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탈을 쓴 늑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장원서 영광군수산업경영인연합회장

원자력은 이라는 무서운 재앙덩어리를 양산하고 말았다. 그 결과로 원자력발전과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워놓은 것은 자명하다. 화장실이 없는 집을 지어버린 꼴이다. 지금 21세기의 세계 모든 국가들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이 환경임을 볼 때, 비단 독일이라는 국가를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원자력발전은 선택하지 않았어야했다. 이제 우리들은 현명한 선택이라는 고민을 해야만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도록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뜨거운 감자를 안겨준 행정부처의 만행은 어처구니가 없지만 강건너 불이 아닌 우리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인 것이 그 이유다. 우리는 원전부지 내 임시저장시설을 강력히 반대한다. 가장 큰 이유는 임시저장목적이라 함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구보관을 위한 부지확보는 준비도 계획도 보이지 않기에 임시보관이 아닌 반영구 보관처로 둔갑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동안 행정부처는 영구보관시설을 갖추려는 아무런 노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보여준 많은 정책에 대한 의지는 국민들에게 불신의 깊이만 더해왔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사드배치’ ‘경주 중저준위핵폐기물저장시설적합지역 용역조사가 부실했음을 지켜보면서 정부시책의 부실함과 부정함이 얼마나 극에 달했는지 도저히 납득하기가 어렵다. 이런 시점에 어느 지역에서 핵폐기물 영구보관시설을 받아드리려 하겠는가. 결국 임시보관시설은 반영구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음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 아니겠는가. 반대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임시보관시설을 원전부지 내에 건립하는 것 자체가 얼 만큼 위험한 일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그 동안의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한 발전에 관한 소명만 앞세우고 폐기물처리에 대한 그 어떤 설명이나 향후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다.

언제까지 불통정책을 진행할지 모르지만 지금부터라도 국민과의 소통을 시작해야한다. 핀란드 등, 원자력발전소를 먼저 이용한 선진 국가들의 모범정책을 본받아 정책의 모든 과정을 공개하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 정책불신을 풀어 가기엔 늦은 감이 있지만 늦은 만큼 노력을 더해 해결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정부에 대한, 정책에 대한 불신을 허물지 못하면 그 어떤 소통이나 협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다양한 각도의 소통과 협의가 시작되는 것이 불신을 없애는 지름길이며 안전과 보안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 지역민과 협력하고 경제적 지원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군민을 위하는 위민정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양의 탈을 쓴 늑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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