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준/ 영광향교 장의

-다사다난했던 갑오년을 보내고 을미년을 맞이하며-

세월은 유수와 같아 벌써 그리도 다사다난했던 갑오년(甲午年)이 다 지나가고 을미년(乙未年)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금년 한 해를 돌아보면 너무도 가슴 아픈 일들이 참 많이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오룡호 침몰 사건 등을 비롯해 바다와 육지에서 발생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은 우리들 가슴을 저미게 했으며 특히 기성세대들의 깊은 반성을 요구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꽃송이들이 피어나지도 못한 채 수장 되게 한 세월호 사건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한 충격을 안겨준 처절한 사건이었으며, 천재지변도 아닌 나쁜 사람들에 의한 어처구니 없는 재난으로 다시 한 번 우리 사회의 총체적 반성과 각성을 요구했습니다.

인간으로서 기본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하며, 책임의식, 생명존중(生命尊重)과 직업윤리의식(倫理意識)의 부재로 인한 재난은 우리모두에게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숨가쁘게 숨가쁘게 경제성장 만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그 결과물의 폐해가 바로 오늘날 책임의식 부재로 인한 대형 참사를 몰고 왔습니다. 이제 물질문화(物質文化) 못지않게 정신문화(精神文化)의 근간(根幹)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잘사는 나라로서 뿐만 아니라 바르게 사는 나라, 사회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안전하고 좋은 나라, 열심히 사는 사람이 신뢰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품격(品格)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우리 모두가 합심전력 해야 합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만연해 있고 인정이 메말라 있으며, 진리가 외면 당하고 도덕과 윤리가 땅에 떨어져 사람의 인격(人格)을 돈으로 평가하는 황금만능주의(黃金萬能主義)가 팽배해 있습니다. 이러한 병폐적 요소들을 타파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美風良俗)을 되살리고 어떠한 시류(時流)의 역리적(逆理的) 변화물결이 우리 앞에 엄습해 온다해도 우리는 결연한 자세로 반만년 역사의 유구한 전통과 백의민족(白衣民族)의 정의를 계승 발전시켜나아가야 합니다. 그 책임이 지금의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을미년 새해에는 국운융창(國運隆昌), 국태민안(國泰民安)하고 우리 군민 모두에게도 더 좋은 건강 더 많은 행복이 깃들고 더 깊어진 사랑으로 환하게 웃음짓는 행복한 새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옥당(玉堂)고을” “호불여 영광(戶不如靈光)” “남령북악(南靈北岳)” 예로부터 영광은 산수가 아름답고 어염시초(魚鹽柴草)가 풍부한 고장으로 삼백(三白) 또는 오백(五白)이라 일컫는 쌀 소금 면화 눈 누에가 많았고 인심이 넉넉하여 살기좋은 고장으로 예악문물(禮樂文物)이 풍요로와 찬연한 옥당고을 문화를 꽃피웠기에 188912,691호수로 영광만 한데가 없다하여 호불여영광이라 하였습니다.

우리 영광 사람은 모두가 한 형제이며 친구이고 다정한 사람들입니다. 우리 모두 서로 아끼고 사랑합시다. 어느덧 갑오년도 저물어갑니다.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싯점에서 어렵게 사는 이웃, 홀로 사는 노인,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을 한 번쯤 떠올려봅시다. 또 나에게 소중한 사람, 나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지난 1년동안 연락 한 번 못하고 너무 소홀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한 번 되돌아봅시다.

사랑의 말 한 마디가 축복을 줍니다. 기분 좋은 말을 들으면 하루가 즐겁습니다. 하지만 기분 나쁜 소리를 들으면 하루 종일 우울합니다. 우리들 삶의 대부분은 말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인간의 세 치 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가장 무섭고, 지독한 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혀는 칭찬을 통해 고래를 춤추게 할 수도 있고 심장을 파고드는 독()화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진정한 표현의 자유란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습니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빛을 갚는다 했습니다. 비단이 곱다해도 정다운 말 같이 고운 것은 없습니다.

서로 미워하고 사랑하고 시기하고 원망하는 모든 감정이 말을 통해서 생깁니다. 말에도 맛이 있고 멋이 있습니다. 한 마디 말이라도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한 마디 말이라도 좀 더 품위 있게 하는 노력을 합시다. 항상 내 마음을 경계하고 내 행동을 살펴보며 화근이 되는 입과 혀와 욕심을 조심합시다. 남을 손해보게 하면 마침내 자기도 가진 것을 잃게 됩니다. 남에게 고통을 주면서까지 나의 이익을 추구하면 그 원한이 수 십배의 재앙이 되어 나에게 돌아옵니다. 우리는 넓고 깊은 이해심으로 물의 흐름을 닮아 너그러운 마음을 간직합시다. 물에서 진리를 발견하고 물의 가치를 강조한 대표적 철학자는 노자(老子)입니다. 지고(至高)의 선()은 물 과 같습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그 공을 다투지 않으며 유연합니다. 네모진 그릇에 담으면 네모 모양이 되고 동그란 그릇에 담으면 동그란 모양이 됩니다.주어진 환경에 따라 순응합니다. 물은 겸허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높이려 하지 않고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목표를 달성합니다. 그러면서도 물은 급류가 되면 아무리 크고 강한 바위라도 부수기까지 하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물처럼 온유하면서도 굳세게 살아갑시다.

우리 영광 사람들은 모두가 형제이며 나의 가족 처럼 소중한 사라들입니다.

존경합시다. 겸손합시다. 양보합시다. 사랑합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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