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농업회사법인 (주)기천지 대표

2007년부터 영암군에 있는 친환경농업교육관에서 지금과 같은 강의를 계속해 왔는데 5년 전 저의 강의를 들었던 영광군의 지역민이 학습모임을 만들 터이니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해 와서 자발적으로 모인 25명 정도의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하며 영광군과의 인연은 시작 되었습니다.

그 당시의 교육생들이 다시금 교육을 요청해 왔는데 그전 교육은 농업인들의 자발적 교육 모임이었다면 이번에는 농업기술센터와 군민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교육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교육공간만 영광군농업기술센터 소회의실을 이용하는 철저한 자립적 교육이었습니다. 구제역의 여파로 농업기술센터에서의 교육이 어려워지자 교육생이 지인의 사무실을 이용해서 강의를 이어갔습니다. 그때 영광군교육생들의 열정이 뜨거웠고 짧은 기간의 과정 속에서도 10여명이 유기농업기능사 자격증을 취득 하였으며 그러한 성과와 열정을 지켜본 기술센터의 지원으로 유효미생물배양액인 EM활성액과 30톤가량의 친환경 유기질발효비료(보카시)를 직접 만들어 교육생들이 농업에 활용하는 등은 자랑할 만한 성과라 하겠습니다.

국가에서 인정한 공인된 국가자격증입니다. 우리는 지난시간동안 농약과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하는 관행적 형태의 농업을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내 토양내의 성분과 재배환경 그리고 내가 키우는 작물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필수입니다.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농업의 기초과정인 유기농업 기능사과정을 공부하고 자격을 취득함으로서 농업전문가로 들어서는 입문과정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요즈음에는 SNS를 통한 농산물 판매가 많이 이루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더욱 절실해진 것 같습니다.

농업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병해충일 것입니다. 문제점이 바로 눈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흙은 잘못되어도 곧바로 문제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특히 시설재배의 염류집적이 그러하듯이 흙의 문제점은 모두 느리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치유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병해충은 방제할 수도 있고 일정시간이 지나면 극복할 수도 있지만 흙은 마치 우리들 사람과도 같아서 일단 악화되면 고치기가 무척이나 힘이 듭니다. 사람에 비유하면 흙은 기초체력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평소에 문제가 나타나지 않아도 우리가 건강관리를 하듯 흙을 꾸준히 관리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씨앗이 아무리 좋아도 흙이 건강하지 않으면 병해충을 이겨낼 수 없기 때문에 생산량 증대와 품질향상을 위해서는 기초체력인 흙의 관리가 중요하지요.

토양개량제와 유기질비료 및 무기질비료를 필요한 만큼 알맞게 사용하는 등 기초체력을 평소부터 길러 나가는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양분의 분해와 흡수 및 개화와 결실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미생물이 관여하고 있는 것을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동안의 화학비료와 화학농약에 의존한 관행적인농업을 하다 보니, 마치 우리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면 모든 기능이 떨어져서 예전만 못한데도 영양분이 듬뿍들어있는 각종 음식을 먹으니 이를 적절히 소화하여 흡수하지 못해 각종 성인병에 자유롭지 못하듯이, 흙에 양분이 편중 내지는 과다 축적되었고 토양미생물이 많이 사멸되어 농사가 예전에 미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흙에 미생물을 복원하는 것이 유용미생물 E. M입니다. 미생물의 먹이가 유기물이기 때문에 좋은 퇴비를 꾸준히 흙에 넣어주면 유용미생물이 늘어나지만 우리가 지속적으로 농업을 하기에 필요로 하는 수준의 개체수가 되기까지는 무려 10년의 세월이 흘러야한답니다. 그러므로 기존의 필수적인 과정에 미생물을 첨가하여 흙의 능력과 건강을 회복하면 좋은 미생물들이 지상위로도 올라가기 때문에 아울러 작물의 건강에 기여하는 것이지요. 흙과 작물이 건강하면 병해충도 쉽게 넘보지는 못하겠죠?

친환경농업에 관심을 갖고 시작하려는 농업인들과 농업관련 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귀농인들이 교육 참가자의 다수를 차지합니다. 또한 작목반 형태의 소모임이 강의를 부탁해오면 농장을 방문하여 시기별 질병 예방법등을 교육하기도 합니다.

특히 귀농인들의 경우 농업관련 지식과 정보와 네트워크가 기존의 농가에 비해 취약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각 군마다 귀농인 협회가 운영 중 이기는 하나 귀농인 협회가 농업교육의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그 욕구를 다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에 귀농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 좀 더 열정과 시간을 활용하려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귀농인들이야 말로 우리농업의 어려운 현실을 헤쳐 나갈 마중물과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귀농1년차부터 지금까지 영암을 오가시면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대마면에 귀농한 귀농5년차 이진호씨의 경우가 하나의 예가 되겠습니다.

1년차 귀농준비 2년차 고추재배 3~4년차 시설 딸기 5년차 여주 등 특용작물 재배와 같이 차분히 준비하고 공부하면서 역량을 키워 가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좀 더 많은 귀농인들과 농업인들이 자신의 능력과 농업의 현실을 직시하고 연구하는 자세로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영암군 귀농. 귀촌학교를 비롯하여 고창군 귀농학교, 장흥군농업기술센터, 진도군농업기술센터 등등 여러 곳에 출강을 합니다. 특히 진도군의 경우 기술센터 직원들이 교육생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군수님이 앞장서서 자격증을 취득하면 농기계 구입 시 가산점수를 주는 등 다양한 종류의 혜택으로 농업인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풀이나 깻묵과 같은 농업부산물, 조개껍질, 우유, 게껍질, 생선머리나 내장 등 주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것들과 요즘 악취로 인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축의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 등 이러한 혐오스러운 것들도 유용미생물 EM으로 발효하여 자원화하고 농업에 활용하는 것이 주된 활용방법입니다. 우리가 생활에서 버려지는 쌀뜨물을 EM으로 발효하여 주방에서 활용하거나 생활하수에 섞어서 버리기만 해도 우리 주위환경이 깨끗해지고 환경이 되살아나는 즉 인류 공존공영의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나침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간 시대의 유행처럼 퍼지던 웰빙이나 로하스 저탄소식품 등은 유행을 지나 우리시대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미 각 급 학교의 식자재는 친환경식품들만이 납품 될 수 있으며 이러한 파급력은 급속히 퍼져 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금은 채소류에서 점점 확장되어 조만간 육류나 해산물, 가공식품으로까지의 확대는 먼 산의 불이 아닐 것입니다.

 눈 깜빡할 사이에 우리 발등의 불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과 땅의 이치를 알고 대처하는 것이 농업이니 만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더욱 노력하고 공부하여 각종 농업자재도 직접제조하며 농비를 줄이는 등의 실천을 하나하나 해간다면 우리 농업의 앞날이 결코 암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우리가 그동안의 지식과 경험이 가장 많이 축적된 생애 최고로 유식한 날이며 우리가 살아갈 날들 중 가장 젊은 날 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전라남도는 녹색의 땅, 귀농 1번지 등을 선점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한발 앞서 나가고 있지만 뒤따르는 다른 지자체의 투자와 노력은 전남의 등 뒤에 바짝 다가와 있습니다. 영광의 모싯잎 송편이 다른 지역 보다 앞서 선점하고 투자 개발한 것과 같이 전남은 친환경 부분을 앞장서 선점하였을 뿐입니다.

보다 더 많은 관심과 함께 투자와 노력을 병행하지 않으면 녹색의 땅 전남의 구호는 사라질 수도 있지요. 관계기관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아낌없는 성원의 갈채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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