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전 한농연 영광군연합회장, 대추귀말자연학교장

현재 우리 농업은 생산비 폭등과 농산물 가격 폭락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 농업강대국과의 동시다발적 FTA 체결에 따른 수입농산물 유입 증가 등으로 농가경영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농가인구는 청년 후계농업인력이 유입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2023년에는 65세 이상 농가인구 비율이 44%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돼 농업에 대한 정책적 백년대계가 풀뿌리 지방자치에서부터 시작되어야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영광군의 농업미래에 대한 십년대계를 세운다는 생각으로 이번 6.4지방선거에 출마할 입지자들에게 농업부분의 정책적 대안은 어떤 틀 안에서 생각하고 있는지를 묻고자 하며 이에 대한 생각들은 차후 지면이나 공약으로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향후 대한민국은 세계화와 자본의 논리에 지배되어 농업의 환경적, 문화적, 안보적 기능은 무시된 채 다자간,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가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의 흐름을 무시할 순 없겠지만 우리 고유의 존재가치를 지켜내는 일 또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에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의 것을 지켜낼 수 있는 대안으로 주창되고 있는 것이 로컬푸드 운동이라고 봅니다. 이 로컬푸드 운동은 지역농산물을 지역에서 먼저 적절한 생산계획에 의해 생산하고 이 생산물을 지역에서 먼저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지역의 농업을 안정적 기반위에 올려놓은 다음, 남는 잉여농산물이나 지역내에서 생산되는 대량농산물은 대형유통업자를 통해 도시나 해외로 유통시키자는 운동입니다. 이렇게 될 때만이 기후격변에 의한 국내외농산물의 가격폭등이나 폭락에서 지역의 농업을 지켜낼 수 있는 안전판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생산과 소비의 안정을 통해 지역 농업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며 경쟁력있는 소수의 지역농산물의 대량 소비처를 적극 개발해 경쟁력을 갖춘다면 세계화 속에서 우리의 것을 지켜내며 농업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입지자들께서는 로컬푸드란 미래 대안적 정책이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구체적인 실천공약을 제시해 주시길 바랍니다.

둘째, 가족농으로 대표되고 있는 지역의 농업구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영광의 농업구조는 가족농 형태의 중소규모의 농업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농업구조는 소득구조가 안정적이긴 하지만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업농이 아니다보니 도시 노동자들보다 못한 수익으로 근근히 버티고 살아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가족농 중심의 농업구조 안에서 소득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대책들이 적극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실재 이런 대책의 일환으로 직불제 형태의 보조금들이 지급되고 있으나 작금의 보조금 정도로는 언발에 오줌 누는 정도 밖에 효과가 없음은 누구나 아는 현실입니다. 도지사 입후보자들이 내세우는 농업인 월급제 같은 정책도 이런 취지에서 계발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정책들이 지방정부에서 발현되기란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영광군이 농업군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출마자들이라면 이런 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셋째, 농업과 농촌문화에 대한 소비자들과의 인식공유 및 제고방법에 대한 대책을 묻고자 합니다. 농업과 농촌문화는 한민족의 정신적 뿌리라고 말들은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농업은 기피 직종이며 실패자들이 마지막으로 잡을 수 있는 직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현실입니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농사를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가정의 아이들조차 부모가 농사짓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없는 것을 봅니다. 이처럼 우리 스스로 농업과 농촌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없는데 누구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자라는 다음세대들이나 대도시 소비자들에게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직접 체득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하지 않는다면 농업은 여전히 기피대상이요, 3D업종의 하나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어떤 계획과 대안으로 이런 문제를 풀어야 할까요? 저는 10여년전부터 대추귀말자연학교란 환경과 농업농촌 교육농장을 운영해 오면서 우리 영광 아이들마저 농업과 농촌문화에 대한 기초지식이 얼마나 부족한지 처절하게 느끼고 안타깝게 생각해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생태환경분야에서 가장 교육적 입지조건이 좋은 영광 땅을 담보로 전국에서 제일 먼저 농업농촌에 대한 인식제고 및 공유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들이 필요함을 주장하며 출마자 여러분들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갈 바를 몰라 잠자고 있는 110억여원의 농업발전기금에 대한 운영방법에 대한 소신을 묻고자 합니다. 이 기금이 어떤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까지 존재해 왔는지는 굳이 밝히지 않아도 알 만한 군민이라면 다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 군민과 농업인들의 생명을 담보로 원전에서 내놓은 혈세 아니었습니까? 그동안 이런 피눈물 나는 기금을 이용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스포티움을 지을 수 있었고 영광군의 농민들은 영광군의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면 기꺼이 그 정도는 희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후 남은 기금이 110여억원이 아닙니까? 그런데 아직도 이 기금의 운용방법을 모색하지 못해 은행 한구석에 처박혀 알량한 이자 돈이나 굴리며 낮잠을 자고 있는 것입니다. 이건 지금까지 이 기금을 관리해온 친환경농정과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을 것이지만 농민단체나 농협 등 관련단체들의 상충된 이해관계가 정리되지 않아 방치되어 온 것이라는 지적을 피할 순 없을 것입니다. 근자에 감사원에서 이 기금의 미흡한 활용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고 하니 어찌해야 할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이 기금을 운용해서 영광군의 농업발전에 씨앗돈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하시지요? 어떤 로드맵을 통해 이 기금을 운영할 것인지 그 대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영광군의 농업미래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라고 판단되어 공개적으로 지면을 통해 대한민국 최대농민조직인 한국농업경영인 영광군연합회의 이름으로 묻습니다. 먼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입지자들의 총체적인 인식공유가 필요합니다. 그 대안들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 농업인들은 출마자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실행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에 눈과 마음을 열고 판단할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하겠습니다. 영광의 미래를 맡길 만한 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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