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와 성(5)-플라톤, 쇼펜하우어

이제부터 살펴볼 철학자는 여자에 대해 특이한 관점을 가졌던 경우들이다. 먼저, 플라톤(기원전 427~기원전 347). 그와 관련하여 유명해진 말이 바로 플라토닉 러브인데, 이는 육체적이고 감성적인 욕망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연인의 인격에 대한 존경을 바탕으로 하는 정신적인 사랑쯤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플라톤은 여자에 대해 특별히 존경을 나타낸 적이 없다. 오히려 그는 여자란 남자보다 약한 족속이며, 잔꾀가 많고 교활하다. 여자는 천박하고 쉽게 흥분할 뿐 아니라, 화를 잘 내며, 남을 비방하기 좋아하는 데다 소심하며 미신을 잘 믿는다. 그러므로 여자로 태어난 것은 저주임에 틀림없다. 그 이유는 이 세상에서 비겁하고 의롭지 못했던 남자들이 그에 대한 벌로 죽은 후 다시 여자로 태어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플라톤은 결혼에 대해서도 오직 아이를 낳아서 잘 기른다는 관점에서만 보았다. 남자와 여자를 결속시키는 힘 역시 될 수 있는 한 유능하고 성품이 훌륭한 후세를 낳아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그에게 있어서 여자란 전쟁에서 승리한 남자에게 상으로 주어졌으며, 더욱 극단적으로는 남자들의 공동소유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플라톤이 생각한 남녀 사이의 사랑은 애정이 넘쳐흐르는 것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여자에 대해 특이한 관점을 소유한 두 번째 인물은 쇼펜하우어(1788-1860. 독일의 염세주의 철학자)이다. 그가 대학교수 다음으로 경멸한 대상은 바로 여성이었다. 그는 어머니와의 소원(疏遠)한 관계로 인하여 여자를 인간적 불행의 근원으로 생각하였다. 그에 의하면 여자들의 특징이란 미치광이에 가까운 낭비벽과 본능적인 교활함, 그리고 뿌리 뽑기 어려운 거짓말 습관이다. 여자란 어디까지나 하위의 존재로서 어린이와 남자 사이의 중간 단계에 속해있다. 그리하여 성적 충동으로 이성이 흐려진 남자들만이 키가 작고 어깨가 좁으며 엉덩이가 크고 다리가 짧은 이 여자라는 존재를 아름답다고 말한다.”라고 조롱하고 있다.

아무튼 그는 일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그러나 그가 여자와 전혀 접촉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이탈리아 여행 시에는 한 여성과 깊이 사귄 적이 있으며, 사창가에서 창녀들과 어울리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여성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특이한 관점은 그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의 아버지가 고지식한 추남이었던 데 반하여, 그의 어머니는 문필가로서의 재능을 가진 미모의 여류작가였다. 그녀는 열아홉 살 때 20년이나 연상인 남편과 결혼하였다. 그런데 쇼펜하우어가 열일곱 살 되던 해에 갑자기 아버지가 세상을 뜨게 되자, 남편의 막대한 유산을 챙겨 달아나버렸다. 그녀는 바이마르로 이주해서는 방탕한 생활에 빠져들었다.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어머니에 대해 강한 혐오감을 느껴 그녀와 한바탕 싸우고는 서로 헤어져 살기로 한다. 이때부터 그는 정해진 면회날짜에 여러 사람들 사이에 끼어 한 손님으로서 어머니를 만나야 했다.

그는 스물 한 살의 성년이 되자 어머니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유산의 3분지 1을 받아냈다. 그 뒤로 쇼펜하우어는 영영 어머니와 헤어졌고, 이후 두 사람은 더 이상 만나지 않게 되었다. 물론 쇼펜하우어는 그 유산을 가지고 평생 풍족하게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에 대한 증오감 때문인지 몰라도 여자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을 갖게 되었고, 결국 그의 철학 자체가 염세주의로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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