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유)영광전력 대표이사

64 지방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민선6기 광역단체장, 도교육감. 기초단체장은 취임을 하고 의원들은 의회를 구성하여 새 임기를 출범하는 시기이다. 그동안 당선인들은 방송이나 신문에 당선의 소감이나 정책을 발표하며 앞으로 4년간 책임과 임무를 다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특히 영광의 경우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최초로 이낙연 전남도지사의 초선의 영광은 영광인들의 자긍심과 함께 영광발전에 긍정적인 기대를 걸고 있다.

며칠 전 어느 시골집에서 우연히 알에서 막 부화되고 있는 병아리의 모습을 보았다. 신비스럽고도 장엄한 새 생명의 탄생 순간은 고통과 동시에 환희로운 기쁨이었다.

어미닭의 품속이 아닌 인공 부화기에 의존해 갓 태어나는 병아리는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느라 노란 부리는 온통 하얗게 변해 바라보는 내게 기쁨보다는 안쓰러움을 더했해졌다.

병아리는 고통의 순간도 잊은 듯 스스로 몸을 흔들어 깃털을 말리더니 본능적으로 먹이를 찾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정상적이라면 병아리는 어미닭이 알을 품어 병아리로 부화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21일쯤 된단다.

밤낮으로 알을 품고 있는 어미닭에게 18일쯤의 시간이 지나면 알속의 병아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반응을 시작한다.

이 때 어미닭은 알속의 병아리가 알의 막을 쪼는 소리()를 듣고, 밖에서 부리로 알을 깨는 일을 동시에 도와준다().

병아리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안의 껍질을 깨지 않으면 어미닭 역시 밖에서 도와주지 않는다.

이렇듯 병아리와 어미닭의 출생의 모습을 중국 송나라 시대 총 열권으로 구성되어 있던 불교서적인벽암록에는 이 모습을 가리켜 줄탁동시(啐啄同時) -(쪼울 줄(),쫄 탁(),한 가지 동(),때 시())라는 고사성어로 대변 된단다.

어미닭에 관련된 고사 성어를 읽으며 문득 지난 며칠 전 6.4 광역단체장 및 기초의원 선거로 새롭게 정치에 입문한 당선인들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고귀한 어린 생명을 잃어버린 세월호 참사라는 국민적 아픔과 슬픔 속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의 결과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속속 등장하였다.

더불어 그동안 꾸준히 시민들 앞에 다가가 이름 알리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당선인들도 있는가 하면 지난 임기동안 성실하게 시민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목소리를 대변했던 의원들은 23선이라는 영광을 안기도 하였다.

이제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는 도지사, 교육감님을 비롯한 도의원 군의원님들에게 감히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탁을 드리고 싶다.

집안 살림에서부터 나라살림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지금까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생각과 노력만으로 집행되는 정책들은 그 어느 것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그 동안의 경험으로 충분히 알고 또 보아왔다.

더 이상 주민이, 국민이 공감하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정책과 국민의 혈세가 쓸모없이 낭비되는 사업은 이제 그만하였으면 좋겠다.

더불어서 모든 주민이 원하는 것이 어느 단체나 소수의 반대로 좌절되는 정책 또한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특히 정책입안에 있어 어느 개인과 단체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주민 모두의 입장에 서서 정책이 입안되고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병아리와 어미닭이 동시에 알을 깨어야만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맞이할 수 있듯 이번 64 선거에서 새롭게 출발 하시는 도지사님을 비롯한 군수님, 도의원, 군의원님들께서는 좀 더 주민에게 다가가는 소통의 정책을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지역민들에게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당선인들이 후보시절에 약속한 공약을 실천하도록 끝까지 도와 주는 게 의리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람이 그럴 수 있느냐는 말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를 볼 때 그들이 진짜 도왔는지 의심스럽다. 선거가 끝나면 모두가 나 때문에 당선 됐다지만 어디 그런 사람이 한두 사람인가.

당선인들은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당선된 것이 아니라 지역민을 위한 지도자로써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아 선택된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개인적으로 당선인들에게 너무 큰 기대는 걸지 말 일이다. 차라리 중도에 하차나 하지 않도록 조용히 지켜보면 오히려 잘한지 모른다. 그래서 당선인들에게 이렇다 할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것도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다만 4년을 잘하겠다고 공약을 하였으니 공약을 실천하는지 지켜보고 있는 것이 영광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당선인들의 공약은 선거공보에 명시되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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