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사업 의존보다 지역농산품 판매개선

영광군이 원전지원금 3억원을 지원해 백수농협에 로컬푸드매장(20)을 연다. 보조사업을 수행하는 백수농협 측도 영광군 최초의 로컬푸드 직매장을 성공사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컬푸드매장 사업을 왜 농협에 보조금을 지원해 추진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로컬푸드란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운동으로, 농장에서부터 식탁까지, 즉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거리를 줄여 먹거리의 신선도와 안전성을 확보하고, 환경적 부담을 경감시키며,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사회적 거리를 줄여나가는 운동이다.

북미의 100마일 다이어트운동, 일본의 지산지소운동 등이 대표적이며, 국내에서는 ()로컬푸드운동본부가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단체와 함께 로컬푸드운동을 펼치고 있다.

로컬푸드의 개념을 적용한다면 이미 전국 곳곳에 자리 잡은 하나로마트 등 농··수협 직매장이 사실상 로컬푸드 직매장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농협은 일본의 지산지소운동을 국내에서 신토불이라고 홍보한다. 농협의 설립목적 1순위도 생산된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이다. 영광지역도 영광읍 2곳을 비롯해 각 농축협 하나로마트에서 양질의 농축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농협마트에서 판매하는 농산물중 지역 생산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약하다. 주력 품목인 쌀과 일부 잡곡 등을 수매해 판매하고 있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산물은 대부분 도매시장으로 출하되고 농협은 다른 지역 농산물을 가져다 파는 구조다. 넓은 의미로는 이 역시 로컬푸드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1958년 농업협동조합이 최초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지역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 판매하는 역할에 충실했는지 묻고 싶다. 전국 2위 천일염 생산지 마트에 명품화한 지역 소금도 판매하질 않고 있다. 농협이 금융사업에 집중하면서 정작 본연의 신토불이정신은 잃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역 내에 판매 품목이 부족한 작목반을 육성해 계약재배를 다각화하고 직판과 유통의 수급을 조절하는데 수년간 역량을 집중했다면 보조사업을 통한 로컬푸드 직매장은 불필요할 상황이다. 백수농협이 로컬푸드 출하를 위해 3회 이상의 교육 수료를 의무화했다. 꼭 필요한 교육이지만 역설적으로 그간 농민들은 농협에 상품 판매용 코드 받기도 벅찬 실정이었다. 농협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반성과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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