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의 먹거리

찬바람이 싸늘하게 옷깃을 스치면 ~~~

70~80년대 S식품의 호빵 CM송입니다.

학교앞 가게의 호빵집엔 김이 무럭무럭 피어나는 호빵엔 겨울날의 친구들과의 진한 추억이 송두리째 있습니다. 그시절엔 적은용돈을 갹출하여 나누어 먹는 호빵의 맛은 호빵의 크기와 앙꼬 만큼이나 진한 우정이 서려 있습니다.

학교를 파하면 호빵가게를 지나야 하는 곤혹스러움은 겨울이면 으레 있는 연례행사였고 호빵의 유혹에서 벗어나기가 애닯은 겨울나기 였습니다.

요즘엔 먹거리의 홍수속에 무얼 선택하여 먹어야 할지 고민이 많지만 과거의 겨울 먹거리는 항상 예정되어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먹거리는 밥을 빼 놓고는 이야기 거리가 없습니다. 한국인에게 밥이란 생명 그 자체이고 가족을 유지하는 힘 이었습니다.

한겨울엔 무밥, 콩나물밥, 시래기밥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물밥은 간장과 고추장, 참기름에 딱 어울리는 대표적인 겨울저녁을 따스하게 하는 밥입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살기 때문에 전국 어디를 가도 밥은 곳 삶이요 희망이었습니다.

물산이 풍부한 남도지역은 바다의 우유이고 자양강장제인 굴로 만든 굴밥이 겨울에 먹는 음식의 대표적인 주자가 아닐까 생각 합니다.

특히 굴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영양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비타민과 미네랄, 철분이 매우 풍부하고 단위 무게당 칼슘 함유량은 현미보다 훨씬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그리고 흡수율 또한 뛰어나서 겨울철의 대표적인 보양식입니다.

특히 굴은 그 자체에 글리코겐을 가지고 있음으로 췌장에서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고 바로 에너지로 사용되는 효자식품입니다.

북부지방에선 긴 겨울이면 만두를 많이 먹습니다.

만두는 중국에서 고려시대에 우리에게 전래되어온 식품으로 중국에선 만두의 종류만 수천가지가 됩니다.

중국에서 만두의 원조는 제갈량과 관련된 남방지방이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겨울철의 대표식품이 된 것은 밀생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논이 없는 북부지방엔 밀과 옥수수등 잡곡 생산이 주를 이루고 수확하는 시점이 가을이다보니 겨울에 먹을 수밖에 없고, 중국에서는 계절의 구분없이 먹었지만 우리민족은 긴겨울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만두를 빚고 이웃과 나누는 식품입니다.

만두속의 종류도 다양하였는데, 한반도엔 꿩이 많아서 꿩만두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나중엔 꿩대신 닭이라고 닭만두를 더 많이 먹게 됩니다. 만두는 겨울철 별미이기 보다 북부지역은 주요한 양식 이었고 생일날 미역국 대신 먹기도 했습니다.

특히 설날이면 만두를 잔뜩 만들어 며칠을 계속 만두만 먹는것은 남부지방의 떡국을 몇그릇씩 먹는것과 같은 양상 이기도 합니다.

요즘의 길거리의 겨울철에 반드시 목격하는건 포장마차 음식이 눈에 들어옵니다.

꼬치어묵과 붕어빵, 호떡을 굽는 아저씨의 손길이 매우 분주하고 나도 모르게 발길이 머물어 따끈한 어묵국물을 마시며 얼어붙은 몸을 녹입니다.

또 예전에는 한겨울밤이면 메밀묵과 망개떡을 소리높혀 파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겨울밤의 정적을 깨트리고 한밤에 메밀묵과 망개떡으로 긴밤을 지내는 겨울밤의 풍경이 웬지 그립지 않은지요.

요즘엔 피자와, 치킨이나 족발을 시켜 오히려 살찌는 소리가 둔탁하게 들리지만....

겨울이 되어야 먹을 수 있는 과메기와 황태도 추운겨울날 얼었다 녹었다를 반복하며 맛좋은 겨울 생선으로 탄생되어 추위와 함께 선물처럼 찾아오는 겨울철 보양식입니다.

겨울이면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고 운동량이 감소하여 체중이 쉽게 불어날 수 있어 자칫 건강을 해칠수도 있습니다. 해물과 해조류 그리고 귤 같은 겨울음식으로 건강관리를 하여 탄탄한 겨울나기를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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