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이 일을 어찌할꼬!’ 무대에 올라

원불교 창시자인 박중빈 대종사의 삶을 그린 연극이 무대에 올랐다.

민족종교인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삶이 연출가 이윤택을 통해 무대에서 부활했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 무대에 오른 이 일을 어찌할꼬!’. 이윤택은 촛불혁명 이후 맞이한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연극적으로 표현할까 고민하던 차에 이 작품으로 시대의 거대담론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종교의 힘을 빌려 연극적 제안을 한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이윤택은 원불교도다. 고교 3년간을 원불교 교당에서 살다시피 했을 정도다. 연극공동체를 표방하는 연희단거리패 운영방식 역시 원불교식 생활공동체를 모델로 했다. 공연시간은 2시간30, 출연진이 30명에 이르는 연극계 블록버스트다

1막 수행편에선 대각(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어 원불교를 개교함) 이전 삶에 대한 의문과 수행과정을 그렸으며 2막 교의편은 난세를 가로지르며 깨달음을 실천하는 소태산의 삶을 담았다. 우리 가곡인 정가와 범패, 판소리가 극 전반을 아우르며 택견, 선무도, 덧뵈기즉흥춤과 같은 고유의 춤도 펼쳐졌다. 전통 불교양식인 만석중놀이를 무대 미술로 녹여내는 등 한국 전통예술을 종합적으로 구현했다.

이윤택은 소태산은 실제로 소리도 하고 작사도 할 정도로 우리 전통에 대해 중시했다면서 이를 통해 원불교가 한국적이고 민족적 종교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891년 영광에서 태어난 소태산은 일곱살 무렵부터 구도의 여정을 시작했다. 20여년 고행 끝에 1916년 깨달음을 얻은 뒤 금강경을 독파하고 석가모니를 종교적 연원으로 정하게 됐다. 그는 물질적·정신적으로 고통받던 일제강점기에 간척사업을 통해 민중을 굶주림으로부터 구제하는 일에 앞장섰으며 민족의 정신적 뿌리 역할을 했다.

원불교 성지 영광이 주무대인 만큼 전라도 방언이 연극언어로 채택돼 남도 특유의 해학과 신명을 살렸다. 소태산 역할은 대각 전후로 나누어 각각 배우 윤정섭과 이원희가 맡았다. 특히 이원희는 실제 소태산과 외모가 거의 흡사하다는 것이 제작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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