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이 2015년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선정했다. 지록위마는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서 환관 조고가 황제에게 사슴을 말이라고 고해 진실과 거짓을 제멋대로 조작하고 속였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것.

올 한해 대한민국은 안전과 인권이 실종되고 거짓이 만연하면서 보수와 진보의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깊은 상처를 남긴 한 해로 기록된다. 장기 불황으로 서민과 농어민들의 삶은 더 힘들어지면서 양극화의 폭은 더 넓어졌다.

300여명이 넘는 사망자와 실종자를 낸 세월호 침몰 사고는 온 나라를 울분과 비통으로 몰아넣었다. 세월호 참사로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은 그 정도가 너무도 극심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익을 만들기 위해서는 안전은 뒤로 보내고, 자신들 집단의 보호를 위해서는 온갖 거짓으로 국민들을 농단하였다.

정치권과 재벌 오너 가족의 ()에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했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은 권력과 부를 등에 업은 자들의 전횡의 극단을 보여줬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은 헌정 사상 최초로 사법기관에 의한 정당 해산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기쁜 일보다는 가슴이 여미고 눈물을 쏟고 분노했던 날들이 더 많은 한 해였다.

우리지역의 2014년은 기쁨과 실망이 교차했다.

전남도지사에 영광출신 최초로 이낙연 전 국회의원이 당선되었고, 영광군 부채제로시대 돌입, 지역브랜드 대상 수상과 영광이 남도문학1번지라는 소식 등은 우리들을 기쁘게 하면서 자긍심을 높여준 한 해였다

그러나 영광의 아킬레스인 한빛원전 문제는 일 년 내내 각종 뉴스를 만들어 내면서 지역민들을 불안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했다.

군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여 주어야 할 군정추진은 보훈회관부지 이중 구입을 비롯해 예술의전당 부실공사, 농업관련보조금 부실운영 등으로 신뢰를 하락시킨 사건들이다.

영광굴비 명예를 건 재판에서 패소하고, 영광의 미래로 기대를 모았던 대마전기자동차산단 문제도 가능성이 희미해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뜻과 의지가 모이면 원전문제와 대마산단 등 지역의 숙제들은 해결되리라 믿는다.

이제 희망과 절망이 교차한 2014년이 저물어 간다. 한 해 동안 남아있는 불신과 갈등을 떨쳐버리자. 새해에는 희망과 기쁨을 만들어 내는 지혜로움이 가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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