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고객만을 위한 쉐프의 음식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시간이 있다. 아늑한 공간에서 연인이나 가족과 식사를 하거나 나만을 위해 요리를 만드는 쉐프가 내놓는 음식을 즐기는 시간이다. 이런 기분을 맘껏 느껴볼 수 있는 곳 영광읍 백학리 크로바사진관 골목에 위치한 céu(세우)를 소개한다.

이집은 한쪽 편에 작은 간판하나가 전부다. 카페인 것 같기도 하고 음식점인 것 같기도 한 외관이 매력적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테이블 두개와 바 테이블이 전부다. 메뉴판은 따로 없고 이집의 대표이자 쉐프인 곽세진(33) 씨가 연습장에 매일 메뉴를 적어둔다. 재료만큼은 최고를 고집하는 곽 대표가 그날그날 좋은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이날의 메뉴인셈이다.

이곳의 메뉴를 굳이 따지자면 핸드드립 커피, 레몬티, 녹차, 에이드, 주스 등의 차 종류와 주인장이 추천하는 오늘의 파스타 등이다. 그러나 미리 예약하면 평소 먹어보고 싶었던 메뉴 또는 먹고 싶은 식재료를 이용한 단품요리부터 코스요리까지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 더욱 특별하다. 예약 시 쉐프와 메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정하는 방식이다.

곽 대표는 살면서 필요한 것들이 참 많지만 그중에서도 좋은 음식은 최고의 행복이에요라며 이곳은 예약위주로 운영되는 만큼 고객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죠. 손님이 못 먹는 음식, 원하는 식재료 등 소통을 많이 하신 분일수록 만족도가 높아요.”라고 설명한다.

곽 대표는 세종대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요리의 대가로 알려진 서승호 쉐프가 운영하는 원테이블 레스토랑에서 프랑스요리를 마스터했다. ‘불고기브라더스’ 1호점과 압구정에 위치한 쿠키를 전문 카페 등 서울에서 10년간 실력을 쌓았다. 이후 일본에서 1, 아일랜드에서 1년간 그곳의 음식들을 배우고 익혔다. céu는 곽 대표의 이름을 걸고 음식을 내놓는 공간인 만큼 그 맛을 기대해도 좋다.

손님이 들어서면 곽 대표는 분주하게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다. 음식을 기다리며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예쁜 식기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서 주인장의 마음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식당이라기 보단 개인 작업실과 같은 느낌의 공간인데, 놀러온 기분이 들어 오히려 편안하다. 오픈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이곳을 찾아 쿠키 강습을 배운 고객들이 있을 정도다.

곽 대표는 일반 레스토랑에선 쉐프가 손님과 마주할 틈이 없는데 이곳에선 음식을 먹을 소수의 사람만을 위해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정성이 깃든 요리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연인 혹은 가족을 위해 céu의 특별한 메뉴를 예약한 당신, 상대의 엄지 세례를 받게 될지도.

■céu(세우) 영광읍 백학리 크로바사진관 골목 / 010-2868-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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