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서강·전주 한누리지역아동센터

영광군 14곳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4,000곳이 넘는 지역아동센터가 운영 중에 있지만 대부분이 저소득층 아이들의 방임 돌봄 수준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 등의 추천을 받아 특색 있거나 우수 사례지역을 취재분석해 한 단계 발전된 운영전략 및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시단위도 종사자 처우개선 목소리 비등

전북 익산시·전주시 지역아동센터

전북 익산시는 총 47개소의 지역아동센터에 정원 1,232, 현원 1,102명을 운영하고 있다. 일선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비에 아이들 1인당 3,000원에 해당하는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영광군과 같이 예산이 부족해서 1인당 3,500원의 급식비를 정원의 60%만 지원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설 운영자들이 정원대비 이용 현원이 1~2명 줄어들 경우 이를 감안해 신청하면 해당 금액을 도비를 포함해 지급한다고 익산시 지역아동센터 담당은 전하고 있다. 또한, 익산시 측은 종사자들에게 연차에 따라 매월 5~8만원의 수당을 전라북도비 지원을 받아 지급하며 처우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 외에 익산시 자체적으로도 시비를 들여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을 위한 교재비나 교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전북 익산시는 11414동으로 이루어 졌으며 6월말 기준 122,118세대에 인구수는 305,213명 규모의 도시다. 유일한 읍인 함열읍은 인구 8,036명에 대부분의 면단위가 1,800~5,000명 수준이지만 9,000명이 넘는 곳도 있다. 오히려 동단위는 읍면의 20배가 넘는 최대 37,000명까지 인구가 몰려있으며 1만명 넘는 동이 9곳이나 된다.

전북 전주시는 233개 동으로 구성됐으며 6월말 기준 249,830세대에 인구수는 651,585명 규모의 도시다. 동별로 인구 2,900명 대에서 최대 24,000명까지 분포됐지만 대부분이 5,000여명 안팎이다. 관내에는 정원 1,880명에 현원 1,770, 65개소의 지역아동센터를 운영 지원하고 있다. 시설에는 운영비와 1인당 3,000원의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급식비의 경우 충전식 푸드카드를 발급하거나 아동센터에서 청구하면 100% 지원하는 방식이다. 순수 시비로 아이 1인당 500원의 간식비를 별도로 지원하고 있어 실제 급식비는 영광군 수준인 3,500원이지만 60%만 지원하는 영광과는 달리 100% 지원한다.

또한, 아동복지교사 47명을 파견해 15시간 주 25시간씩 아동지도를 지원한다. 시 차원에서는 지난해 아동센터연합회 주최 한마음독서대회를 지원하기도 했다. 아직 아동센터 시설의 임대비 지원 같은 제도나 시립·공립시설은 없이 전부 민간·법인 시설이다.

종사자들에게 경력 5년 미만은 월 5만원, 이상은 8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지만 타 복지시설의 12만원~15만원 수준으로 인상요구에 처우개선 차원에서 긍정적 검토단계다.

운영비에 포함된 인건비를 별도로 분류하고 현실화 해달라는 목소리도 높다고 전주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전하고 있다.

 

학교 돌봄+아동센터 복지 모델 필요

김천석 익산시 무지개지역아동센터 대표

익산시 무지개지역아동센터는 지역협회를 맡고 있는 인근 사랑in교회김천석 담임목사가 대표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곳은 지난 2002년 공부를 위한 도서관을 시작으로 다음해 정부 지원 없는 순수한 공부방으로 전환했다. 현재는 정원 29명에 현원 26, 종사자 2명인 정부 지원시설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의 비율은 70% 정도로 이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기초수급이나 차상위 아동들은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 지원 및 관리되고 있지만 맞벌이 등 사각지대 아이들은 역차별을 받고 있다. 사회복지는 사각지대 관리가 더 중요하가 때문이다.

종교 측에 운영하다 보니 기본적인 학습 외에 달란트(재능)를 더 중요시한다. 아이들의 재능을 발굴해서 살리는 것이다. 사회복지 실습기관인 이곳에 오는 교사들에게도 이를 강조한다. 아이들이 방과후 학습을 기본으로 하지만 이 안에서 다양한 소질을 계발 후 부모와 학교와 연계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달란트 교육이 사회로 이어져야 한다. 때문에 아동센터 중앙지원단 파견 교사들도 학습 중점보다는 복지사적 마인드가 더 중요하다. 더구나 열악한 지역아동센터에서 학습을 기본으로 다양한 활동 지원이 가능해야 한다. 센터가 열악할수록 일은 많아지지만 현장에서는 교사와 복지사의 업무 과중 격차가 불평등하다. 이러한 구조는 아이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특히, 현재 정부 방침을 보면 교육안에 복지를 넣으려고 한다. 학교 돌봄교실이 대표적인 예이다. 여기에 청소년아카데미나 행정에서 추진하는 드림스타트 등을 보면 아이들을 돌보는 같은 일을 하는데 운영 및 지원체계는 아동센터와 너무 차별적이다. 상처 많은 아이들을 오히려 정부가 격차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학교 돌봄이나 행정 돌봄, 그리고 민간 돌봄이 평등한 지원체계로 개선되어야 한다. 행정은 풍족한 예산으로 운영하고 민간은 열악한 지원과 후원에 의존한다면 구조적인 차별이 생기기 때문이다.

학교나 행정 측이 민간 아동센터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후원을 받아가며 운영해 봐야 만이 현 실태를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아동센터가 우후죽순 생기다 보니 재정적 효율성도 문제다. 때문에 구조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학교 안에 사회복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 교사는 교육 전문가이지만 사회복지 전문가는 아니다. 학교의 도서관, 교실, 급식실, 체육관, 운동장 등 아이들을 위한 모든 시설이 갖춰진 장점을 살려 아동센터 전문가들이 학교돌봄을 운영하는 모델이 필요하다. 아동센터에 대한 이중투자를 방지하는 재정적으로도 효율적이다. 이곳 단체들은 교육기관과 협약이나 시범학교 등 학교 내 아동사회복지가 이루어지도록 제도개선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주요 운영 프로그램은 정서수업을 비롯해 수준별 영어수업을 진행하며 학습부진아동은 자원봉사자와 함께 일대일 학습지도를 한다. 색종이 접기 활동이나 독서지도 수업, 과학 공작교실을 통해 집중력을 높이고 재능 계발을 위한 바이올린이나 첼로수업도 한다. 이 외에 수영교실이나 스키캠프, 지역축제 등에 참여하고 있다.

 

 독서와 악기로 꿈과 재능 키우는 특성

장미량 한누리지역아동센터장

전라북도 전주시 한누리지역아동센터는 지난 2003년 인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부방을 열었다. 우범지역에 속한데다 놀거리도 없던 이곳 아이들을 위해 하누리 교회 안에 공부방겸 탁구대를 놓은 게 전부였다. 아이들이 드나들면서도 영어, 수학 공부도 하고 때로는 탁구와 축구를 하며 놀고 컵라면에 밥을 말아먹는 수준이었다. 매일 문을 여는 것도 아니었지만 아이들이 늘었고 지난 20054월 정식 아동센터로 개원(29)했다. 지금은 정원 49명에 현원 49, 종사자 3명을 갖춘 정식 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외부 교사도 고정 1명에 푸가 1명이 더 지원될 예정이다.

교회에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도서관, 식사시설, 놀이 및 공부방 등 다른 아동센터에 비해 양호한 시설을 갖춘 게 장점이다.

공부방 시절엔 운영 개념이 없었지만 정식 시설이 되면서 책임감이 생겼다. 지역 특성상 저소득 아이들이 90% 가량 되면서 체계적인 지도가 필요해 졌다. 빈곤의 악순환이 문제라는 인식하에 선택한 전략이 바로 독서 교육이었다. 그렇게 교회 안에 작은도서관을 20059월 열었다. 식사 전 30분은 무조건 책을 읽도록 지조하고 동화구연, 독서지도, 독서관련 프로그램 등 중점을 뒀다. 매년 1차례 34일 진행하던 독서캠프도 아이들의 변화를 느낀 뒤부터는 연 2차례로 늘렸다. 독서를 통해 아이들이 꿈을 정립해 나가도록 지도했다.

특히, 독서를 하다보니 전교 1·2등을 하는 상위권 아이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아 그 대책으로 밴드와 드럼을 시작했다. 관악, 현악 등 악기를 통해 재능을 찾아가는 것을 발견했다. 악기로 자신감을 얻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자세를 갖는 변화도 생겼다. 이에 바이올린, 트럼펫, 트럼본 등 음악캠프도 열기 시작했으며, 전국 아동들이 같이하는 오케스트라에도 참여했다.

독서를 통해 꿈을 키우고 악기를 통해 재능을 키우는 전략이 효과를 냈고 이곳 아동센터의 중점 사업이 됐다. 물론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다. 교사들이 독서지도사 및 운영자 수준의 교육을 받아야 했으며 지도 핸드북을 만드는 게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들였다.

센터 아이들과 기업 자녀 5:5 비율로 캠프를 열었을 때 초창기 적응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집중하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집중도가 높아졌다. 매사에 부정적이던 아이들의 인식도 변화했다. 보람을 느꼈지만 이 아이들이 이제는 졸업하고 새로운 아이들이 들어와 모든 게 다시 출발 단계다.

독서 특화는 아이들을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악기 역시 집중도가 높아지고 도전 의식에 다른 성취감과 자심감이 생겨 중요하다.

이러한 센터의 노력은 결국 종사자들의 열정과 노력이다. 이들의 처우가 타 복지시설에 뒤떨어지다보니 경험만 쌓고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처우개선은 시급한 문제다. /채종진·최미선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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