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지난일들을 훌훌 털고 새해를 맞을 수 없다. 세월호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어서다. 현수막에 담긴 민심을 보고 들어야

교수들, 간이 부었나. 올해의 사자성어를 감히지록위마(指鹿爲馬)로 선정 하다니. 대통령께서 교수와 교사의 정년이 다른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씀 하실까 걱정된다. 새정연 서 영교 의원이 선정한 지록위마 10에 공감한다. 국정원이 정치에는 개입했으나 선거 개입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에 세월호 보도 협조 요청은 했으나 검열은 안했단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면서도 청와대가 컨트롤 타워는 아니란다. 변명이다.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갑을 올린 사건과 청와대 문건이 찌라시? 속 보인다.

2014. 세월호 참사의 해. 역사를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써야 한다는 주장에 전 국민이 공감했다. 책임지겠다고 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했다. 누가 책임 졌는가. 유 병언 말고 떠오르는 이름이 없다. 무엇을 해주었나. 유족들의 울부짖는 모습만 떠오른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늘었다. 우리가 이래도 되는걸까. 세월호 이전과 달라진 것은 없다.

원자력 발전소가 해킹 당했다. 공격 위협을 받고 있다. 당국은 안전 하다고만 한다. 체르노빌도, 후쿠시마도 안전하다고 했다. 노후화된 발전소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그치지 않는다. 원전 홍보관을 찾아 대형 사고가 나면 어째야 하는가 묻는다. 사고가 나지 않는다고만 답한다. 대책은 없다는 말로 들린다. 민족과 국가의 존망이 걸린 사안이다. 워낙 치명적이어서 피할 길이 없다면 대체 에너지 개발에 국력을 모으는 것이 당연하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는다.

영광은 바다를 끼고 있다. 원전도 있다. 사고 위험도 그만큼 크다. 안전 대책과 유사시에 대비한 훈련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쟁도 컴퓨터로 치르는 시대다. 해킹 자체가 사고다. 해커들은 공격 위협을 했다. 불안하다. 안전하다는 말은 믿을 수 없다. 개인은 어떤 방법도 없다. 지록위마의 세월이니까. 함께 나서야 한다. 피해를 최소화 할 대책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 안전 체험관을 지어 살아남은 우리 자식들만이라도 스스로를 지킬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모든 나쁜 것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새해를 맞고 싶다. 안타깝지만 2015년을 그렇게 맞아서는 안 된다. 세월호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거리에는 결코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시민들의 아우성이 담긴 현수막이 나부낀다. 국민이 안전한 나라가 되는 날 비로소 세월호 이후의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가 읽혀진다. 영광 여성의 전화(대표 오경미)가 신청 받아 내건 100여개의 현수막에 대한민국의 오늘이 담겨있다.

별이 된 아이들이 물어요 지금은 진실이 밝혀졌나요(김 원). 보고 싶다. 내 새끼(양 파). 세월호! 오늘 침묵하면 내일은 내 가족입니다(송 현희). 기억하겠습니다(전 정숙). ....(박 덕순). ‘사고가 아닌 사건의 진실 밝혀야(윤 금희). 진실규명, 최소한의 예의입니다(준형 엄마).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김 용숙). 우리 모두가 세월호입니다(임 옥경). 꼭 기억하겠습니다(신 창선). 이 땅에 세월호가 다시는 없기를(이 운영). 엄마, 아빠 지금은 안전한가요?(강 민구·권 혁범). 진상 규명은 민주주의의 시작입니다(강 위원). 왜 다해준다며, 진상 규명은 안되나(양 효라). 침몰해야 하는 것은 박 근혜 정권입니다(오 미화). 책임 규명, 책임자 처벌(채 광선). 사라진 사람들 가려진 진실들(임 미정). 국민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원합니다(김 금남). 가만히 있어 아이들이 희생되었기에 행동하겠습니다(전 은주). 오늘도 2014416!(오 경미).

벼슬하고 정치하는 분들 눈 크게 뜨고, 귀 활짝 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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