이 드러났다. 이제 영광은 이번 경기를 본보기 삼아 앞으로의 시즌을 차질 없이 준비할 일만 남았다. 전남영광FC의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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