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령스러운 빛의 고장 ‘영광’

박 혜 숙

21세기에 성숙한 시민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주요 동력 네 가지를 꼽는다면 자발적 참여, 자치, 자원봉사, 평생교육을 들 수 있다. 특히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주민들의 참여와 자치, 자원봉사의 활성화는 시민사회성숙의 기초로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지역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은 주민들의 관심과 다양한 참여욕구를 담아내지 못했다. 이에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해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확산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1998년 창립된 열린사회시민연합이란 시민단체는 주민의 참여와 성장을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풀뿌리공동체운동을 전개하면서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하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건강한 사회문화를 확산해가는 사회공헌 모델을 창출하고, 전문가와 연계한 봉사를 통해 기회를 제공하고 현장의 욕구에 부응하고자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자원봉사마을 만들기󰡑라는 자원봉사 프로그램 공모사업을 통해 지역기반 모델을 발굴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영광군자원봉사센터에서는 필자가 ‘4대종교 순례지 문화지도 만들기란 제목으로 󰡐자원봉사마을 만들기사업에 응모하여 당시 전국의 군단위에서 유일하게 선정되어 분에 넘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노력봉사나 업무보조 활동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들이 내 고장, 내 마을의 문화, 교육, 환경을 가꾸는 일이 더 재미있고 창의적이어서 앞으로 우리 지역의 지속적인 자원봉사 문화의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영광군에 전해오는 문화유산 중에는 종교 문화유산이 많아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빛의 고장이라고 불리어져 왔다. 이런 자랑스러운 지역 특성을 더욱 빛내기 위한 ‘4대종교 순례지 문화지도 만들기사업은 영광지역의 종교의 발자취를 발굴 조사한 후 자원봉사단체를 육성하고 상호 교류를 통해 건전한 지역사회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 것 이었다. 나아가서는 지역 문화유산을 관광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정신문화를 한 차원 드높이는 매개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굴비의 산지로 유명한 우리고장 영광은 옛 부터 풍부한 자원과 산수가 아름다워 사백(, 소금 ,목화, )의 고장으로 일컬었고 조선시대는 홍문관의 별칭인 옥당을 상징하는 옥당고을 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려졌다. 김삿갓도 서해낙조에 취해 발을 헛디뎌 나뒹굴었다는 백수해안에는 이제 해안도로가 깔려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10개의 길 중의 하나가되어 수많은 연인과 가족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전통문화인 단오제가 영광과 강릉에서만 면면히 내려오고 있다는 것 또한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여겨 보아야할 것은 5대종교(기독교를 가톨릭과 개신교로 나눌 경우)의 신령스런 빛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4대종교 순례지 문화지도 만들기사업을 응모할 때는 가톨릭인 천주교 영광성당은 순교자를 발굴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고 성지로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한 시기였다. 이제 천주교 영광성당도 순교자 성당으로 인정받아 최근에 축성식까지 가졌다고 한다.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른다. 5대종교의 성지가 이처럼 작은 고을에 함께 있다니 영광이 비록 작지만 작다고 일컬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욱이 원불교는 이곳에서 태어난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에 의해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창건되어 민족종교의 발상지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이제 바야흐로‘5대종교 순례지 문화지도 만들기사업을 일으켜 지역의 종교문화유산을 관광자원에 그치지 않고 자원봉사의 정신과 가치를 불어넣어 지역사회의 통합을 위한 정신적 ,사회적, 문화적 유산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할 때이다. 종교인을 중심으로 순례지 지킴이봉사자를 모집하여 전문 자원봉사자를 양성해서 5대종교 순례지 문화지도를 만들어 보급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만드는 것은 지역의 군민모두가 행복해 지기 위한 지향점을 가지고 동력을 끊임없이 활성화하고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지속될 때 가능한 것이다.

나비가 날 수 있는 것은 날개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수없는 날개 짓 때문이란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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