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진/ 광신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 사회복지학박사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최고 권위의 보스턴 마라톤대회가 올해도 전 세계의 관심 속에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많은 이 대회에서 유독 눈길을 끈 한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배번 ‘261의 영구 결번식 이었습니다. 영구결번이란 그 번호를 달고 뛰었던 한 선수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이제 그 번호를 그 누구도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사연인즉 이렇습니다. 캐슬린 스위처라는 한 여인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그 번호를 달고 뛴 것이 유래가 되었습니다. 지금이야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이 사실이 1967년만 해도 그렇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자는 참가조차 금지 되었던 당시의 구습에 당당히 맞서 그녀는 완주를 이루어 냅니다. 조직위원회는 그녀의 기록을 폐기하고 실격처리 했지만 그녀의 저항은 큰 울림과 반향이 되어 결국 4년 뒤인 뉴욕 마라톤부터는 여성의 참가가 공식적으로 인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50년이 넘은 지금, 캐슬린은 70의 나이로 풀코스를 완주했고 그의 번호 261번을 가슴에 단 만 여명의 여성들이 참가해 이 대회를 빛냈습니다.

또 매해 415일에는 모든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42번의 번호를 달고 경기에 임합니다. 그것은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흑인선수인 재키 로빈슨을 기념하기 위함입니다. 로빈슨은 선수 경력 내내 살해위협과 조롱과 야유를 받았지만 절대 굴하지 않았고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냈습니다. 그 뒤로 많은 흑인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게 됨은 당연한 사실이었습니다.

반면,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은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가져다줍니다. 히틀러가 평소에 싫어한 것이 둘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유대인이요, 다른 하나는 여자였습니다. 그로 인하여 인류 역사상 유래없이 600만의 유태인을 살해했으며, 여자를 거느리긴 했지만 사랑을 주거나 결혼한 일이 없이 평생 독신으로 살았습니다. 히틀러가 그렇게 된 이유는 그의 아버지는 행상인이었으므로 물건을 해다가 밖에 나가서 팔고 들어오는데 한 달도 걸리고 두 달도 걸렸습니다. 그러다보니 그의 어머니는 고독에 견디다 못해 이웃에 사는 돈 많고 세력있는 유태인과 불륜의 관계를 맺고 말았습니다. 어린 히틀러는 이 사실을 알고 어머니에게 그러지 말기를 눈물로 호소했으나 어머니는 끝내 돌아서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히틀러는 여자와 유태인을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사람 어머니의 범죄로 히틀러의 마음에 살기를 품게 했고 그 결과 인류는 히틀러 한 사람 때문에 엄청난 비극을 당해야 했습니다.

정말 한 사람의 영향력은 정말 무시할 수 없습니다. 1517년 독일의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했던 비텐베르크 시는 마르틴 루터 시로 개명된 지 오래입니다. 종교개혁자 한 사람의 영향은 시대를 초월합니다. 독일 학교의 방학은 모두 기독교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매년 101일부터 두 주간은 추수감사절 방학이고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부활절에도 각각 두 주간 방학을 합니다. 모든 아이는 유아세례를 받고 13세가 되면 1년간 매주 두 시간씩 100시간 이상 성경을 배워서 14세가 되면 입교식을 합니다. 이 날은 부모님과 일가친척이 다 모여 축하잔치를 엽니다.

미국 보스턴에 가면 존 하버드가 1636년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와서 세운 하버드 대학이 있습니다. 이 대학은 한 사람의 확신으로 세워졌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목회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그 대학을 설립했습니다. 그 대학 교문에는 하버드가 늘 주장했던 신념이 새겨져 있습니다. “학문을 발전시켜 이것을 자자손손에게 영원히 전해주며, 장차 교회가 학문을 배우지 못한 목회자에게 맡겨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당시 그가 가지고 있던 것은 돈 700파운드와 책 300권이 전부였습니다. 그는 하버드 대학을 세운 지 1년 만에 작고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그의 꿈과 뜻이 계속 이루어져가고 있습니다. 이 하버드 대학은 지금 지도자들을 양성해내고 미국의 대통령, 노벨상 수상자들을 무수히 배출했습니다. 한 사람의 꿈과 확신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입니다.

한 사람으로 인해 일이 잘 되고, 한 사람 때문에 일이 망쳐지기도 합니다. 어느 모임이든 한 사람의 지도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어느 사회나 한 사람이 악해서 어둠 속에 빠지기도 합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악한 한 사람 때문에 가정이 불행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 대신 귀한 한 사람이 가정에 있어 보세요. 가정은 화목하고, 기쁜 안식처가 됩니다. 일터에서도, 나라와 민족 중에도 뛰어난 단 한 사람이 바로 인도하면 일터도, 나라와 민족도 달라집니다. 악한 한 사람이 나라를 다스리면 나라가 술렁거리고 좋은 한 사람이 백성을 다스리면 천하가 다 달라집니다. 나 한 사람의 위치가 보잘 것 없는 거 아닙니다. 나 한 사람이 좋으면 나와 주위 모두가 좋아지고 나 한 사람이 게으르고 악하면 가정뿐 아니라 나와 관계된 모든 것들이 어두워지고 뒤떨어지고 낮아지고 미움의 대상이 되고 결국은 불행해지는 것입니다. 한 사람! 바로 이 시대는 헌신된 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 헌신된 한사람이 우리 각자였으면 합니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