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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부모님은 고향이다
-고향세 도입 논의를 환영하며-
2017년 07월 24일 (월) 10:24:32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

사회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가 나날이 심해지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국가가 국민의 삶을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는 민선 자치단체장으로 12년간 일하며 복지제도가 주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느껴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획일적인 제도로는 주민을 만족시킬 수 없다. 수요자에 따라 내용과 수준을 달리하는 맞춤형 복지서비스가 요구되며, 특히 농어촌지역은 그 특수성을 고려해 도시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농산어촌에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그분들을 어떻게 모시느냐 하는 것이 복지의 큰 관건이다. 어르신들이 활기차고 건강하게 노년을 누리도록 진심을 다해야 한다. 내 부모 모시듯이 하라는 이야기다.

우리에게 부모님은 고향이고, 고향은 부모님이다. 나의 몸과 성품을 만들어준 사람이 부모님이고, 그런 부모님이 나고 자란 곳이 고향이기 때문이다. ‘고향이라는 말은 곧 우리를 하나로 묶는 운명의 끈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고향은 우리에게 끝없는 사랑을 베풀기만 하다가, 정작 자신은 속 빈 강정이 돼버렸다. 위태로운 고향을 이제는 우리가 돌봐야 할 때다. 우리 가슴속에 간직한 고향의 원형을 지키고 가꿔야만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향을 지키는 데는 행정적·제도적 뒷받침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고향의 어르신들을 내 부모 모시듯 하려면 따뜻한 마음도 중요하지만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농산어촌이 이렇게 어렵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자식문제를 꼽을 수 있다. 자식의 교육과 결혼을 책임지는 것도 모자라, 자식이 가정을 꾸민 후에도 뒷바라지를 하는 늙은 부모님들이 여전히 많다.

나는 어르신들과 자식 이야기를 할 때면 입버릇처럼 하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식에게 다 주면 안된다는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경제력이 있어야 손주들이 한번이라도 더 보러온다고 말씀드린다. ‘노인이 돈이 뭐가 필요해?’ 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노인일수록 돈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전남 함평군수 시절부터 도시에 있는 자식들이 농산어촌의 부모님들에게 십일조를 하라고 권유했다. 자신이 번 돈의 10%는 부모에게 드리라는 의미이다. 그 돈이 어르신들의 삶에 의욕을 불어넣고 건강을 지켜준다. 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 고향세도입을 주장했다.

현재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고향세는 실제 세금이 아니라 도시민이 자신의 고향이나 농산어촌 지방자치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고, 세금을 공제받는 제도를 말한다. 고향이 바로 부모님이다. 농산어촌을 돕는 게 곧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다. 십일조 드리듯 고향세를 납부하면 어르신들의 노후가 한결 편안해진다.

수도권과 지방의 공생·공존이라는 측면에서도 고향세는 도입을 서두르는 게 국가적으로 이익이다.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자 중 수도권 외 지역에서 출생한 사람의 비중이 약 40%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의 교육비와 결혼자금이 누구 호주머니에서 나왔는가? 농산어촌의 부모님들이 소 팔고 논밭을 정리한 돈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고향세를 도입해 자신의 고향이나 농산어촌 지자체에 선택적 납부를 하도록 하면 지역간 재정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작은 돈이지만 농산어촌에는 큰돈이다. 고향세유치를 위한 지자체들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지역의 자발적 발전도 촉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국가균형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논의에만 그치지 말고 이번에는 고향세가 꼭 도입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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