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에서 온 편지

박 혜 숙

광양시는 백제시대에는 마로(馬老), 통일신라시대에는 희양(曦陽), 고려시대부터는 광양(光陽)으로 불려왔는데 "마로"는 우두머리, "희양, 광양"은 따스하게 빛나는 햇살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지난 1989년 당시 광양군의 일부지역이 동광양시로 분리되었으나, 1995년에 통합을 이루어 도시와 농촌 복합형 도시가 되었다. 20148월말 현재 153172명으로 1610법정동 5행정동 59법정리(182행정리 941016)로 구성되어있다. 영광과 광양은 지형적으로는 서해와 남해바다를 끼고 있는데 영광은 전라남도 북서해안에 위치하고 있고 광양은 동쪽 남해안에 자리하고 있다.

두 시,도는 21세기 해양시대를 맞아 동북아시아의 물류거점 항만도시로의 도약이 기대되는 고장이기도 하다. 또한 빛 광()이라는 한자를 쓰는 곳으로 모두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듯하다. 영광은 신령스러운 빛이 깃든 5대 종교성지가 있는가 하면,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력발전소가 있고 광양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는 제철소가 있다. 그런데 지난 7월경에 그 곳에서 편지가 왔다.

나눔을 실천하는 광양사람들의 모임인 나광모라는 지역의 봉사단체에서 강의를 요청해온 것이다. 지역에서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고자 2005년 창립하여 현재 17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창립당시 20여명의 회원에서 1년 만에 100여명의 회원으로 불어나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었고, 회원들의 직업군도 다양하여 주부부터 노동자, 자영업자, 회사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애인들과 나광모가족 들이 전남 드래곤즈 개막전 관람을 시작으로 나눔의 첫 테이프를 끊은 후 자연보호캠페인, 청각장애인을 위한 먹거리장터, 한울타리 반찬 나눔 사업 및 행복돼지 저금통분양사업, 한부모 가정어린이 여름문화체험캠프, 중중장애인 가을나들이, 광양사랑 몰래산타사업 등 월별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지역사회복지단체 및 장애인단체와 손을 맞잡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몰래 산타는 광양사랑청년회와 공동주관으로 광양진보연대, 장애인부모회, 한부모가족희망센터 등 지역의 여러 단체와 시민 등 200여명이 함께한다. 광양지역 내 한부모 가정 아동, 조부모와 함께 사는 아동, 그리고 소년소녀가장 청소년 등 지역사회에서 소외되어있는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해 주말에 어린 청소년들을 집으로 데려와 회원 자신의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가족체험과 함께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하고있다.

지역의 소외된 장애아동과 저소득 가정 140여 아동들에게 이벤트와 선물, 케이크 등을 전달하기도 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내면의 자아와 현실의 자아가 항상 갈등하고 살아가는 삶속에서 모두들 경제력· 외모· 명예로 자신을 치장하기에 급급하지만 순수함과 정직함을 간직하고 살아가려는 아름다운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의 모임인 나광모의 초대는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지역에서 자생한 풀뿌리 봉사단체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주고 싶어서 초대에 응하게 되었다. 이런 초청강의는 1년에 한번 하는 행사로 전회원이 참여토록 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는 광양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행사를 하게 되었는데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지역아동센터를 홍보해서 도와주려는 뜻으로 행사 장소를 선정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참으로 자상한 분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강의 내내 한사람도 졸지 않고 부족한 이 사람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셔서 정말로 신이 나서 강의에 몰입할 수 있었다. 특히 부부 봉사자가 많아서 그런지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어떤 회원들은 통키타를 연주하여 회원들의 흥을 돋아주기도 했다. 강의는 저녁 9시까지 진행되었는데 저녁식사도 강의가 다 끝나고 드시기로 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대단한 분들이다. 특히 강의 도중에 자원봉사에 대한 회원 각자의 생각들을 발표하

는 시간을 가졌는데 어찌나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발표하는지 놀라웠다. 준비된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사실 자원봉사가 자신들의 생활 속에 녹아있는 분들이란 것을 여러 정황을 통해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끝으로 나광모회원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우리 지역에서도 마음이 따뜻한 자생적인 자원봉사 단체가 많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