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깹시다

김선*/ 영광읍(평화굳건이상)

우리 가족은 나와 우리 딸 이렇게 두 식구입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우리 딸이 하루는 어린이집에 다녀온 후 집에 돌아왔는데 밥도 잘 먹지 않고 말도 잘 하지 않길래 왜 그러는지 살살 달래 물었더니 어린이집에서 동화책을 읽었는데 한 가족이 나왔답니다. 그 가족의 구성원이 엄마, 아빠, 아들, 딸 이렇게 4식구가 나왔고 읽었던 동화책과 관련하여 자기 가족들에 관해 선생님과 친구들과 돌아가면 이야기를 나눴는데 엄마, 아빠, 아이들 이렇게 구성원이 있는 가족이 소위 정상 가족이라고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아이가 정확하게 무슨 말인지는 어른들처럼 이해는 하지 못하였지만 엄마와 자기만 사는 가족이 소위 정상가족이라고 얘기하는 가족에 비해 좋지 않은 가족이라고 말하는 느낌은 받았나 봅니다.

엄마와 자기만 사는 가족은 정상 가족이 아니냐고 묻는 딸에게 선생님과 친구들이 잘 몰라서 그렇게 얘기했나보다며 우리도 정상 가족이라고 얘기하며 풀 죽어 있는 딸을 위로했지요.

정상 가족과 비정상 가족은 어떠한 기준으로 나눌 수 있는 건가요?

이처럼 우리 사회의 잘못된 고정관념들로 인해 불편한 감정들을 느꼈던 적들은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즐겨 읽는 동화책부터 동요, TV속 광고 및 프로그램까지...

문제는 너무 익숙해져 문제라고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고정관념과 차별적 인식이 생활 곳곳에 깊숙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요리사들이 손님의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에서 MC들이 냉장고 안의 재료를 소개할 때마다 되풀이하며 말하는 아내의 냉장고’, 냉장고는 가족 모두가 사용하며 음식을 여성만 하는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냉장고를 아내의 냉장고라고 단정짓는 것 또한 우리의 일상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성역할 고정관념 중 하나이겠지요.

또한 음식을 먹다가, 쥬스를 마시다 옷에 흘리게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부르는 이는 다름 아닌 엄마”, 그리고 엄마는 바로 세탁기를 돌리는 모습을 보여주지요.

많은 사람들이 남성과 여성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이 사라졌고 성역할에 관해서도 차별이 없어졌다고 말합니다.

남자와 여자 성별에 관계없이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하며 더군다나 여성이 대통령인 사회인데 더 이상 양성평등을 이야기 하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지 않나라고 얘기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사회의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요리와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이 많아지고, 여성의 사회참여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는 등 고정관념을 깨는 상황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여전히 성차별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공직 사회 등 고위직이나 관리직에는 여전히 남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남성이 육아휴직을 했을 시 따라오는 직장과 주위의 따가운 시선들 또한 여전한 현실입니다.

평등한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여전히 고정관념과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비정상으로 간주하고 있고 또 비정상으로 간주된 사람들에게 고통과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민감성을 가지고 우리의 생각과 일상을 들여다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 글은 영광여성의 전화가 주최한 세계여성 폭력 추방 주간 맞이 글짓기공모전의 입상작품으로 실명과 사진은 글쓴이의 요청으로 인해 게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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