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업! 희망은 전문농사꾼 집단인 한농연에 있다!-

김상훈 전 사)한농연 영광군연합회장 대추귀말자연학교 교장

행정자치부가 지난 121일 실시한 대통령에 업무보고에서 “ 2~3개 면사무소를 통합해 1개는 행정면으로 운영하고, 나머지 면사무소는 복지서비스 제공 장소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농촌지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체계가 미흡하고 고령화율이 높은 농촌지역의 특성상 면사무소를 통합할 경우 접근성이 떨어져 주민들이 민원을 해결하는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농가 인구 고령화율은 37.3%로 우리나라 전체 고령화율 12.2%3배에 달해 오히려 고령 농촌 주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여기에 농촌지역 면사무소는 일반 행정 업무와 더불어 쌀, 밭 직불금을 비롯한 각종 보조사업 신청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농촌지역 주민들의 불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면사무소를 통합할 경우 면사무소 위치를 두고 지역 간 갈등이 불거질까 우려된다. 농촌지역에서 면사무소는 행정기관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지역 공동체의 구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지역 주민의 애착이 크다. 여기에 면사무소가 위치한 지역 위주로 각종 사업이 진행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면사무소를 강제로 통합할 경우 소재지를 두고 극심한 분란이 일어날 수 있다.

지난 ‘141030일 헌법재판소가 국회의원 선거구 간 인구 격차를 최대 3배까지 허용해온 공직선거법 제252항을 두고 인구 격차가 2배를 넘지 않도록 개정하라고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져 농촌지역의 정치적 소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수 등을 문제 삼아 면사무소까지 통합한다면 농촌지역 주민의 권익은 바닥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민밀착 서비스가 강화되도록 지자체 조직을 현장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정부가 이러한 농촌지역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이대로 면사무소를 통합한다면, 이는 정부의 지방조직 개편 취지에 반하는 것이다.

한편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1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방문해 올해 안에는 건보료 부과 체계 개선안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며, 현재까지 진행된 부과체계 개선안을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지역가입자인 300만 농업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현재, 건강보험부과체계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이원화돼 서로 다른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책정하고 있어, 부과기준에 대한 형평성과 공정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이에 소득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로 단일화 하기위하여 2013년부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을 구축하고, 공청회와 토론회 등 꾸준히 논의해 왔으며, 129일 기획단 최종회의를 열어 개편안을 최종 확정하고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연기 발표로 인해, 언제 다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이 이루어질지 모르는 깜깜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특히 이번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은 소득이 많은 사람이 많이 내고, 적은 사람이 적게 내는 사회보험의 대원칙을 지키고, 돈을 버는 피부양자들의 무임승차를 막는 것에 치중된 만큼, 600만 이상의 서민들이 혜택을 보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고소득자 45만명의 반발과 박근혜정부의 지지율하락과 맞물려 급하게 연기 발표를 한 것 같아 심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특히 지역가입자로 구분되는 농업인들은 일부 건강보험료 지원을 받고 있지만, 영농활동에 기반이 되는 농지·자동차 등의 소유로 인하여 직장가입자보다 소득에 비해 건강보험료가 과다하게 측정되어 있으며, 같은 비용을 지불하는데도 불구하고 농촌 현실상 의료의 접근성 및 의료 시설· 인력 등이 부족한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사회보험은 소득에 비례하여 분담한다는 대원칙을 지키는 소득중심의 건강보험 부과체계가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재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아직도 농업을 천대시하고 홀대하려는 마음이 기득권을 가진 자들의 마음에 도사리고 있기에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이런 기득권들의 편향된 시각과 이로 비롯된 일반 백성들의 잘못된 인식들을 바꾸는 일에는 지난한 시간과 수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런 사고의 틀을 교정하는 데는 조직적인 대응과 전략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이런 모든 일에 총대를 멜 수 있는 집단은 어디에 있겠는가? 비판을 위한 비판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대안을 제시하고 그 대안을 살아내는 실력을 갖춘 농업인의 단체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 210일에 한농연 영광군연합회 21대와 22대 회장단과 감사 이취임식이 열렸다. 영광군 연합회가 창립된지 어언 3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비록 시작은 농어민후계자라는 관변단체와 같은 성격으로 시작되었을지라도 본 단체는 우리농업의 현대사에 없어선 안될 농업인 이익단체로 환골탈퇴(換骨脫退)하여 왔다고 자부한다. 한편 영광군연합회 역시 쓰라린 좌절과 아픔의 역사를 딛고 다시금 영광의 농민 곁으로 돌아오는 몸부림을 계속해 왔다. 그 결과 전남 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모범과 대안을 제시하고 살아내는 살아있는 조직체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으뜸농산물 전시판매를 통해 영광농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거양하고 있을 뿐 아니라 친환경단지 공동방제단을 전국 최초로 설립, 운영함으로써 고령화된 농민들의 농작업 수고를 덜고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기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해 왔다. 앞으로도 농업인기금 활용문제나 농업인회관 문제 등 농업인의 권익대변을 위한 농권운동에 매진하면서 우리농촌에 실질적 대안을 마련하고 선도하는데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끝으로 다시한번 21대 집행부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새로운 22대 집행부의 헌신에 큰 기대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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