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건설 사고로 10개월간 외부노출 원인

계획예방정비 6개월간 지연, 12월경 재가동

한빛원전 2호기 정비가 수개월간 지연된 이유가 기밀 상태를 유지해야 할 원형 돔 내부 철판이 부식으로 구멍 났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빛원전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제 22차 계획예방정비 중인 2호기 격납건물 돔 내부 철판(두께 6mm)에서 습식부식에 의한 1~2mm 크기의 미세 구멍 2곳이 발견돼 정비를 위한 규제기관의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빛원전 측은 정비기간 돔 내부 철판 전체를 초음파 및 육안검사를 수행하는 과정에 높이 68m(226피트) 부위에서 10%(5.4mm) 이상 두께가 감소된 141곳을 발견하고 가로세로 12cm~40cm 크기로 철판 조각을 잘라내 검사한 결과 2곳에서 관통을 확인했다.

격납건물 내부 철판(CLP)은 지붕이 둥근 형태의 돔을 건설하는 과정에는 콘크리트 타설용 거푸집으로 사용한다. 이후 발전소가 운전에 들어가면 철판은 이를 둘러싸고 있는 두께 1.5m의 콘크리트와 사이에서 외부 방사능 누출을 막는 기밀성 보완역할을 하게 된다. 두꺼운 콘크리트 때문에 내부 철판 관통으로 인한 방사능 외부 유출 등은 없었다는 게 원전 측 설명이다.

철판 관통 및 부식 원인은 지난 19832호기 건설공사 당시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인명피해(사망 2 경상 7)가 발생한 사고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사고로 약 10개월간 상부가 노출된 채 공사가 중단되면서 이 기간 철재 돔이 비를 맞아 장기간 부식을 불렀다는 추정이다.

특히, 돔 내부 철판 부식 및 두께 감소로 인한 관통 현상은 해외 원전에는 유사사례가 보고되고 있지만 국내 원전에서는 최초 사례다.

원전 측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규제기관과 협의해 근본 적인 원인 분석과 이에 따른 보수계획을 수립해, 기술적 검토 등을 마친 뒤 인허가가 완료되는 대로 보수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 때문에 지난 54일부터 71일까지 58일간 예정된 22차 계획예방정비는 6개월이 지연된 오는 12월경에나 완료될 예정이다.

한빛원전이 2주기(1주기는 18개월) 마다 광학장비 등을 동원해 전체 면적을 검사해 왔지만 관통이 진행된 이후에서야 문제를 발견한 점에 부실정비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빛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 위원들은 19일 한빛원전 측으로부터 이 같은 상황을 설명 듣는 자리에서 지난 8월경부터 문제를 인지하고도 지역주민들에게는 뒤늦게 알렸다“3년마다 정밀검사를 하고도 이제야 발견한 것은 그간의 점검이 제대로 됐는지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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