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수필가 사진가 프리랜서

오늘도 인사청문회 소식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했다. 방송은 연일 후보자들의 하자를 지적하고 나름 평가도 내리고 있다. 야당은 송곳 검증을 하겠다고 벼른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결기는 대단하다.

14일 오전은 청문회가 파행으로 치닫기도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 임명의 반발로 자유한국당이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럴 수 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아닌 모든 후보자들에게 적용하는 하자의 잣대는 시국과 자신들의 현실과 너무나 괴리가 크다. 현재의 어려운 정국이 누구 때문인가.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정도로 젊은이들의 취직난은 심각하다. 뿐만 아니다. 경색된 대북관계와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 문제, 중국과 러시아와의 엇나간 대립, 빈 깡통만 6기를 들여다 놓고 풀지 못하고 있는 사드와 대미관계 등 끝이 없다. 정국을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어 놓고도 모든 책임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돌리더니 총선에선 다시 박근혜를 파는 이상한 행동을 보인 정당이 현 자유한국당이다. 국민이 촛불로 세워준 정부가 자신들이 배출한 오물의 수습에 들어가자 이젠 발목을 부여잡고 방해를 하고 있다. 물론 흠결이 있는 후보는 임용의 대상에서 제외 되어야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후보들의 흠결은 언론에서 이슈화해서 떠드는 것처럼 도덕적 심각성을 안고 있지는 않다. 자신들이 박근혜를 바지 사장으로 올려놓고 저지른 도덕적 죄질에 비한다면 조족지혈이다. 여기에 정국의 심각성을 더한다면 이렇게 발목을 잡고 억지만 부릴 일은 아니다. 김상조를 공정거래 위원장으로 임명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믿었고 민심은 환영했다. 자유한국당은 아직도 민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현 정부에게 양보할 사람들은 다름 아닌 자신들이라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부끄러운 줄 모르고 큰소리다.

정국을 어렵게 만들었으면 오히려 조각을 도와 수습을 우선으로 하고 차기 조각에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무조건 딴지요 반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인품은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다. 방송과 신문에서 떠들어대던 그의 흠결은 과장이다. 하자의 목적이 비도덕적이지 않다. 야당이라고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반대를 위한 반대가 시급한 정국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정농단에 책임을 지고 해체되어도 시원치 않을 정당이 내세우는 주장이 깨끗한 후보라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번에도 의원불패는 이어질 전망이다. 의원 후보자가 낙마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강경화 후보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과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의원 봐주기보다는 한 수 아래다. 김영춘 해수부장관 후보는 8개월짜리 장관은 않겠다며 부산시장 출마를 포기했고, 김부겸 행자부장관 후보는 청년 실업의 물꼬를 공무원 추가채용으로 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도종환 문체부장관 후보는 블랙리스트의 진상조사위 가동을 언급했다. 확실히 검증 수위와 질문의 강도가 낮아보였다. 질문이 벌써 부드럽다. 청문회 통과는 능력과 흠결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다는 것이 여기서 검증된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렇게 체면을 모르는 자한당에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총선이 3년이나 남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몽니를 부리는지도 모른다. 지금의 민심이 3년을 지속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생각일 것이다. 그들이 내세우는 야당무시 협치파괴라는 단어는 속수무책에서 나오는 발악일 뿐이다. 민심을 아우를 방법은 물론 스스로도 존재감을 내 보일 방법이 없으니 정책을 떠나 맹목적 발목잡기 버티기다. 아직 박근혜를 등에 업은 친박 자한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지극히 치졸한 방법이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이 부담해야할 결과는 민심이다. 박근혜 학습효과는 국민에게 너무도 많은 깨우침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은 저지른 자와 수습하는 자를 구분하고, 수습을 방해하는 이유와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위의 원인까지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다. 여기서 민심은 정해지고 사회적 정의가 만들어진다. 이제 정의롭지 못한 정치인과 정당은 설 곳이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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