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수필가 사진가 프리랜서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 갈등과 분열이다. 자격미달의 인물이, 능력은 부족하고 야심만 거대한 여자를 내세워 국정을 농단한 결과다. 촛불과 태극기로 나뉜 갈등은 박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나뉘어 그야말로 극렬한 분열을 보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자신들의 강한 믿음을 명분으로 애국을 외치는 사람들과, 국법을 농단한 무리의 퇴진을 평화적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의 갈등이다.

근현대사를 되돌아보면 국가적 분열과 갈등의 중심에는 항시 정치인들이 있었다. 자유당 시절의 이승만은 탄핵 당했던 임시정부의 대통령이었던 과거를 덮고 해방정국의 주역으로 등장해 분단정부 수립에 최선을 다했고, 김구 선생은 삼팔선을 베고 죽는 한이 있어도라며 끝까지 통일 정부를 외치다 암살당했다. 암살의 검은 배후는 다수가 이승만으로 추정하지만 하수인 안두희만 몇 해 전 정의봉에 맞아 죽었다. 검은머리 미국인 이승만과 선 굵은 대한인이며 진정한 보수 김구의 대립은, 한 사람은 애국의 상징으로, 한 사람은 독부(獨夫)가 되어 백성에게 쫓겨난 대통령으로 남았다. 여기서 독부란 심산 김창숙 선생이 붙인 것으로 인심을 잃어 잔적(殘賊)이 된 일부(一夫:일개 사내)”를 말한다. 원전은 맹자에 나오며, 전국시대 제나라 선왕이 맹자에게 탕과 무가 서로 걸주(桀紂:중국을 대표하는 폭군들)를 쳤다는데 신하가 임금을 죽이는 것이 옳은 일이냐?”고 물었다. 맹자는 잔적은 일개 범부에 불과하니 일부(一夫)를 죽였단 말은 들었어도 임금을 죽였단 말은 듣지 못했다.”고 말한다. , 실패한 군주는 독부(獨夫=殘賊)에 불과하니 일부(一夫)일 뿐이고 탕과 무는 임금을 죽인 것이 아니라 한낱 범부 한 사람을 죽인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현재 우리도 대통령을 수사 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一婦:일개 여자)를 구치 후 수사하고 있을 뿐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갈등은 김대중 납치사건으로 정점을 이룬다. 물론 그 전에 장준하 선생과의 갈등은 장준하의 의문사로 우리의 마지막 진짜 보수를 잃었다. 정치인들의 갈등과 권력욕은 목숨과 직결되기도 하니 무서운 사람들이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소위 극우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과 건국준비위원회, 반탁과 신탁의 대결과 갈등이 있었고 이러한 이념 대립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헌법에 명시한 사상과 이념의 자유가 무색하게 나라를 둘로 갈라버린 것이다.

요즘 태극기를 든 어르신들의 시위를 보면서 역사를 본다. 정부가 수립되던 때부터 이러한 이념과 사상의 대립으로 나라가 둘로 나뉘었고, 현재는 남한까지 동서로 갈라섰다. 지금까지 이어지는 갈등과 분열의 뒤에는 항시 정치인들의 인위적인 조장이 있었다. 지금도 태극기를 들고 단상에 올라 종북과 좌익을 외치며 박근혜를 연호하는 정치인들이 바로 선동자들이다. 국회의원을 몇 번이나 하고 대통령 변호까지 하는 그들이 진실을 모른다면 거짓말이다. 알고도 나라를 둘로 갈라 반사적 이익을 취한다. 박근혜와 최순실보다 죄질이 안 좋다. 탄핵 시 대통령 변호인단 역시 책임과 의무는커녕 사욕만 가득했다. 김진태는 순진한 노인들의 양심을 털어 대통령 후보가 되었고, 서석구와 김평우는 유명 변호사가 되었다. 제주 4.3 사건 때 파견 되었던 서북청년단처럼 군복을 입고 야구 방망이를 든 기세만은 대단한 애국자이고, 그들에게 촛불은 좌익을 밝히는 상징이다.

갈등이 지역에선 이념이 아니라 지방선거로 나타난다. 내편이 아니면 적이다. 조그만 고을에서 출마자가 서넛이면 서너 패로 나뉘어 상대를 빨갱이 보듯 한다. 숙성된 민주국가라면 선거라는 잔치가 끝나면 다시 융화되어 원상으로 돌아가지만 아직 우리에겐 무리다. 선거 협조는 모종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만큼 결사적이다. 자치단체 선거를 코앞에 두면 벌써 이장 선출부터 치열해지고 작은 동네는 둘로 나누어지기도 한다. 독재자들의 손에서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지만 제대로 사용할 줄을 모르니 당연히 따르는 부작용이다.

아직 조선을 벗어나지 못한 어르신들의 정신세계를 선동으로 유린해 국가를 둘로 나눠 싸움을 부추기는 불순한 선동자들이 먹고 사는 원동력은 바로 북한이다. 이들은 태극기와 미국 국기를 들고 오늘도 북한을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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