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9)는 지방자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지방자치의 날이었다. 더불어 올해는 1995년 자치단체장 선거를 통해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성년이 된 우리 지방자치는 그 동안 사회에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지방행정 패러다임이 주민중심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관선시대에는 공무원들이 중앙의 눈치만 살피고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지방자치는 이러한 비정상을 정상화시켰다. 직접 단체장과 의원을 선출하다 보니, 이들이 지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게 되었다. 공무원들도 주민을 섬기는 봉사자로 변했다.

하지만, 때로는 다소 혼란스러워 보이기도,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지방자치를 축소해야 한다거나, 예산만 낭비하는 제도라며 평가절하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민주주의의 비효율성을 언급하면서 권위주의체제나 중앙집권체제가 낫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혼란과 시행착오 과정이 오히려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입증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경제·사회적 혼란 속에서도 지방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지방자치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지방자치는 한 나라의 정치·행정체제를 완전히 뒤바꾸는 대역사이다. 오랜 중앙집권국가의 전통을 가진 나라에서, 이제 20, 고작 5번의 선거를 거쳐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수준을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스무 살이라는 나이는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길을 확립하는 능력이 부족한 시기다. 하지만, 꿈을 이 나이보다 더 잘 펼칠 때는 없다. 스무 살을 맞은 지방자치 또한 그렇다. 따라서 이제는 스무 살 청춘이라는 무기를 어떻게 잘 활용해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갈 것인가를 고민할 시점이다. /김기수 영광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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